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사에서 간략하게 언급하기도 했습니다만 오늘의 주제는 '당신만의 시각을 가진 사진을 찍어라!'가 될 것입니다. 물론 자기만의 시각을 가지기 위해서는 자기가 주제로 삼고자 하는 방면의 것들을 대략이라도 섭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사진의 기본은 초점 맞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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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늘에 서식하는 흰털괭이눈, 셔터속도를 느리게 하면서 흔들렸고 그나마 초점은 원에 맞았다. 그늘에서 찍을 때는 삼각대나 그 대용품이 있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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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수 |
| 일단은 사진이 흔들리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가 주제로 정한 대상에 초점이 맞아야 하겠지요. 초점은 자동으로 설정되었을 경우 반셔터(셔터를 반만 누르는 것)를 누르면 '삑!'소리가 나면서 화면 안에 붉은 빛이나 초록빛의 박스나 초점이 생기게 됩니다. 그 빛나는 곳, 거기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이야기지요.
맨 처음에 카메라를 대한다면 자동으로 찍는 것부터 연습을 하면서 각 기능들을 익히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완전자동이 아니라 크게 풍경, 인물, 접사 정도의 모드변환을 할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겠지요.
그 다음에 자동이 아닌 수동으로 한 걸음 나아가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는 들꽃을 주로 찍었기에 가급적이면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으니 셔터속도가 느려질 경우에 사진이 흔들리는 경우도 많았지요.
삼각대를 사용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고, 지형물을 이용해서 해결할 수도 있지만 결국 자신의 몸이 삼각대가 되어야 합니다. 실내에서 삼각대 없이 플래시가 터지지 않도록 설정해 놓고 많이 연습하십시오. 그러면 자연스럽게 반셔터에 익숙해 질 것이고, 흔들리지 않는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제주도는 바람이 많습니다. 그래서 삼각대가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아서 서울에 오기 전까지는 거의 삼각대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부는 바람을 이용해서 조금 특별한 사진을 찍었지요. 자, 사진의 기본은 초점 맞추기라는 이야기를 하다가 '반셔터'라는 단어가 등장했는데 좀더 깊이 들어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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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으로 했을 때 가장 앞에 있는 것에 초점이 맞춰짐으로 주제를 드러내지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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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수 |
| '반셔터'란 말 그대로 셔터를 반만 누르는 것입니다. 반만 누른 상태에서 초점이 어디에 맞춰졌는가를 확인한 후에 사진을 찍는 것이죠. 완전자동인 상황에서는 어디에든 초점이 맞아야만 셔터가 떨어집니다. 그런데 자동초점의 문제는 사물의 중심이나 가장 앞에 있는 것에 초점이 맞는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원하는 곳에 초점을 맞추려면 결국 자동이 아닌 수동의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조금 불편하겠지만 자기만의 사진을 가지기 위한 첫 걸음이니 도전해 보십시오.
넷째 계명, 자동은 편하지만 수동을 익혀야 자기만의 사진을 가질 수 있다. 조금 번거로워도 익히고 나면 자동보다 훨씬 쉬운 것이 수동이며 수동을 익히는 순간 카메라의 다양한 부가기능에 놀라게 될 것이다.
2. 똑딱이 카메라로 접사사진 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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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0만화소로 찍을 때 카메라가방(검정색)을 뒤에 놓고 찍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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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수 |
| 똑딱이 카메라로 들꽃사진 접사를 하면서 배경을 흐리게 할 수 있는 방법,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깊은 세계를 촬영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한계는 있지만 그 방법은 있습니다. 300만화소 디지털카메라로 들꽃을 찍을 당시의 노하우(?)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혹시 아직도 300만 화소나 600만화소 미만의 디카를 가지신 분들은 최신형의 유혹을 물리치시고 아래의 방법을 활용해 보십시오.
1) 출판용으로 사용될 것을 배려하여 라지사이즈로 이미지를 저장했다. 그래도 512M 정도의 메모리카드면 충분했다.
2) 제법 큰 꽃을 찍을 때에는 초점만 맞추면 되었고, 작은 꽃을 찍을 때에는 저장사이즈를 줄여야 줌을 당길 수 있어서 아주 작은 꽃인 경우에는 스몰사이즈(가로 640픽셀)로 찍을 수밖에 없었다.
3) 가급적이면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곳보다는 그늘이나 그늘을 만들어 놓고 사진을 찍어 빛의 반사를 방지했다. 그러나 플래시는 사용하지 않았다.
4) 간혹 역광을 찍기는 했지만 아침과 저녁무렵이 아니면 똑딱이 카메라로는 한계가 있었다. 물론 DSLR카메라로는 역광사진을 찍는 재미가 쏠쏠하다.
5) 그늘을 적절하게 이용해서 배경을 검게 만들었지만 한계가 있어서 배경색을 사용하기도 했다. 꽃 뒤에 검정색 바탕의 도화지를 놓고 접사로 찍으면 검정색 바탕에 피어난 꽃을 찍을 수 있다. 물론 DSLR카메라로는 배경화면 없이도 가능하다.
6) 작은 손거울이 필요할 경우가 있었는데 할미꽃같이 속내가 그늘로 되어 있는 경우에는 꼭 필요했으며 빛이 너무 적은 곳에서는 플래시보다 손거울이 멋진 사진을 만들 수 있는 도구였다.
위에서 이야기한 여섯 가지 정도의 원칙(?)들을 가지고 300만화소 똑딱이 디카로 들꽃사진들을 찍었습니다. 대략 1년 6개월 정도 아주 작은 꽃을 제외하고는 별 부족함 없이 들꽃들을 찍었습니다.
물론 심도가 깊어 배경이 나와서 주제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데는 한계가 있지요. 그런데 요즘 나오는 똑딱이 카메라는 DSLR카메라 못지않은 성능들을 가지고 있어서 오히려 더 멋진 사진들을 얻을 수 있고 배경처리도 큰 문제가 없답니다. 꼭 DSLR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을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다섯째 계명, 문제가 있으면 극복할 방법도 있다. 때론 혼자 끙끙거리며 배워야 할 때도 있지만 모르면 누군가에게 물어보라. 그만의 노하우가 있는데 그것은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3. 구도를 어떻게 잡아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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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평선이 수평을 이루지 못했다. 전체적인 구도에서 수평이나 수직맞추기는 상당히 중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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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수 |
| 간혹 사진전문가들 중에서는 내 사진에 대해서 구도가 좋다, 혹은 문제라고 조언을 주시는 분이 있는데 그때마다 사실 나는 당혹스럽습니다. 도대체 '구도가 무엇인가?'하는 생각 때문인데, 안정적인 구도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때론 파격적인 구도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거든요. 그런데 분명한 것은 보기에 편안한 사진이어야 한다는 점과 어느 정도의 수평은 맞춰줘야 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봅니다.
1) 바다의 수평선을 찍을 경우에는 바다의 수평선이 뷰파인더 수평으로 오게 하는 것이 기본이다. 풍경에 치우치다보면 바다가 기울게 배치되는 경우가 있다.
2) 건물의 경우는 우리가 수평의 위치가 아니기 때문에 뷰파인더상으로 수평이나 수직을 잡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건물벽이나 기둥을 중심으로 수직을 잡아주어야 균형이 잡힌다.
3) 산이나 동산의 경우는 하늘이 어떻게 배치되는지를 보면서 찍어야 한다.
4) 주제 혹은 소재가 늘 중심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저는 이 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사진을 담습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맨 처음에는 사진작가들이나 좋은 사진을 흉내내면서 찍어봅니다. 그리고 숙달이 되면 이제는 무작정 따라하기가 아니라 자기만의 독특한 시각과 주제를 가진 작품을 내어놓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사진을 찍으면 됩니다.
여섯째 계명, 남이 찍는 사진을 찍지 말아라. 맨 처음에는 흉내 내기로 시작하지만 결국 자기만 찍을 수 있는 사진을 찍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그 사진에 자신의 색깔을 입혀라. 그러면 평범한 사진도 특별한 사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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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수국이 한창일 때가 아닌 한 겨울 백설 속에 남아있는 산수국의 헛꽃을 역광상태에서 셔터속도를 높여 찍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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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수 |
| 그런데 과연 나는 나만의 색깔을 가지고 사진을 찍는지 돌아보면 과연 '그런가' 반성하게 될 때가 많습니다. 사진의 주제는 '들꽃'으로 잡았지만 들꽃마니아들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거기에 꽃에 대한 글을 더했습니다. 그러면서 글과 사진이 함께 어우러지는 '포토에세이'식의 글의 씀으로써 사진과 글의 조화를 추구하면서 다른 글이나 사진과는 차별화하려고 시도를 했던 것입니다.
특별히 꽃에 대한 글을 쓸 때에는 식물도감형태의 글이나 자료성 글에서 탈피해 우리네 삶의 이야기들과 역사이야기, 문학작품 등을 추가하면서 차별성을 가지려고 했습니다. 그것이 어우러지면서 평범한 글과 사진이 특별한 것처럼 보였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