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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책으로 본 지난 100년 초등생의 삶 ...

털보아찌 2009. 2. 16. 13:09




'1960년대 초등학생(당시 국민학생)의 공책에 적힌 ‘즐거운 하루’ 계획표.
새벽 3시에 일어나 재건체조, 집안 청소까지 한 뒤 학교에 간다는 계획이지만,
며칠이나 지킬 수 있었을까?
오전 수업 끝나자마자 동생과 놀고, 저녁 먹고 놀 시간까지 별도로 계산한 모습에 웃음이 난다.
집에서 공부하는 시간은 고작 두 시간뿐이니, 학원 순례에 바쁜 요즘 초등학생과는
비교할 수 없이 여유롭다.






'일제 강점기 하의 ‘국어 시간’이라 함은 일본어 시간을 의미했다.
한국어는 모국어가 아닌 조선어로 분류되어 따로 수업을 받았다.






'일제 강점기의 산수 학습장은 수식을 계산하기 편리하도록,
큼직한 여백 많은 칸으로 구성되었다.






'일제 강점기의 공책. 원래 있는 그림은 오른쪽 하단의 꽃병 그림뿐이었지만,
공책 가운데 과목과 이름을 쓰는 난 사이에 태극 문양이 들어가는 그림을 그려 넣었다.
옛날 학생이나 요즘 학생이나 공책에 낙서하기는 똑같다.






'1949년 논산공립농업중학교 학생이 썼던 갱지 공책.
종이 수급 상황이 좋지 않은 시절인 탓에 인쇄 질이 조악했다.
‘NOTE BOOK’이라는 영문 표기에 서양 장식 문양을

그려 넣은 노트는 이후 대학노트에서 즐겨 썼다.






'1947년경으로 추정되는 국어 공책. 테두리와 과목,
이름 쓸 밑줄 등 꼭 필요한 부분만 인쇄된 공책이었다.






'1950~60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짓기장.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는 개미의 모습으로 근면 성실의 미덕을 설파했다.
아리랑 노트는 당대 가장 이름 있는 공책 회사 중 하나였다.






'1968년 12월 5일 발표된 국민교육헌장은 교과서를 비롯해 공책 등 학용품에까지 인쇄되었다.
국기에 대한 경례시의 맹세문인, ‘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조국의 통일과 번영을 위하여 정의와 진실로서
충성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라는 글 역시 당시 시대상을 보여준다.







'당시 유행했던 만화 판박이가 공책 곳곳에 붙어있다.
미술 공책에 어울릴 것 같은 그림의 산수 공책. 서울노트 제품.







'1960년대에 제작된 국일사의 국어 공책. ‘
국민학교 지정 노트’라는 선전 문구가 들어가 있다.







'전북노트에서 제작한 일기장. 일러스트레이션이 아닌 실사가 등장했고,
색채도 더 풍부해졌다. 아이들의 복장은 지금 보아도 세련된 감이 있다.
남자아이의 반바지 차림은 부유층 자녀를 연상시키는 전형적인 도상이다.







'1970년대 그림일기 표지로, 일상의 모습을 연출한 사진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모습이다.
아이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 무전기는 당시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1970년대 국어 공책. 당시 유행했던 만화 캐릭터가 그려져 있다.
1~2라는 표시는 사용 연령층(초등학교 학년 표시)을 의미했다.







'앞표지는 사진이나 그림을, 뒷면은 세계의 자연이나,
지리 등 정보를 수록한 형식의 공책이 많았다. 1980년대 새한노트.






'화사한 서양식 옷차림을 하고 배드민턴과 축구공을 든 아이들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스럽다.
배경의 한옥과는 어울리지 않는 기묘한 풍경이다.






'호돌이, 둘리 캐릭터를 도입한 (주)영문구의 칸나 학습장.
1987년에 제작되었으며, 당시 가격은 140원이었다.






'1990년대 모닝글로리, 바른손 등 팬시문구 업체는 대대적인 인기를 끌었다.
중고생들은 각 과목의 특성에 맞춰 캐릭터를 그려 넣은 과목 노트를 장만하기도 했다.






'인기 만화 ‘궁’을 표지로 가져온 최근의 공책.
과목이나 이름을 적는 난과 같은 실용적인 항목은 이제 공책에서 필수 사항이 아니다.
표지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