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공간 ★/감동의글 이야기

♡ 밥상 앞에서 울던 날 ♡

털보아찌 2009. 3. 24. 21:55

    ♡ 밥상 앞에서 울던 날 ♡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혼자 힘으로 우리 팔남매를 키워야 했던 어머니의
    가장 큰 걱정은 우리들을 배불리 먹이지 못하는 것이었다.

    어느 날, 저녁을 준비하러 부엌에 들어간 어머니는 쌀통 앞에서 주저앉아
    한숨만 쉬고 계셨다. 어머니는 벌써 일주일 가깝게 물로만 배를 채우며 우리
    들에게 보리밥을 해주셨는데, 그나마 보리가 얼마 남지 않아 마지막 저녁을
    짓기에는 턱없이 모자랐던 것이다.

    조금씩 나눠 먹으면 어떻게든 한 끼가 해결되겠지만, 어머니는 유난히 투정이
    심한 막내형이 마음에 걸리셨나 보다. 막내형은 자기 밥그릇에 밥이 가득 담겨
    있지 않으면 아예 수저를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찌어찌하여 저녁밥을 지은 뒤, 그릇에 밥을 퍼담던 어머니는 끝내 소리없이
    눈물을 훔치셨다. 그 모습을 몰래 지켜보던 나는 눈시울이 뜨거워져 얼른 방으로
    들어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저녁상을 기다렸다.

    그런데 잠시 뒤 어머니가 들여온 저녁상에는 어찌된 일인지 막내형 밥그릇에
    밥이 수북했다. 나는 맛있게 밥을 먹는 막내형 얼굴과 어머니의 퉁퉁 부은 눈을
    번갈아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막내형의 얼굴이 굳어지더니 이내 울음을 터트
    렸다.  우리는 영문을 모른 채 어리둥절해 있다가 형의 밥그릇 안을 들여다
    보았다.

    그런데 그 안에는 새하얀 행주가 깔려 있는 것이 아닌가. 곧 어머니도 왈칵
    울음을 터트리셨다.
    "얘야, 미안하구나. 밥은 모자라는데, 난 네가 아예 밥을 먹지 않을까 봐..."

    어머니는 형에게 자꾸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리셨다. 그러자 막내형은 어머니를
    부둥켜안고 철없는 자신을 용서해 달라며 흐느꼈다. 옆에 있던 우리 식구는 모두
    밥상 앞에서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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