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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날의 행복 (가슴을 찡하게 하는 이야기)

털보아찌 2010. 8. 15. 01:44

어느 날 퇴근길,

남자는 리어카에서 파는 삼천원짜리 귀고리 한 쌍을 샀습니다.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내밀자

아내는 거울 앞에 서서 이리저리 달아 보며 아이처럼 즐거워했습니다.



아내의 모습을 바라보던 남편도 덩달아 기뻐하며 큰 소리를 쳤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이번 월급날에는 멋진 옷 한 벌 사 줄께!"



싸구려 선물에도 감격하며 좋아하는 아내에게 무안함을 감추려는 듯이 말입니다.


하지만 월급날인 오늘, 남편은 빈 손으로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는 슬그머니 월급봉투만을 아내에게 내밀었습니다.



남자는 월급을 받아 들고

부푼 마음으로 백화점엘 갔으나 생각보다 엄청난 가격에 입만 벌릴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마음에 드는 옷은 월급의 절반도 넘어 도저히 살 엄두를 낼 수 없었다며

몹시도 미안하고 안스러운 눈으로 아내를 바라 보았습니다.



아내는 풀이 잔뜩 죽어 있는 남편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습니다.


"괜찮아요.

시장에 가면 그런 옷 말고도 싸고 예쁜 옷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런 값비싼 옷은 훗날 제가 나이가 잔뜩 들어 늙고 추해 보일때,

그 때 입으면 돼요."



그 말을 들은 남편은 금새 생기를 되찾고 환하게 웃었습니다.



그리고 아내를 향해 말했습니다.



"그럼 당신은

평생 가도 그런 옷은 못 입겠네.

세월이 아무리 흐른 뒤에라도 내 눈에 보이는 당신은 항상 젊고 예쁠 테니까 말이야."


출 처 <가난한 날의 행복>, 정목일, 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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