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항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기에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의 산만한 곳이 없다. 어디를 올라도 역사의 망치소리가 생생하게 들린다.
가덕도의 산은 비단 신항만 조망에만 좋은 것은 아니다. 산 자체로도 능히 찾아볼 만하다. 특히 깨끗한 자연은 근교의 산에서 찾아보기 힘든 풍광이다. 싱그러운 모습 그대로 쪽빛의 바다를 품고 있는 모습은 정갈한 그림같다. 섬 산 특유의 바다와의 모호한 경계도 이색적이다. 산에 오르면 곧이어 바다가 보이고 바다가 가깝다싶으면 이내 산인 것은 섬 산 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인 셈이다.
탁 트이는 조망도 가덕도 산의 매력적이다. 점점이 떠 있는 크고 작은 섬들이 살갑고 수면 위에 하얀 생채기를 내며 달리는 각종의 배들이 정겹다. 한눈에 들어오는 부산의 섬과 해안선은 덤이다.
이처럼 아름다운 가덕의 산을 신항 조망과 함께 보다 효과적으로 타보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여러 코스가 있지만 산&산 팀은 감히 동쪽자락을 권한다. 동쪽은 내리꽂히는 해안절벽이 짜릿하고 기기묘묘한 형상의 기암괴석이 시선을 끄는 곳이다. 하지만 단순히 풍광 때문에 동쪽자락을 권하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기존의 산행코스보다 산행시간을 1~2시간 더 늘릴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그동안 가덕의 산은 산행시간이 다소 짧아 소풍 내지 하이킹 코스로 머물러 온 것이 사실이었다. 그리고 신항만공사가 더욱 확대되면 서쪽자락인 천성으로의 도선이 다닐 수 없게 되는 점도 하나의 이유였다.
구체적 경로는 눌차선착장~동선새바지~강금봉~응봉산~전망대~누릉령~매봉~연대봉(459.4m)~해안초소~대항새바지~대항선착장 순이다. 산행 시간은 걷는데만 3시간20분 정도 걸리며 휴식을 포함한다면 4시간30분 안팎이 예상된다.
가덕의 웬만한 봉우리들을 다 둘러보는 이번 코스는 그러나 항시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산불예방기간(11월 1일~5월 31일)엔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된다. 따라서 이 기간에 산을 찾으려면 강서구청 산림계(051-970-4541)나 천가동사무소(051-970-4907)에 문의해 주의보 발령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주의보만 발령되지 않으면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는다.
산행 기점은 눌차마을이다. 녹산선착장에서 10분쯤 걸린다. 배에서 내리면 왼쪽으로 몇 십채의 집이 아담한 어촌을 이루고 있다.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동선새바지까지는 마을길과 동선방조제로 연결된다. 마을 가운데로 난 길을 따라가면 자연스럽게 동선방조제와 만난다.
동선새바지 마을은 현재 하수관거 공사가 한창이다. 마을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쳐다보면 흰 페인트로 소나무집이라 쓰여진 집이 보인다. 산길은 이 집 방향으로 이어진다. 주변에 아름드리 소나무가 있어 참고한다. 소나무집을 지나 조금만 더 가면 왼편의 산쪽으로 산불조심 깃발이 펄럭이는 곳이 보인다. 그쪽으로 올라가면 산불감시 간이초소를 지나 철조망 문을 만나게 된다. 산길은 그 철조망 문을 통과하자마자 오른쪽 길로 연결된다. 문을 통과한 후 만나는 직진 방향의 좋은 길은 폐쇄된 군 초소로 가는 길이다. 오른쪽 산길을 택해 조금만 올라가면 다시 갈림길이 나온다. 등로는 왼쪽의 뚜렷한 길이 아닌 오른쪽 위의 희미한 길로 이어진다. 왼쪽 길 역시 폐초소로 가는 길이다. 오른쪽 위의 희미한 길은 이내 좋은 길로 바뀐다. 여기서부터는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다.이후 길은 응봉산을 내려와 누릉령에 이르기까진 외길로 이어진다. 소나무집에서 6~7분쯤 걸린다. 독도 유의지점이므로 리본과 개념도를 잘 참고한다.
동쪽 자락의 첫 봉우리인 강금봉은 조망이 일품이다. 특히 바윗덩어리인 응봉산의 모습을 가장 멋지게 볼 수 있다. 멀리 신항의 모습도 웅장하다. 동선새바지에서 25분쯤 소요. 강금봉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응봉산 역시 강금봉과 조망이 비슷하다. 맑은 날이면 대마도도 보인다고 한다.
응봉산을 내려오면 길은 석굴을 통과해 한동안 동쪽 해안가로 붙는다. 누릉령으로 바로 내려가는 능선길이 있지만 기암절벽이 즐비한 동쪽자락의 속내를 가까이서 보려 개척한 등산로를 따르게 된다. 그곳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응봉의 모습이 또다른 감동이다. 응봉산에서 전망대까지 8분.
누릉령은 전망대에서 되돌아나와 왼쪽으로 이어진 길을 2~3분쯤 따라가다가 다시 만나는 갈랫길에서 오른쪽 길로 연결된다. 제법 뚜렷한 직진방향의 길은 해안가로 떨어지기 때문에 벼랑이 보인다면 되돌아와야 한다. 오른쪽 길은 응봉산을 오른쪽에 두고 사면을 에돌아가는 오솔길이다. 누릉령으로 떨어지는 길은 이 길을 따라가다 만나는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나와 있다. 전망대에서 누릉령까지 12분 소요.
매봉은 누릉령에서 임도를 가로질러 직진으로 간다. 등로는 가풀막져 있지만 조망은 그다지 시원하지 않다. 정상엔 감시초소만 덩그러니 서 있다. 누릉령에서 25분 소요. 매봉에서 연대봉까지의 길은 단일 등로다. 중간에 초소 겸 간이매점이 있어 발품을 쉬어갈 수 있다. 연대봉까지 30분 소요.
연대봉은 역사의 산답게 봉수대가 눈길을 끈다. 현재의 봉수대는 그 옛날의 모형이지만 난리가 나면 활활 타올랐을 봉홧불이 상상되고도 남을만 하다. 실제 봉수대는 정상 아래의 암봉에 설치되었다고 전해진다.
정상에서의 조망 또한 장관이다. 특히 남쪽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태평양 바다의 파노라마는 압권이다. 땀 흘려 올라온 수고를 한꺼번에 보상받을 만큼 가슴 속까지 시원하다.
하산은 정상 아래의 20여m 높이의 암봉으로 내려와 그 오른쪽으로 나와 있는 길로 연결된다. 이 길은 대항새바지로 내려서는 길로 중간에 폐쇄된 군 초소를 들러게 된다. 군 초소에서 바라보는 해안 절벽이 대단하다. 길이 모호한 곳에 흰색 페인트로 방향을 표시하고 있어 그 표시를 따르면 된다. 초소까지 35분. 대항새바지까지 10분. 대항이나 천성으로 바로 가려면 암봉에서 오른쪽으로 훨씬 더 떨어진 남쪽 방향의 뚜렷한 길로 내려서면 된다.
조그만 어촌마을인 대항새바지엔 일제가 만든 방공호가 눈길을 끈다. 대항선착장은 새바지마을을 넘어 15분쯤 가면 제법 큰 동네로 만난다.
*****산행수첩****
|
|
가덕도로 가기 위해선 우선 도선이 다니는 녹산선착장으로 먼저 가야 한다.
녹산선착장은 지하철 1호선 하단역에서 5번 출구로 나오면 58-1번 버스로 연결된다. 버스는 남포동과 진해시 용원을 오가는 차로 15분 간격으로 다닌다. 녹산선착장까지 20~30분쯤 걸린다. 요금 일반 1천400원.
녹산선착장은 버스에서 내려 바다로 연결되는 오른쪽 도로를 따라간다. 버스정류소에서 2~3분쯤 걸린다.
산행 들머리인 가덕도 눌차마을은 선착장에서 10분 정도 배를 타고 가야 한다. 배는 오전 6시40분 첫배를 시작으로 1시간 간격으로 운행된다. 요금 1천200원.
산행 종점인 대항에서 녹산으로 나오는 배는 오후 3시와 5시에 있다. 요금 2천원. 선창에서 탄다면 오후 6시가 마지막 배다.
주말과 휴일엔 증편 운행하는 경우도 있다. 녹산선착장 051-831-9664.
|
|
'★ 항도 부산 즐기기 ★ > 부산 근교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황련산 야간산행 (0) | 2008.09.29 |
---|---|
천마산~암남공원 (0) | 2008.09.26 |
백양산 낙타봉~삼각봉 코스 (0) | 2008.09.26 |
장산 옥녀봉~구곡산 (0) | 2008.09.26 |
배산~금련산~황령산 (0) | 2008.09.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