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공간 ★/감동의글 이야기

엄마사랑해 그리고 미안해

털보아찌 2010. 8. 14. 01:43
나는 아주 멀리 멀리 여행간 우리 엄마에게...



오늘도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잘 지내고 있는거지?



전처럼 고생하고 있지는 않는거지?...



밥 꼭꼭 챙겨먹고 있는거지?...







이렇게 편지를 쓰곤 합니다...







제가 중3이었을 때입니다.



저희 엄마는 부잣집 가정부로 일하러 다녔습니다.



저는 그런 엄마가 너무나도 싫어서...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고



엄마의 속만 썩였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화를 내고 혼낼망정...



오히려 나를 걱정해주기만 했습니다...



나는 그런 엄마가 짜증이 났습니다..



화를 낼수도 없고...미안해 할 수도 없고...



내 방황은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저는 그날도 남자친구들과



오토바이를 타고 드라이브를 가던 중...



오른쪽 눈을 다치게 되었습니다...



모든 게 끝났구나...란 생각하면서 지냈었는데



엄마가 제게 수술을 시켜 주었습니다...



제 눈은 정상으로 잘 보였고 엄마에게 어떻게 구한것이냐고 물어보자



엄마는 죽을병이 걸린 사람이...어짜피 죽을목슴인데



기증을 하겠다며 준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저는 다친후에도 나쁜짓을 하고 다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저는 엄마가 이상한 것을 눈치챘습니다..



밥상을 들고오다가 모서리에 부딪쳐 상을 엎기 일쑤였고...



전화기의 숫자도 제대로 누르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때마다 짜증이 나서,



'힘도 없는 엄마가 쓸데 없이 남에 집 가서 일이나 하고 그러니까..

그렇게,, 비실거리지.. 쓸데 없는 짓좀 하지 마..

돈이 그렇게 좋으면.. 돈 잘버는 아저씨랑.. 재혼이나 해..

알았어?? 엄마가 자꾸 그렇게 기침해대고 그러면.. 내가

아주 짜증나..."



엄만.. 요새 부쩍 말랐습니다...

원래 삐쩍 마른 엄마라서,, 별로 신경쓰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엄마가 너무 이상했습니다..



가정부 일이 끝나고 4시까진 들어오던 엄마가...



어찌된 일인지 늦게 들어왔습니다...

어디서 그렇게 울었는지.. 얼굴은 퉁퉁 부어가지고..

안울려고.. 눈물 안 보이려고 애쓰는..

엄마가.. 정말 이상했습니다...



엄마가 날 불렀습니다...

"이쁜 우리딸...



엄마가 정말 미안해... 다 미안해...

엄마가 우리딸... 우리 애기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엄마가 그동안.. 그런 일해서 속상했지??? 우리딸..응??

그런데. 이제 엄마 그일 안해도 될 것 같아..

엄마 돈 많이 벌었어...

이제.. 우리 딸 맛있는것도 사주고.. 사달라는 것도 다 사주고..

그럴수 있을만큼.. 많이 벌었어 ..

그런데.. 말야... 혹시.. 우리딸...우리.. 딸...

.. 엄마.. 조금 오래 여행 갔다 와도 괜찮지?



우리 딸 혼자 두고 여행 가서.. 미안하지만..

엄마 가도 되지??? "

" 가던지 말던지.. 그렇게 돈 많이 벌었으면.. 오기 싫으면 오지마.."

" 그래.. 고맙다.. 역시 씩씩한 우리딸이야..

엄마 없어도.. 잘 있을 수 있지???

엄마가.,. 냉장고에.. 맛잇는것도 꽉 채워놓고 가고..

우리 딸 좋아하는.. 잡채도.. 많이 해놀께..

잘 있어야돼... 엄마가 혹시 늦어도 .. 알아찌??"



나는 그만 울컥해서,

" 엄마.. 내가 그렇게 귀찮았어?? 그럼 버리지 모하로 키웠어.."

"........."



엄마는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엄마는 정말 이상했습니다..

평소에 표현을 잘 안했었기 때문에,..

하지만...그냥,, 넘겼습니다..


.....................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운 아침이었습니다...

오랜 만에.. 느껴보는.. 따사로움이었습니다..

부엌에 나가보니,, 밥이 차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침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거창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오이소박이도 있고...계란말이도 있고...



잡채도 많이 있고...



밥도 가득하게 담겨져 있고...



내가 좋아하는 거란 음식은 다 있었습니다..

"여행 갔나 보네.. 췌! 딸버리고 여행가면 기분 좋나?"

그런데.. 왠지 불길했습니다..

어제의.. 이상한 엄마의 행동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여행을 떠난다는 말도 잊고...



"엄마...엄마..."



하며 엄마방에 갔습니다.

엄마방에 가보니.. 엄마 침대위에.. 하얀 봉투와..



쇼핑백이 있었습니다,..


...............


사랑하는 우리 딸에게..

우리딸.. 지금쯤 일어났겠지?..

그런데... 미안해서 어쩌지?? 엄마는 벌써.. 여행을 떠났는데..

엄마가.. 많이 아펐어.. 어제 늦게온거...



사실은 병원 갔다온건데...



우리 딸 엄마걱정할까봐...미안하다...



우리 딸 엄마 많이 걱정한거..

엄마 다알아.. 우리 딸이 얼마나 착한데..

또.. 미안한게 있네.. 우리 딸한테..

엄마.. 여행이 많이.. 오래 걸릴것 같은데..

혼자 잘 있을 수 있지??



밥도 잘 챙겨먹고...



일찍 들어오고..

엄마가.. 냉장고에,, 맛있는거랑...

우리 딸.. 생일에 먹을 케익이랑.. 다 넣어 놨는데..

우리 딸 생일 촛불은 같이 불고 싶었는데..

엄마가.. 너무 급했나바.. 우리딸... 사랑하는 우리딸..



정말 미안하다...정말로...

엄마가.. 차려주는 마지막 아침이 될 것 같아서..

엄마가.. 이것 저것 차렸어..

우리 딸이 이 편지를 볼때 쯤이면.. 엄만,,

하늘에 도착해 있겠지..

우리딸한테.. 엄마 안좋은 모습 보이기 싫어서..

어제,, 엄마가 이리로 왔어..

자는 모습을 보는데,, 어쩜 이렇게,, 이쁘니.. 우리딸...

근데,., 엄마는 한쪽 눈만으로 보니까..

자세히 못봤어.. 아쉽다...

엄마는.. 여기로 왔지만,, 우리 딸이랑 항상 함께 있는거 알지?

우리 딸이 보는 건.. 엄마도 함께 보고 있는거니까..

너를 낳고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

엄마는... 엄마는.. 남은 사람을 위해서..

엄마의 모든 것을 주고 왔단다.. 엄마가 도움이 될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까.. 그렇지??



그 사람들한테.. 받은.. 돈은.. 우리 딸꺼야..

미안한 생각 하지 말고.. 우리딸 좋은 남자 한테 시집갈때..

엄마가.. 아무 것도.. 해줄께 없어서..

이렇게 밖에는 혼자 남을 우리 딸한테,, 해줄께 없어서..

내 딸아... 씩씩하게.. 엄마 없어도..

잘 지내야 한다 .. 알았지?

엄마가.. 이 하늘에서.. 여행 끝날때까지.. 계속 지켜 보고 있을거야..

우리딸 울지 않고.. 잘 있는지...

너무 사랑해서.. 우리 딸을 위해라면.. 엄마는 두려울게 없었다 ..

우리 이쁜 딸의 엄마가.. 될 수 있어서.. 엄마는

정말 행복했어..

사랑한다... 너무나..

우리딸.. 엄마 사랑하지??

말하지 않았어도.. 엄마는 다 알고 있어..

정말.. 사랑한다...

그리고.. 쇼핑백에 들어있는



스웨터는.. 우리 딸이 갖고 싶어하던.. 거야..

이거 입고.. 겨울 씩씩하게 나야 한다..

엄마가.. 말이 너무 많지??

엄마가.. 항상 함께 할 꺼라는 거 잊지 말으렴..

사랑한다.. 정말로...사랑한다..



우리 딸...사랑한다.



...사랑한다...


-엄마가-



엄마.. 엄마.......나 왜 그냥 놔두고 갔어...?



엄마...이럴 줄 알았으면...나 정말로..정말로



엄마말도 잘 듣고...말썽도 안피웠을텐데...



엄마.. 나두 데리고 가지 왜 혼자 갔어..

엄마.. 왜 나 내버려두고 혼자 여행갔어...?



엄마....그렇게 오래 갈 여행이면...왜 간거야...왜...?



엄마....정말로...정말로...미안해...



엄마....그리고 정말로 사랑해...



너무너무 사랑했는데...



지금말해봤자 엄마는 없는데...



내가 말 못한거 다 알지....?



엄마...내 말 들려?



엄마.....대답좀 해줘봐...



엄마...?? 엄마............



이렇게 나만 두고 가면 어떡해...



잡채도...이 돈도 필요없어...



왜 나만 두고 갔어....

엄마.. 여행 너무 오래하면.. 딸 화낼거야..

엄마.. 사랑해..

엄마.. 나 슬플때.. 하늘을 볼께..

엄마.. 글엄.. 엄마가 나 보는 거잖아.. 지켜 본다고 했으니까..

그렇지??

엄마... 사랑해... 그리고.. 미안해..

엄마......................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


지금은 이렇게 외쳐도 들을 수 없는 엄마이기에..

그 자리에서...나는...





하염 없이 눈물만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