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돔낚시에 구멍찌 사용이 보편화 되면서 막대찌를 사용하는 낚시꾼들이 크게 줄어들었다. 막대찌도 분명한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구멍찌만 고집하는 게 최근 우리나라 바다낚시 추세다. 이런 이유로 막대찌를 사용해야 유리한 곳에서 구멍찌를 사용하는가 하면, 아예 막대찌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조차 모르는 꾼들도 많아졌다. 막대찌에 대해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자신의 낚시실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조과면에서도 남들 보다 앞설 수 있다.
최근들어 전국의 갯바위가 구멍찌낚시로 물결치고 있다. 원도권의 깎아지른 직벽 아래는 물론이고, 마을 앞 작은방파제에서도 구멍찌를 사용하고 있는 낚시꾼을 어렵잖게 만날 수 있다.
이렇게 우리나라 감성돔낚시가 천편일률적으로 구멍찌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처음 낚시에 발을 내딛는 초보꾼들도 의례히 구멍찌를 들고 바다에 나서게 된다.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서 구멍찌 외에는 사용법 조차 모르는 꾼들도 늘고 있다.
예를 들면 어떤 낚시꾼이 포인트에 내려 몇시간째 입질 한번 받지 못하고 있을 때, 맞은편에서 같은 지점을 공략하고 있던 다른 꾼은 막대찌 채비로 여러마리의 감성돔을 낚아냈다고 치자.
이럴 때 막대찌만 있으면 감성돔을 낚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정작 찌가 없어서 그냥 구경만 하는 경우가 우리 주변에는 흔히 있다. 또 낚시가방 속에 막대찌가 있다고 하더라도, 정확한 채비법이나 특성을 제대로 알지 못해 막대찌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래서는 아무리 똑같은 채비로 같은 지점을 노린다 하더라도 조과까지 같기를 기대할 수 없다.
최근 구멍찌 채비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상황을 접하는 꾼들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막대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멍찌가 막대찌에 비해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구멍찌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막대찌만의 장점이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빠른 채비 입수, 우수한 입질감도, 뛰어난 가시성
막대찌란 말 그대로 막대기 모양을 하고 있는 찌를 일컫는다. 막대찌는 구멍찌와 구별되는 몇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대부분의 막대찌는 몸통이 가늘고 길기 때문에 조류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 이런 이유로 조류가 빠른 곳에서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둘째, 원줄이 막대찌 아래에 달린 도래구멍만을 통과하기 때문에 채비나 미끼를 신속하게 공략수심층까지 내려보낼 수 있다. 같은 부력으로도 구멍찌에 비해 깊은 수심층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찌톱이 수면과 거의 일치하는 구멍찌에 비해, 물 위로 삐죽하게 튀어나오는 막대찌는 가시성이 매우 좋다.
넷째, 입질이 와서 찌가 물 속으로 빨려들어갈 때, 저항을 적게 받으므로 예민한 입질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물론 막대찌라고 해서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구멍찌에 비해 밑채비 조작성이 떨어지고, 파도에 취약하는 점은 막대찌가 가진 결정적인 단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막대찌가 가지는 장점이 탁월하기 때문에 그 정도 단점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 봄에 내만권에서 낚시할 때와 같은 경우처럼 그런 단점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감성돔은 어느정도 떠서 일질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기 때문에 철저하게 바닥층을 공략해야 좋은 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막대찌를 사용하면 밑채비를 빨리 내려보낼 수 있으므로 더욱 효율적인 낚시를 할 수 있다.
막대찌는 가시성이 좋고 원투성도 구멍찌보다 우수하기 때문에 먼거리를 공략할 때 특히 위력을 발휘한다.
무엇보다 감도가 구멍찌보다 좋다는 막대찌의 특징은 특히 봄감성돔낚시를 할 때 결정적인 장점으로 작용한다. 봄에는 감성돔 입질이 예민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감도 좋은 찌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막대찌가 봄에 얼마나 위력적으로 쓰일 수 있는 비밀병기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수심 앝은 곳에서 낚시가 이루어지므로 부력이 적은 막대찌를 사용할 수 있다. 그야말로 최고의 감도를 가진 찌로 낚시를 하게 되는 것이다.
자립, 반자립, 비자립으로 분류
막대찌는 특성에 따라 자립, 반자립, 비자립으로 분류할 수 있다.
자립막대찌는 무게중심이 찌의 하단부에 집중돼 있는 찌다. 납이나 황동 또는 흑단 등 침력이 있는 소재를 찌의 하단부에 결합해 부력을 맞춘 것으로, 별도의 밑채비를 달지 않아도 수면에 반듯하게 선다는 특징이 있다.
자립막대찌는 같은 무게라도 더 멀리까지 던질 수 있고, 채비 투척시 착수음이 작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특성은 수심이 얕고 수면이 잔잔한 내만권에서 특히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찌톱이 수면 위로 나온만큼의 잔존부력이 찌에 남아있다는 단점이 있으며, 또한 수면 위로 나온 찌톱의 길이만으로 채비의 정렬상태나 부력, 침력의 밸런스를 파악해야 한다는 문제도 있다. 말이 쉽지 자립막대찌의 정렬상태만 보고, 밑채비 정렬 여부나 채비 밸런스를 알아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반자립막대찌는 무게중심이 찌 아래쪽에 있기는 하지만, 하단부에 집중돼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별도의 밑채비를 달지 않으면 수면에 반듯하게 서지 못하도록 비스듬한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이 찌는 침력이 있는 밑채비를 달아야지만 비로소 수면과 수직을 이루며 서게 된다.
비자립막대찌는 무게중심이 하단부에 있지 않아서 자기 스스로 일어서지 못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몸통이 다른 찌에 비해 가늘고 무게가 가볍다는 특성이 있으며, 봉돌이나 다른 밑채비를 연결해야만 비로소 일어서게 된다.
반자립막대찌와 비자립막대찌는 자립막대찌에 비해 중량이 적기 때문에 원투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밑채비 정렬상태를 확실하게 알 수 있고, 또 찌 부력과 밑채비의 침력이 밸런스를 이루고 있는가를 금방 알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막대찌 이용 수심파악법
감성돔낚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수심파악’이다. 수심파악은 비단 공략지점의 실제 수심을 파악하는데 그치지 않고, 대상어의 입질수심층을 비롯해 물속지형을 파악하는데도 빠져서는 안될 필수 과정이다.
막대찌를 사용해 수심을 파악하면 구멍찌를 사용할 때 보다 훨씬 빠르고 폭넓은 지역을 탐색할 수 있다.
막대찌로 수심을 파악할 때는 바늘에 봉돌을 달아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목줄을 달지 않고 수중찌만으로 정확한 수심을 측정한 다음 목줄을 묶는 방법이 좋다. 어차피 그곳의 수심을 알아낸 후에도 조류 세기를 감안해 찌밑수심을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파악한 수심보다 어느정도 더 깊게 찌밑수심을 정하는 게 일반적인 순서다. 따라서 처음부터 목줄을 달지 않고 수심을 파악하면, 나중에 자
동으로 목줄 길이만큼 찌밑수심이 깊어지기 때문에, 조류를 감안해 조절해야 할 찌매듭 거리가 짧아지게 된다. 따라서 막대찌로 수심을 측정할 때는 바늘을 묶지 않은 상태에서 그곳의 수심을 알아내고, 그 뒤에 목줄 길이와 봉돌 위치 등을 정하는 게 순서다.
비자립막대찌든 자립막대찌든, 찌가 일어서거나, 일어선 찌가 밑채비의 무게 때문에 찌톱이 ‘폭’들어가는 현상이 나타나면, 밑채비가 완전히 내려갔다고 판단하면 된다.
막대찌는 구멍찌에 비해 가시성이 좋기 때문에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의 수심파악을 하는데도 편리하다. 구멍찌의 경우 갯바위 부근 수심을 측정할 때는 큰 무리가 없지만, 조금만 멀리 떨어져도 찌나 찌매듭이 보이지 않아 크게 불편하다는 점과 비교하면, 막대찌를 이용한 수심파악이 얼마나 유리한 지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수심을 파악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는 찌는 반자립막대찌라고 할 수 있다.
자립막대찌는 착수하자마자 반듯하게 서버리기 때문에, 수심이 얕아 봉돌이 바닥에 닿아도 그것을 알 수 없다. 수심이 깊어 찌가 물 속에 잠기는 것은 확인할 수 있어도, 수심이 얕은 것은 확인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는 것이다.
비자립찌는 찌가 수면에 누워있다가 일어서는 모습을 보고 수심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다. 만약 수심이 깊다면 찌가 잠깐 일어났다가 물속으로 잠겨버릴 것이고, 얕다면 아예 찌가 일어서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곳의 수심을 가장 확실하게 측정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비자립찌는 자체 중량이 가벼워 먼거리까지 채비를 던지기 어렵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물 속 상황을 눈으로 확인하며 낚시 할 수 있다
한번도 내려 본적이 없는 포인트에 자리를 잡았다고 하자. 그 포인트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포인트 진입시 선장이 말해준 정보 몇마디가 전부다. 발밑수심이 얼마고, 들물 조류가 어디로 흐르며, 날물 조류는 또 어디로 흐른다는 수준의 정보가 그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선장의 상투적인 몇마디를 그대로 믿고 낚시를 했다가는 하루종일 입질 한번 못받고 철수할 각오를 해야 한다. 그토록 두리뭉실한 정보에만 의존해서는 좋은 조과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모르는 포인트에 내렸다면 먼저 포인트 주변 여건을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선장이 미리 알려준 정보들도 낚시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겠지만, 아무 여과 없이 받아들이는 것보다는 한번쯤 사실여부를 확인해본 다음에 낚시를 시작해도 늦지는 않을 것이다.
모르는 포인트에서, 선장이 알려준대로 발밑수심은 대충 알았다고 하자. 그러나 갯바위에서 5m, 10m, 15m, 더 나아가서 20~30m 이상 채비를 흘린다고 가정을 했을 때, 그곳 수심도 선장이 말해준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바다를 너무 모르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그곳의 수심을 일일이 파악하고 낚시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뿐 아니라, 멍청하기까지 하다.
수심 변화가 심한 지역에서 넓은 범위를 공략할 때는 막대찌가 큰 위력을 발휘한다. 막대찌를 사용하면 채비를 50m 넘게 흘려도 잘 흘러가던 찌가 갑자기 슬쩍 기울어진다든지, 아니면 기울어진 상태에서 물 속으로 잠겨드는 현상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 찌가 기울어지는 이유는 그곳에 수중여가 있어서 밑채비가 닿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고, 찌가 기울어진 상태에서 물 속으로 잠겨드는 것은 밑걸림이 생겼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구멍찌를 사용하면 좀처럼 알 수 없는 이런 정보를 막대찌를 사용함으로써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막대찌를 사용하면 수중여의 유무만 파악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여의 크기나 뻗어 나간 방향까지도 막대찌를 통해 눈으로 확인하며 낚시할 수 있다. 막대찌는 바닥 상황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안테나와 같은 역할을 한다.
한편 조금만 눈썰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막대찌가 서있는 모습만 보고도 속조류의 상황을 파악할 수도 있다. 반자립이나 비자립막대찌의 찌톱은 밑채비가 뻗어나간 방향으로 어느정도 기울어진 상태를 유지한 채 수면에 떠있다. 따라서 이 모습을 참고하면 속조류가 반대로 흐르는지, 같은 방향으로 흐르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근거리 비자립, 원거리는 자립이나 반자립
지금부터는 막대찌의 선택방법에 대해 알아보겠다.
먼저 갯바위 가까운 거리를 공략할 때는 비자립막대찌를 사용하는 게 가장 유리하다. 채비를 멀리 투척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찌의 무게보다는 예민성에 중점을 두고 찌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감성돔의 입질이 매우 약은 봄에는, 구멍찌로는 파악할 수 없는 예민한 입질도 막대찌로는 파악할 수 있다. 또한 비자립막대찌는 조류가 거의 없는 곳에서 더 위력을 발휘하므로 봄낚시를 할 때 가장 효과적인 찌라고도 할 수 있다. 단점이라면 원투성이 떨어진다는 것이지만, 이것도 부피 큰 수중찌를 사용하면 어느정도 극복할 수 있는 단점이다. 따라서 가까운 곳을 노릴 때 뿐 아니라 바다가 장판처럼 잔잔하고 조류가 거의 흐르지 않는 상황에서는 다소 먼 곳을 노릴 때도 비자립막대찌를 사용하는 게 유리한 경우가 많다.
다음으로 갯바위에서 멀리 떨어진 거리를 공략할 때의 막대찌 선택 요령에 대해 알아보자.
만약 꼭 비자립막대찌를 사용하고 싶다면, 미리 부피가 크고 무게감이 있는 것을 준비해 가야 한다. 하지만 그런 찌는 쉽게 구하기 어려우므로, 반자립이나 자립막대찌를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자립막대찌는 먼 거리를 공략해야 하는 포인트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찌다. 자립막대찌를 사용하면 공략범위가 넓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도 자체중량이 무거으므로 채비를 원하는 지점까지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에서 설명한 것 처럼 찌를 통해 물속 지형을 파악하면서 낚시를 하기 위해서는 반자립막대찌를 사용하는 게 더 좋다. 반자립막대찌는 중량이 무거운 종류도 많이 있으므로, 적절한 찌를 구하는 게 어려운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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