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추위에 방심 외출. ‘동상’에 걸려 호되게 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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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낙엽을 채 구경해 보기도 전에 어느덧 겨울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월동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 하루 빨리 겨울이 오길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스키 마니아 뿐 아니라 등산인들이 그렇다. 명산의 설경은 그야말로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그렇지만 얼마나 든든하게 입고 나가야 이 추위에 좋은 것만 보고 올 수 있을까? 자칫 추위에 방심하고 나갔던 외출에 ‘동상’에 걸려 호되게 고생하는 이들이 만만치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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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칫 방심하다가는 낭패 |
동상은 오히려 초겨울에 걸리기 십상이다. 노원구에 사는 김찬원씨(45세)는 작년 가을부터 일주일에 두 번씩 등산을 시작했다. 김씨는 “초겨울이라고 생각해 외출준비를 단단히 하지 못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혹한이었고 발에 동상이 걸려 한동안 산을 탈 수 없었다”고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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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은 피부가 영하 2도∼10도의 저온에 일정시간 이상 노출되면 피가 통하지 않아 피부조직이 얼어버린 상태를 말한다. 주로 귀, 코, 뺨, 손가락, 발가락 등 추위에 쉽게 노출되는 부위에 잘 발생한다. 꽁꽁 얼어버릴 만큼 추운 날씨 속에는 모세혈관이 수축하고 피가 통하지 않게 되므로 동상에 걸리게 되고 처음에는 피부가 검붉은 색으로 변하고 부어오른다. 중앙대의료원 피부과 서성준 교수는 “말초부위에 동상이 잘 생기는 이유는 한랭손상을 받기 쉬운 부위이기도 하지만 발가락 끝이나 손이나 귀는 혈관 자체가 | |
미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하는데 더욱 얇기 때문에 혈액순환장애가 생기는 것. 따라서 말초순환장애가 있거나 당뇨환자, 고혈압 환자, 고지혈증 환자 들은 위험군에 속한다. |
동상에도 중증도가 있다. 대개 1도(홍반성), 2도(수포성)으로 동상 부위가 붓다가 물집이 잡히며 출혈을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3도, 4도(괴사성)까지 이르게 되면 피부와 피하조직이 괴사되기도 한다. 만약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괴사조직이 커져 근육과 혈관, 신경까지 침투할 수 있다. 괴사가 심각하게 진행됐다면 절단밖에 치료법이 없기도 하다. |
? 예방은 필수, 이미 걸렸을 때는 응급조치 숙지 |
며칠씩 앓아야 하는 동상을 피하려면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등산 시 추위를 이기기 위해 타이즈와 같이 쫙 조이는 옷을 겹겹이 껴입기도 하지만 이는 혈액순환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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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산악연맹 김남일 이사는 “등산 시 옷을 순서대로 잘 갖추어 입는 게 중요하다”며 “속옷은 모와 화학섬유가 7대3 정도로 혼합돼 있는 것이 좋고, 중간에는 보온성 유지를 위한 스웨터류, 그리고 겉옷은 바람막이를 위한 고어텍스류의 순서로 입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어 “겨울철 산행에는 운동화를 꽉 묶지 않는 것이 요령이며 면양말은 땀흡수만 할 뿐 배출은 되지 않기 때문에 동상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덧붙인다. 또한 동절기에는 등산 시간을 평소보다 빨리 잡는 게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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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동상에 걸리면 급속한 온열요법이 신속한 응급처치이다. 빠른 시간 내에 따뜻한 물(약 40℃)에 30분 이상 담그는 게 최선이다. 좁아진 혈관을 팽창시키는 방법이 중요하다기 때문에 따뜻한 손으로 문질러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한편 동상에 걸린 부위는 감각이 둔하므로 물의 온도가 너무 뜨겁지 않은지 확인해야 한다. 너무 뜨거울 경우 환부를 더 악화시킬 수 있고, 화상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성준 교수는 “응급처치 후 통증이 생기고 물집이 잡히는데 상처 부위로 인해 2차 세균감염이 우려되기 때문에 이 물집은 절대 터뜨리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