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김석배님이 올린 사진이다. 한창 피서철인 해변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사진 맨 앞에는 여름 해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초미니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늘씬한 여성의 모습이 담겨있다. 그러나 이 사진은 흑백이고, 뒤로 보이는 사람들은 요즘에는 잘 볼 수 없는 수십년 전 옷차림과 머리모양을 하고 있다. 수십년 전 사진에 초미니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여성을 합성이라도 한 것일까?
김석배님의 설명에 따르면 이 사진은 지금으로부터 약 40년 전인 1965년 부산 해운대에서 찍은 것 그대로라고 한다. 즉 합성사진이 아니라는 말이다.
한국에서 수영복은 1961년 (주)한국샤크라인의 전신인 백화사가 ‘상어표 수영복’이라는 브랜드로 한국 수영복 시장을 열며 시작되었다. 그러나 당시 한국의 비키니 수영복은 사진 속의 여성처럼 중요부위(?)를 간신히 가릴 정도로 작은 것이 아니라 지금의 원피스 수영복에 가까운 형태였다. 그렇다면 저 여성은 어떻게 아직 출시되지도 않은 '초미니' 비키니 수영복을 입을 수 있었을까?
사진을 찍은 김석배님은 "당시에는 사진 속에서 비키니를 입은 여성을 쳐다보고 있는 여성이 입은 수영복을 많이 입었다. 저런 초미니 비키니 수영복은 저 여성이 아마 최초일 것"이라며 "어디에서 산 것인지 직접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통신판매로 미국에서 사 왔을 가능성도 있고, 손재주가 좋아 직접 만들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1925년 부산에서 태어난 김석배님은 1939년부터 사진 찍기를 시작해 많은 사진 콘테스트에서 입상한 베테랑 사진작가이다. 그의 다음 블로그( http://blog.daum.net/sbkim314 )에는 위 사진뿐만 아니라 1940년대부터 70년대까지의 서울과 부산 사람들의 생활상을 담은 사진 수십장이 올라와 있다.
아래는 사진작가 김석배님이 찍은 1946년에서 1966년까지의 서울과 부산의 모습이다. 그의 허락을 받고 도깨비뉴스에 소개한다.
1946년 서울 신당동 거지가 돈이 생겨 그토록 먹고싶었던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있다
1953년 서울 광희문, 피난민의 노점
1953년 서울 충무로의 개장수
1961년 부산 자갈치 어시장
1962년 부산 자갈치 어시장 “엄마 혼자 먹지 마!”
1963년 부산 영도 달동네에 온 만화장수
1963년 부산 남포동 비오는 날의 야경
1964년 부산 해운대 “엄마는 잠보”
1964년 부산 해운대의 조개잡는 소녀들
1965년 부산의 한 다방 '숙녀의 경악'
1966년 부산 해운대의 해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