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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6명의 '보트피플' 구한 '한국인 선장' ♡

털보아찌 2009. 3. 24. 20:51


"망망대해에 널판지 같은 쪽배를 탄 96명이 죽음속을 헤메고
있었습니다. 한국 사람의 도움으로 거기서 살아 나왔습니다.
나, 아내, 자식들, 손자 8명에다 96명의 베트남 동포들은
전제용씨가 아니었으면 이 세상에 없을 사람들 입니다.
리틀사이공 커뮤니티 전체가 그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시할
것입니다.”

오렌지카운티 웨스트민스터에 거주하는 피터 누엔(60·정신과
병원 테크니션)씨는‘생명의 은인’,‘동포들을 구해준 영웅’
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그렁그렁해지는 눈물을 삼킨 뒤 이렇게
말했다.

한국 경남 통영이라는 먼 곳에 있는 전제용(62·멍게양식업)
씨와는 과연 어떤 사연이 있을까

이들의 스토리는 19년 전 유난히 파도가 거칠던 남지나해(남
중국해)까지 역류해 간다.

1985년 11월 14일. 누엔씨와 96명의 보트 피플은 발 디딜틈
없는 배위에서 탈진 상태로 4일 넘게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허기로 눈앞의 사람도 가물가물하는 순간, 멀리 배 지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중국 배 이거나 해적선이면 노예로 팔려가기 때문에 아연 긴장
했다.

누엔씨는 당시에 대해 “지나치는 듯 하더니 다시 돌아와 우리
생명을 하나씩 둘씩 건져주었다”면서 “마치 하늘에서 밧줄이
내려와 타고 올라가는 기분이었다”고 술회했다.

그 배는‘생명의 은인’,‘동포들을 구해준 영웅’전제용 선장
이 이끌던 원양어선 ‘광명87호’였다. 누엔씨는“배 이름 그대
로 우리에게 ‘밝은 빛’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 선장은 그 때가“일생에서 가장 괴로운 1년 같은 1시간
이었다”고 회고했다.


“오후 5시 17분에 500 야드 전방에 사람으로 빽빽한 보트를 발견
했죠. 단번에 베트남 난민보트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미 회사에서
난민보트는 ‘무시하라’는 명령을 받고 출발한 터였지만 망원경
으로 관찰하면서 도저히 그냥 갈수가 없었습니다.
상황을 부산 본사에 전했습니다.
다시‘무시하라’는 메시지가 왔습니다. 명령을 어길 경우 중징계
하겠다고도 했죠.”

전 선장은 긴급하게 회의를 소집했다.
본사의 지시를 따르자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전 선장은“구하자. 내가 책임진다”고 말하고 바로 구조의
손길을 내렸다.

8개월 만삭의 임산부를 포함한 보트 피플 96명은 포근한 한국 사람
들의 마음과 함께 부산항에 도착했다.
그러나 전 선장은 곧바로 회사로부터 해직 당했고 다시는 배를 탈
수 없게 됐다.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100명에 가까운 사람을 살렸다는 의미는
해직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지금 똑같은 상황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이런 사실 조차 몰랐던 누엔씨는 92년 미국과 베트남의 화해무드가
조성되자 떠돌이 생활을 하던 아내와 세아들을 92년 미국으로 데려
왔고 이후 지금까지 전 선장을 찾아 헤멨다.

“한시도 잊지 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번에 만나면
우리 가족 모두가 그를 한번씩 안아 줄 겁니다.
새 생명을 줘서 감사합니다 이러면서요.”

전씨는 가족들과 함께 8월 5일 입국해 8월 8일(일) 샌타애나에서
리틀 사이공 커뮤니티가 주최하는 환영 행사에 참가한다.

이 자리에는 구조된 96명중 리틀 사이공 인근에 거주하는 10여명의
가족들과 가든그로브와 웨스트민스터 시장, 시의원, 베트남 정계,
경제계 인사들과 한인 인사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