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벵에돔 채비

털보아찌 2008. 11. 25. 00:08

   벵에돔 채비 1   
 

 벵에돔 채비
 
■ 조성호<제주·도남낚시 대표>

제주 바다의 본격 벵에돔낚시는 13~16도 사이 수온에서 주로 이루어진다. 적정 수온(약 18도 전후)보다 평균 5도 이상 낮은 수온에서 낚시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채비 운용에도 많은 변화를 줘야한다. 당일 부닥칠 수 있는 여러 조건을 예로 들면서 채비 운용법을 살펴보자.

일단 날씨가 맑고 파도가 없으며 수온 역시 안정된 상황에서는 0~G2 가량의 찌에 무봉돌 채비를 갖추는 게 기본이다. 목줄은 4~5m로 길게 묶고 무매듭을 기본으로 한다. 수온이 안정돼 있긴 하나 파도가 다소 있는 날은 G2~B 가량의 찌를 사용한 전유동을 주로 사용한다.

수온이 안정되었다는 기준은 ‘고기가 수온에 적응하는 시간이 지나 활발한 먹이활동 한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단순히 수온만 놓고 본다면 전날과 동일한 수온이 유지되거나 다소 높은 정도를 ‘안정된 수온’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선 벵에돔의 활성도 역시 최고조로 달해 있기 때문에 그다지 민감한 채비를 구성하지 않아도 시원스런 입질이 들어온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안정된 수온이라도 언제나 변수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즉 계절과 장소에 맞는 물색이 아니거나, 물색은 같지만 잡어들의 움직임이 평소와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현상이 곧잘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입질이 전혀 없다가도 갑자기 잡어가 덤벼들면서 물빛 또한 달라지는 순간이면 벵에돔낚시에 맞는 조류가 밀려들었다고 판단하면 틀림이 없다.

그래서 필자는 웬만큼 확신이 서는 조류가 아닌 이상 매듭을 잘 묶지 않는다. 그보다는 미끼를 천천히 내리는 전유동 기법으로 다양한 수심층을 탐색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저부력 전유동 채비는 밑 채비가 조류 움직임과 자연스럽게 놀기 때문에 밑밥과의 동조면에서도 유리한 점이 있다.

 


   벵에돔 채비 2   
 




포말 지역 공략법

 
■ 이병선<서울·제로FG 사무국장>

벵에돔은 밑밥을 이용해 띄워 낚는 고기이기 때문에 특별한 악조건이 아닌 이상 제로찌 전유동 채비를 사용해 미끼를 내리는 게 기본이다. 제로찌의 범위는 크게 G2~B 정도까지도 포함하는데, 수면이 고요하고 조류가 약한 상황에서는 완전 제로찌를, 파도와 조류가 다소 있을 때는 G2~B 부력의 찌가 사용하기에 편리하다.

그러나 겨울 벵에돔은 수온이 13도 이하로 하강하면 좀처럼 수면 가까이 떠오르는 경우가 드물다. 연중 고수온이 유지되는 제주도는 예외지만 남해안 일원의 벵에돔 낚시터에선 ‘한겨울 벵에돔=저층 공략’이란 등식이 일반화되어 있다. 당일 여건에 따라 대형급이 수면 가까이에서 입질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 그러나 확률이 매우 적기 때문에 그다지 좋은 방법은 아니다.

그래서 필자는 벵에돔의 활성도가 좋은 여름~초겨울 사이엔 제로찌 전유동 방식을 애용하고 있다. G2~B 찌를 세팅하고 목줄엔 G2~G1 가량의 봉돌을 달아 미끼와 봉돌의 무게로만 전층을 탐색하는 방식이다. 이때 유의할 점은 원줄은 3호 이하가 적합하며 더 이상 굵으면 줄 빠짐이 더뎌져 전층 공략에 제약이 생긴다는 점이다. 제로찌 전유동 기법에 있어선 0.01mm 두께, 0.1g의 무게도 원줄 빠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도록 한다. 아울러 같은 3호줄이라도 메이커에 따라 굵기와 부드러움에 다소의 차이가 있으므로 이왕이면 너무 빳빳한 줄은 피한다. 표준 규격보다 다소 가는 듯한 원줄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같은 겨울 벵에돔낚시라 하더라도 일반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을 낚는 채비는 구분해 줄 필요가 있다. 특히나 남해안 일반 벵에돔은 입질이 극히 미약해서 전유동 채비엔 입질이 잘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수심은 깊게 주되 채비는 저부력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하는 반유동 방식이 오히려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부시리ㆍ방어와 유사한 습성을 갖고 있는 긴꼬리벵에돔은 채비를 크게 타지 않는 편이다.

 


   벵에돔 채비 3   
 

 벵에돔 채비


재차 강한 챔질을 하는 경우

 
■ 김성만<제주·성산포바다낚시 대표>

한겨울 매서운 강풍에 찌가 밀리는 것을 방지키 위한 방법으로 저부력 고리찌를 주로 사용한다. 아울러 포 말지역의 와류에선 잠수찌 대용으로 소형 목줄찌를 사용하고 있다. 고리찌는 원줄 입수시 일반 구멍찌에 비해 마찰계수가 적어 저부력 채비로도 원줄 내림이 용이하다. 아울러 견제를 할 때도 찌의 움직임이 매우 자연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고리찌를 선택할 때는 △형에 가까운 형태의 제품이 안정감 있으며, 되도록 바람을 덜 받을 수 있는 형태의 모델을 선택하도록 한다. 목줄찌는 쉽게 교환이 가능하게끔 쿠션 고무에 직접 꽂을 수 있도록 핀 부분을 살짝 깎아 내면 꽂았다 뺐다를 쉽게 할 수 있다. 고리찌와 원줄과의 연결은 스냅도래를 사용해야 찌의 교체가 쉽고 채비 역시 원활히 움직인다.

전유동낚시를 주로 구사하기 때문에 상부에 구슬은 불필요하다. 목줄찌를 사용하면 예민한 입질도 쉽게 파악할 수 있으며 와류에서의 채비 정렬 역시 빠르고 신속하다고 생각한다.

간혹 마찰계수가 일반 구멍찌에 비해 작기 때문에 입질시 원줄이 그대로 미끄러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꾼들도 있다. 그러나 전유동 채비는 구조상 미끄러지기 이전에 끌어내리는 힘이 먼저 작용하기 때문에 찌에 전달되는 어신은 일반 채비와 큰 차이가 없는 편이다. 다만 바늘에서 찌까지의 채비가 일자로 정열 되어야만 하며, 일단 뒷줄까지 잡은 상태에서는 어떠한 민감한 입질도 파악이 된다.

주의할 점은 채비를 원투 직후 고리찌와 목줄찌가 30cm 이상 거리를 둘 수 있도록 살짝 견제해야 채비 엉킴을 방지할 수 있다는 사실. 원줄을 풀어주는 동작 역시도 일단 수면 위에서의 채비 정렬이 끝난 직후라야 한다. 좁쌀봉돌은 노리고자 하는 입질층에 따라 크기를 달리해 준다. 채비가 착수 직후 자리를 잡으면 목줄찌부터 천천히 가라앉는 형상이 눈에 들어오는데 이때부터 본격적인 원줄 입수가 시작됐다고 보면 된다.

 

 


   벵에돔 채비 4   
 

 벵에돔 채비
 
■ 김석<여수ㆍ본지 객원기자>

남해안, 그 중에서도 여수권 갯바위는 수심의 기복이 심한 특징이 있다. 완만한 지형이 있는가 하면 서 있기조차 불편한 직벽 지형이 있는 등, 타 지역 갯바위에 비해 매우 다양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채비 역시 포인트 여건에 맞춰 주되 주로 겨울 시즌엔 깊은 수심에 기준을 둔 설정이 요구된다.

그림의 채비들은 봄~가을, 그리고 최근의 겨울 시즌에 적합한 필자의 채비들이다.<그림>에서 보듯 봄·가을엔 어신찌의 밑 채비를 가볍게, 겨울엔 수심이 깊어질수록 밑 채비 역시 무겁게 세팅한다. 겨울철 채비가 무거워지는 것은 계절풍의 영향도 빼놓을 수 없다. 수면에 늘어진 원줄이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참고로 거문도 서도에 위치한 삼백냥 검은바위는 수심이 35m에 이른다. 이곳에서 필자는 B 부력의 전유동 채비가 바닥까지 가라앉는 소요시간을 테스트한 적이 있다. 실험 결과 걸린 시간은 4~5분 정도. 대개의 벵에돔 포인트들이 깊어야 15m 안쪽 수심인 점을 감안하면 B 채비만으로도 충분히 공략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밑 채비에는 비교적 부피가 큰 G2 부력의 잠길찌 사용). 혹자는 더 무거운 채비를 사용하면 훨씬 빠른 입질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갖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계절과 수심을 불문하고 벵에돔은 빠르게 가라앉는 미끼엔 별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하자.

특히 필자는 부력 및 수압 조절용으로 일정 크기의 잠수찌를 자주 사용하는데, 이 잠수찌가 조류 흐름을 제대로 읽어 벵에돔이 은신 중인 수심층까지 미끼를 안내한다. 필자 개인적인 생각으론 수면 밑 40cm 지점부터는 미세하나마 흐름이 있는 조류대가 존재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목줄에 봉돌을 부착하지 않은 제로찌 채비가 정확히 입질 포인트로 진입할 수 있는 것 역시 크릴 미끼가 방향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채비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는 밑밥이라고 할 수 있다. 상층부 공략시엔 크릴만을 사용하거나 빵가루를 섞곤 하지만 깊은 수심대를 공략할 경우엔 다소 비중 있는 감성돔 집어제를 섞어주는 것이 여러 면에서 유리하다. 어차피 한 겨울엔 벵에돔의 부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띄우기보다는 모아놓는 품질에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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