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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아니면 만들 수 없는 반찬

털보아찌 2008. 12. 8. 21:56

사랑보다 더 무서운 것이 정이라고 했던가. 헤어진 연인의 화끈했던 이벤트보다는 가끔 기억나는 그 사람의 사소한 습관이 더 가슴 아프게 기억될 때가 있다. 이렇게 서로를 너무 잘 알기에, 사랑하고 가슴이 아플 수 있는 것은 연인들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오히려 누구보다도 서로를 잘 아는 사람들,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말처럼 <소문난 칠공주> 양팔의 집은 늘 여러 가지 문제로 시끄럽지만, 요즘은 그 문제의 정점에 이른 것 같다. 나름대로 무탈하게 지냈던 설칠이마저 자신이 친딸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되면서 아버지를 죽인 원수 운운하며 집을 나가버렸으니 말이다. 복작거리는 가족 중에서도 서로간에 가장 믿고 의지했던 부모님과 설칠의 사이였던만큼 모두에게 이런 일들은 충격일 수밖에 없다.

가출한 딸을 위해 어머니가 차리는 밥상

설칠을 위해 반찬을 마련한 명자

설칠이가 집을 나간 이후 상심의 날들을 보내던 명자는 설칠이 만나자는 연락을 하자 설칠이에게 가져다 줄 반찬들을 만들기 시작한다. 명자는 설칠이가 좋아하는 것들, 훈련 갈 때 챙겨갔던 것들을 읊어보며 시장을 봐 오고, 커다란 팬을 휙휙 돌리고 조물조물 양념을 하며 오랜만에 마음 즐겁게 음식을 한다.

 

콩나물을 아삭하게 삶아 고춧가루를 넣어 슬슬 무쳐내고, 어슷 썬 오이도 새콤달콤 무치고, 쇠고기와 마늘을 넣고 볶은 고추장볶음에, 반짝반짝 윤기나게 볶은 멸치볶음, 그리고 깍둑썰기해서 간장에 슴슴하게 볶아낸 감자볶음까지 있다.

 

하나같이 다 맛깔스러워 보이는 반찬이긴 하지만, 그렇게 보고 싶고 애틋한 딸래미를 위한 음식치고 어디 하나 대단한 것은 없다. 그저 매일매일 우리네 밥상에 오르는 것들, 어떻게 보면 지루한 반찬들일 뿐이다. 하지만 한 가지 특별한 점은 바로 설칠의 입맛을 가장 잘 아는 엄마가 아니면 만들 수 없는 반찬이라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입을 즐겁게 하고 눈을 화려하게 만들 음식이 아니라 매일매일 밥상에 마주 앉아 밥을 먹고, 어떤 반찬을 남기고 어떤 반찬을 자주 찾는지를 알아야 만들 수 있는 반찬, 그 사람을 속속들이 알고 있어야 만들 수 있는 반찬들. 명자는 설칠과의 28년, 그 밥상을 돌이켜보며 그렇게 가슴 아린 세월을 찬합에 담았다.

엄마가 아니면 못 만들었을 거야

하지만 설칠은 이렇게 준비한 어머니의 그 반찬들을 끝내 뿌리치고 돌아섰다. 그녀 역시 자신을 속속들이 다 알고 있어서 자신의 입에 꼭 맞게 만들었을, 28년 엄마의 사랑을 가득 담아왔을 것이 분명한 그 반찬들을 보면 마음이 흔들릴 것 같았을 테니까. 설칠이 자신은 이제 양팔의 가족과 남남이라고 말을 하지만, 눈꼽 낀 얼굴로 일요일 늦은 아침 밥상에 가족들과 얼굴을 맞대고 먹던 엄마의 반찬들이, 엄마를 보내고 돌아서서 흘리는 눈물 안에 그렁그렁 맺혀 있다.

 

그래도, 아무리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다 해도 가족이기에.

평생을 살아오면서 가족에게 주고받는 상처들은 참으로 많다. <소문난 칠공주>의 나양팔의 가족들도 서로 많은 상처들을 주고받았지만 결국 모두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다. 우리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온전히 이 세월을 지켜나갈 수 있는 것은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기에, 그래서 아무런 이유 없이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는 것이 가족이기 때문이다.

콩나물무침

재료> 콩나물 300그램

양념장> 소금 1/2작은술, 고춧가루 300그램, 다진 마늘 1/2큰술, 다진 파 1큰술, 참기름 1큰술

1. 콩나물은 깨끗이 씻어 준비한다.

2. 냄비에 물을 넣고 팔팔 끓으면 콩나물을 넣고 살짝 데친다.

3. 데친 콩나물은 찬물에 빨리 헹구어 물기를 뺀다.

4. 물기 뺀 콩나물에 양념장을 넣어 살짝 버무린다.

오이생채

재료> 오이 1개

양념장> 소금 1/2작은술, 설탕 1작은술, 식초 1.5작은술, 고춧가루 1큰술, 다진 마늘 1/2 큰술, 다진 파 1큰술, 깨 약간

1. 오이는 반 갈라 어슷하게 썰어 준비한다.

2. 준비한 오이에 양념장 재료를 모두 섞어 살짝 버무린 후 깨를 뿌려 완성한다.

감자볶음

재료> 감자 2개

양념장> 간장 2큰술, 설탕 1/2큰술, 파 1대, 소금과 후추 약간

1. 감자는 껍질을 깐 다음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놓는다.

2. 팬에 기름을 두르고 감자를 넣은 뒤 감자가 고루 익도록 잘 볶아준다.

3. 감자가 거의 익었으면 분량의 양념장을 넣고 볶아준다.

4. 여기에 소금과 후추를 넣어 간을 본 후 완성한다.

멸치볶음

재료> 멸치 2컵(65그램)

양념장> 고추장 1큰술, 간장 1/2큰술, 설탕 1/2큰술, 맛술 1큰술, 다진 마늘 1/2큰술, 다진마늘 1큰술, 생강 약간, 식용유 2큰술, 물엿 1큰술, 깨 약간

1. 멸치는 큰 것으로 준비해 머리와 내장을 떼어 손질한다.

2. 손질한 멸치는 기름 없는 팬에 볶아 습기를 날리고 구수한 맛이 나게 한다.

3. 팬에 물엿을 제외한 양념장 재료를 모두 넣고 약불에서 살짝 끓여 섞어둔다.

4. 끓인 양념장에 멸치를 넣고 살짝 버무린 후 물엿과 통깨를 넣고 섞어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