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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탕국

털보아찌 2008. 10. 8. 22:05

봄이 오는 초입에서 향긋한 쑥향이 느껴지는 애탕국, 많이 즐겨 드시죠?
하지만 오늘은 겨울의 한가운데에서 애탕국을 끓이게 되었습니다. 
'제철맛'은 아닐지라도 그런대로 그 맛도 괜찮네요.며칠 전 알탕을 끓이고 남은 쑥갓과 냉동해두었던
쇠고기 다짐육 '안나 주먹만큼'을 이용해서 딱 2인분 분량을 만들었어요.
편안하게 늦잠을 자야 할 일요일 아침부터 부산을 떨며 애탕국을 끓이게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어제 사실은 홍콩 디즈니랜드에 다녀왔거든요.
하루종일 놀다가 들어와서 씻고 치우고 하다보니 피곤함이 지나쳤는지 오히려 잠을 설치게 되더라구요.
새벽 6시에 눈을 떠서 뭘 할까 서성이다가 마루청소를 하고나서 그냥 요리를 해 버리기로 결정했죠.
덕분에 모처럼 일요일 아침 식탁이 풍성했습니다, ^^
재료
A.육수재료
양지머리 육수 2-3컵,국간장,소금, 후추,마늘,표고 버섯  2-3개
B.쇠고기 완자 재료
쇠고기다짐육 한 줌,쑥갓 한 줌,파,마늘 다져서 1큰술씩,소금,후추 약간,참기름 1/2큰술,밀가루 약간
달걀 1개 풀어서 준비
표고 버섯  2-3개
1.국물을 만들 육수거리를 넣고 팔팔 끓여 장국을 만듭니다. 저는 양지머리 조금과 버섯,마늘을 넣어 만들었어요.

2.국물을 만드는 동안 쑥갓을 끓는 물에 살짝 데친 후 잘게 다져놓습니다.

3.다진 쑥갓을 쇠고기완자재료 A와 섞어 치대 반죽한 후 새알심 크기의 완자를 빚은 후 밀가루 옷을 입혀요.

4.밀가루 옷을 입힌 쇠고기 완자를 달걀물에 한 번 담근 후

5.팔팔 끓는 육수에 하나씩 넣어 떠오를때 까지 익혀줍니다.

6.소금, 후추.국간장으로 간을 하면 완성이예요.
남은 달걀물로 지단을 부쳐 고명으로 올리면 더 보기 좋았을텐데 그냥 식구들끼리 간단히 먹는 아침식사라서
후루룩 먹기 좋도록 달걀물을 국에 부어서 익혔습니다.^^ 모양새는 별로 없네요.
게다가 대파도 똑 떨어져서 아무런 고명이 없습니다.

7.아앗! 사진의 포커스가 나갔네요. 창피!
향긋한 쑥내음이 나는 동그란 완자를 한 입 베어무니 벌써 봄이 저만치 다가온 것 같습니다...라고 말한다면 너무 오바죠? ^^
시원하고 부드러운 국물이 아침에 먹기 딱 좋은 것 같아요. 예전에 봄이오는 어느날 아침이면 엄마가 끓여주셨던 애탕국을
너무나 맛있게 잡수셨던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문득 납니다. 조금만 더 오래 사셨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
며칠 전 VCD샵에서 세일을 하는 떨이 VCD 몇 장을 사 왔는데 그 가운데 '인디언 썸머'라는 영화가 있었어요.
18.9불(2천원)이면 싸죠?  그 마지막 대사가 문득 생각납니다.
'기억할 수 있다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란 대사였어요.
제 마음속에서 아버지를 항상 그리워하고 추억할 수 있다면 아버지 역시 제 마음속에 늘 살아계시다는 의미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