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공간 ★/감동의글 이야기

오늘 처음 만난 어르신

털보아찌 2009. 3. 24. 21:02

저는 장애인입니다.

92년 교통사고를 당해서 목발 집고 다니다가

3년전 넘어져 이젠 일어나지 못하고 누워만 지네고 있습니다.

일어서지를 못하니 오셔서 해줄수 있는지요?

마사지를 받고 싶은데 가격은 얼마 인지요?

수화기 넘어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지긋한 연세를 느끼게 합니다.

가격을 얘기하고 사시는 곳을 얘기하고

빨리 와 달라는 말에 준비를 하고 출발했습니다.

 

전철역에서 내려서 버스를 타고 설명하신곳에서 내려

횡단보도를 건너 약국을 끼고 돌아 사거리 지나 또 사거리를 지나

가스판매소를 끼고 돌아 큰대문 지나 전봇대 옆작은 문을 열고 3개계단을 내려와

재일 안쪽 지하206호

문을 열어 놓고 기다리신다고 했는데

문을 열어 놓고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이렇게 처음 으로 만나신 69세 되신 손님 을 예기 하고자 합니다.

처음 이지만 마음이 아파서.........

 

제가 온다고 창문까지 열어 놓고 환기를 시키고

혼자서 정리를 한것이 눈에 보입니다.

마사지를 받으시면 따뜻해야 한다고 문을 닫고 나니

조금씩 냄세가 나기 시작 합니다.

요실금이라고 합니다

기저귀를 차고 계십니다

가만히 있어도 조금씩 흐른다고 합니다.

그 양이 너무 많아서 기저귀를 하루 5번 이상 갈아야 한다고 합니다.

제가 온다고 새로 갈았다는데.....

집안에 냄세가 베여 있습니다.

 

할머니와 사별하고 자식들과는 멀리 떨어져 혼자 살고 계셨습니다.

식사는 혼자서 차려드시는데 보지 않아도 힘드신것이 느껴 지지요

그나마 반찬은 이틀에 한번씩 사회복지사님들이 가져다 준답니다.

그리고 78세 되신 자원봉사할아버지께서 일주일에 3번 오셔서 말벗을 해주시고

가신다고 합니다.

마사지 중에 그 자원봉사자 할아버님이 오셨기에 쉽고 간단하게 할수 있는 발마사지를

가르쳐 드렸습니다.

봉사하러 오셨을때 발을 많이 주물러 드린답니다.

그래서 쉽게 배우고 할아버님 힘안들고 시원하게 하는 방법들을 일러 드렸지요

보통 한시간 발마사지인데 정성들여 스트레칭부터 시작해서 하다보니 두시간이 지났습니다.

 

마사지를 끝나고 집에 오려는데 너무 너무 고맙다고 그냥 못보내겠다고 합니다

전화로 짜장면이랑 탕수육에 소주 2병을 시켰습니다.

할아버지 께서 콧노래를 부르십니다.

몸과 마음이 날아 갈것 같다면서 오늘이 생일 같다고 하십니다.

그 모습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오늘 성당에서 신부님이 오셔서 30만원을 주고 갔답니다.

인연이 되려니 이렇게 만났다면서 너무 반갑답니다

평소에 치료를 받지도 받을 수도 없으니 혼자서 자신의 건강에 대해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셨을까요. 다른 사람들은 많은 치료 방법들을 할텐데

혼자이시다 보니 다른 아무 방법도 취하지 못하고 계시다가

우연히 마사지학원광고를 보고 마사지를 받으면 다리가 좋아지지 안을까 하고

전화를 했는데 학원 원장선생님이 저를 소개 해 주셨다고 하네요.

 

짜장면을 한그릇 먹고 소주도 먹고 탕수육도 먹고 왔습니다.

고맙다고 수고료를 주는데 받아야 되는지 받지 말아야 하는지 갈등이 심했지요

그런데 봉사자 할아버지께서 너무너무 수고 하셨는데 받으시라고 해서

받기는 받았으나 기분이 영 깨운하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긍정적인 마음으로 항상 밝게 사시는 모습이 너무 아름 다웠습니다.

많은 연세에 봉사 활동하고 계신 어르신이나

몸이 많이 불편하시지만 밝은 모습의 어르신들을 보고 돌아 오는 기분은 좋았습니다

빨리 완쾌 되시길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