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데기덮밥>
가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가을은 사색의 계절이라 많은 사람들이 시인이 되기도 하고, 낭만이 가득했던 지난 시절의 추억들을 꺼내어 가슴으로 적셔보기도 하는...그런 멋진 계절인 듯 합니다. 하지만, 홀로 감상적인 사색에 깊이 잠겨있는 날들이 많아지면 우울증이란 것이 동반하게 되지요. 우울증의 증세가 심하면 어느 쓸쓸한 날에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무서운 일도 생겨납니다. 조금 우울하다거나 외롭다는 생각이 들때에 산뜻한 음식으로 기분전환을 한다면 마음이 한결 밝아지는 현상이 있다고 합니다. 음식이 약은 아니어도 마음의 안정제 같은 역활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충격에 휩싸인 한국의 한 이슈를 피해보기 위해, 나름 쇼킹(?)한 음식 하나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번데기입니다. 차가운 바람이 불때면 길거리에서 김을 모락모락 피어올린채 구수한 번데기향으로 지나가는 발걸음을 유혹하는 번데기... 또다시 그리운 맛을 볼 수 있는 계절이 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우리의 한국적 간식...이 번데기로 덮밥을 요리해 봅니다.
캔속의 번데기는 채에 걸러 국물을 버리고 팬에서 볶아줍니다. 1캔의 분량의 양념은 굴소스 1큰술. 고추장 1큰술. 다진 마늘 1티스푼. 다진 청양고추 1티스푼. 후추약간.참기름 조금 넣고 볶아줍니다.
양념으로 볶은 번데기에 고추가루 1큰술. 요리당 1큰술을 넣고 다시 볶아서 마무리하면 번데기볶음이 완성되는데요. 요 번데기로 술안주해도 아주 좋습니다. 매콤한 번데기의 맛이 일품으로 다가온답니다.
캔속에 있는 죽순은 잘게 썰어서 준비했구요.
깻잎과 청,적피망을 썰어서 팬에 넣은 다음 양념을 합니다. 다진 마늘 1티스푼. 혼다시 1티스푼. 소금 조금 넣은 다음 참기름 살짝 뿌려서 볶아줍니다. (마늘을 먼저 볶아 마늘향을 내어도 괜찮습니다.)
야채를 볶은 다음 육수를 한 국자 넣어서 끓여 줍니다.
전분가루를 준비하셔서 끓는 야채볶음에 넣어서 걸죽하게 조리를 하면 야채볶음도 완성이 됩니다.
번데기덮밥.. 밥은 초밥틀에서 모양을 내어 예쁘게 그릇에 담고 중앙에 번데기를 담습니다.
가운데 위치한 번데기가 보이지 않도록 야채볶음으로 잘 덮어줍니다. 꼭꼭 숨긴 번데기..그리고 반전이 기대되는 덮밥... 멋지겠죠?
완성된 번데기덮밥입니다. 그다지 어려운 조리법도 아니면서 덮밥의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는 멋진 번데기덮밥입니다. 맛은 또한 예술에 가깝다고 보여지는데요...^^;;
그 사이를 참지 못하고 번데기 하나가 기어나왔군요.
음식명은 번데기덮밥인데... 너무나 예쁜 덮밥으로 보여집니다.
밥을 버무리다보면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번데기... 음식을 보면서 서스펜스를 느끼는 황홀한 순간이기도 합니다...
요걸 한 입 넣어서 씹으면...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번데기의 질감이 온 몸을 전율케합니다. 아드레날린이 번데기와 함께 온 몸으로 퍼지는 순간이기도 하지요... 조금은 긴장감으로 먹게 되겠지만 한 수저, 두 수저...이렇게 먹다보면 저절로 카타르시스를 느끼면서 번데기덮밥을 대하게 됩니다. 그 멋지고 자극적인 카타르시스... 이 가을에 한번 느껴보세요.............
인생의 고달픈 순간이 바로 즐거운 순간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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