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의도
싱글맘 최정미(38)씨는 위암 말기 환자. 두 아이 최은서, 최홍현를 위해 풀빵장사를 하는
그녀에게 2007년 7월 위암 2기라는 무서운 판정이 내려졌다. 곧바로 수술을 하고 아이들과의
행복한 미래를 꿈꿨지만 다시 재발, 이제는 말기 환자다. 2008년 11월 현재 그녀는
모자원(모자가정 수용시설, 3년기한)에서 지내고 있고 아이들은 24시간 어린이집에 맡겨져 있다.
딸 은서는 2009년 3월 초등학교 입학을 준비하고 있고, 그녀는 2009년 11월까지 모자원에서
나가야 하기에 함께 살 공간도 마련해야 한다. 항암치료로 피폐해진 몸을 이끌고 풀빵 반죽을
새벽부터 준비하고, 밤 9시까지 한겨울 칼바람을 맞으며 장사를 하고 있는 그녀의 처절한
모성애를 따라가고자 한다. 또 8살의 어린 나이에 동생을 엄마처럼 건사하고, 엄마의 건강을 늘
염려하는 은서의 모습을 통해 가족의 소중한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 주요내용 소개
“엄마, 밥 꼭 먹어” 주말을 모자원에서 엄마와 함께 보내고 월요일 아침 어린이 집에 입소하면서
은서는 엄마에게 잊지않고 당부의 말을 전한다. 금요일 저녁까지 만날 수 없는 엄마가 혹시 밥을
먹지 않을까봐 은서는 걱정이 크다. 엄마 최정미씨는 딸 은서와 아들 홍현이에게 ‘밥을 잘 먹지
않는 엄마’로 인식되고 있다. 위암 말기의 환자에게 식욕은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다.
어려서 소아마비를 앓아 한쪽 다리를 저는 최정미씨, 장애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밝고 쾌활한 성격으로
주변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런 그녀가 지금은 싱글맘이 되어 있다.
결혼을 약속했던 한 남자와 5년을 동거했지만, 거듭되는 불화 앞에 모든 희망은 달아나 버렸다.
그 사이에 낳은 아이들은 자신의 성을 따르게 했고, 그녀는 아빠같은 엄마가 되어야 했다.
살아야 했다. 필사적으로 돈을 벌고 살림을 했다. 새벽일을 나가기 위해 아이들이 자고 있는 방문
밖으로 자물쇠를 채웠고, 어린이 집이 끝나는 밤 7시 이후에는 자신의 봉고차 안에 아이들을 눕혔다.
5년전부터 그녀는 매해 겨울 풀빵을 굽고 있다. 다행히 고마운 분의 도움으로 기술을 전수받았고,
제법 맛있는 풀빵으로 인정받았다. 2007년 7월, 소화불량 때문에 찾은 병원에서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었다. 위암 2기. 아이들을 생각하며 며칠을 통곡했다. 그리고 수술대에 올랐다.
4개월 뒤, 암은 전이됐고 말기 판정을 받았다.
너무 어려서부터 아픔을 겪고 자란 은서는 나이에 비해 조숙하다. 철부지 동생 홍현이를 엄마처럼 보살핀다.
홍현이 세수를 시키고, 옷도 입히고, 병원에도 데리고 간다. 엄마가 누워 있으면 밥도 차리고, 설거지도 한다.
그런 은서의 모습이 엄마는 아프다. 최정미씨는 자신의 병이 나을 수 있다고 믿는다. 아니 그렇게 믿어야만
한다.
아이들을 떠올리면 달리 생각할 수가 없다. 최소한 아이들이 스무살이 될 때까지는 살겠노라고 스스로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그래서 그녀는 누구에게나 낙천적이고 희망적인 사람으로 비춰진다.
주변사람들이 오히려 그녀로부터 힘을 받고, 용기를 얻는다. 2009년, 그녀에게는 할 일이 참 많은 해다.
우선 2월말에 은서가 어린이 집을 졸업한다. 돈을 벌기 위해 주중 내내 아이들을 어린이 집에 맡겨 놓았지만,
졸업식을 마치면 아이들을 모자원으로 데리고 올 것이다
그리고 3월에 은서는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아직 은서가 한글을 깨우치지 못해서 그녀는 틈틈이 한글선생님
역할을 한다. 또, 봄이 오면 풀빵 노점에 토스트 가게를 올리려고 한다. 기술 연수도 받아야 한다.
11월에는 모자원에서 물러나야 한다. 아이들과 함께 살 새로운 공간도 마련해야 한다.
정말 열심히, 바쁘게 살 수 밖에 없다. 2009년 설날 아침, 그녀는 뜻깊은 한 해를 기약하며 아이들과 떡국을
끓인다.
새해 복 많이 받자’고 웃으며 앉은 밥상이지만, 그녀는 아이들이 떡국 먹는 모습을 보며 끝내 눈물을 참지
못한다.
그런 엄마의 모습에 은서와 홍현이도 함께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