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부력찌를 주로 사용하는 전유동낚시에서 채비 운용을 어렵게 만드는
가장 심각한 장애물은 빠른 조류다.
조류가 빠른 상황에서는 가벼운 채비를 원하는 수심층까지 가라앉히기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전유동낚시 채비 운용에 서툰 꾼들의 경우 빠른 조류를 극복하지 못하고
고부력찌로 바꾸거나 아예 전유동채비를 포기하는 일이 잦다.
하지만 조류가 빠른 상황에서도 굳이 고부력찌(여기서 말하는 고부력찌는 전유동채비를 기준으로 했을 때 0.5호 이상 되는 찌)를 사용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전유동낚시를 즐길 수 있다. 채비와 테크닉에 약간만 변화를
주면 된다.
먼저 찌 부력을 한두 단계 높이는 게 좋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0~B 정도 부력을 가진 찌를 사용한다면, 조류가 빠를때는 2B~3B 정도 부력이 적합하다. 원줄에 저항이 적게 걸리고 줄 빠짐이
쉽도록 구경이 넓은 기울찌 형태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찌 선택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밑채비 구성이다. 조류가 빠른 상황에서
전유동낚시를 할 때는 수중찌를 달지 않고 목줄에 봉돌을 물려 부력을
상쇄하는 게 유리하다. 수중찌를 달면 침력은 한 곳에 집중되는 반면
목줄은 빠른 조류에 밀려 떠오르기 때문에 밑채비가 심하게 꺾어진 부자연스러운 채비가 되고 만다.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바늘 가까이 무거운 봉돌을 하나만 물리거나
소형 봉돌을 여러 개 분납하는 게 좋다. 이때 봉돌의 침력 합계는 찌의
부력보다 다소 크다고 해도 별 문제가 없다. 찌에 잔존부력이 남아 있을 뿐 아니라 찌매듭이 없어 찌에 전해지는 저항이 반유동낚시를 할 때보다 적기 때문이다.
수중찌를 달지 않고 목줄에 봉돌을 물린 채비는 채비 입수가 빠르고 밑채비가 자연스럽다는 장점이 있다. 봉돌은 수중찌에 비해 부피가 적기 때문에 조류 저항을 적게 받는다. 그만큼 가라앉는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다. 또한 침력을 분산(분납할 경우)시키거나 바늘 가까이 집중(하나만 달 경우)시키면 밑채비가 꺾어지는 현상을 줄여 미끼에 안정감을 줄 수 있다.
뒷줄관리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일반적으로 조류 속도가 적당할
때는 채비를 던져 정렬시킨 다음, 뒷줄이 어느정도 견제된 상태를 유지하면서 천천히 미끼를 가라앉히는 방법을 쓴다. 하지만 조류가 빠를 때는 이런 방법이 효과적이지 못하다. 뒷줄 견제에만 너무 신경을 쓰다보면 밑채비가 조류에 밀려 전혀 가라앉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류가 빠른 상황에서 저부력찌 전유동낚시를 할 때는 조그만 저항에도 미끼가 쉽게 떠오르기 때문에 뒷줄을 다소 넉넉하게 풀어준 상태로 흘리는 게 좋다. 헛챔질이 될 정도만 아니라면 원줄이 어느정도 늘어져 있어도 입질을 파악하는 데는 별 문제가 없다. 설사 찌에 어신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원줄을 통해 입질이 확실히 전달되기 때문이다.
빠른 조류는 무조건 낚시를 방해하는 요소라고 생각하는 꾼들이 많다. 하지만 막상 낚시를 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입질 지점이 다소 멀리서 형성된다 뿐이지 조류가 빠른 곳은 그렇지 않은 곳에 비해 물고기들이 밑밥에 빨리 반응해 쉽게 떠오른다. 게다가 대체로 입질이 시원하다는 장점도 있다. 가벼운 찌로 전유동낚시를 못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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