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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얼음골~능동산

털보아찌 2009. 6. 29. 07:11

밀양 얼음골 ~ 능동산                                           부산.06.9/22 - [산&산]<80>

 
계곡 곳곳 호젓한 가을 정취

바야흐로 전국의 산에 '가을의 동화'가 펼쳐지고 있다. 산꾼들의 '가을의 동화'에서 억새, 단풍은 필수 소재다. 단풍 소식도 들린다. 금강산 설악산에서는 단풍이 시작됐다고 한다. 부산 일원은 다음달 말쯤이 절정기일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억새는 이미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당장 찾아가더라도 번득번득하는 빛깔의 억새들이 지천이다. 벌써부터 단풍 산행을 계획하는 이들도 있고 억새 군락지를 찾아 나선 이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산팀은 계곡을 권한다. 가을숲에 웬 계곡이냐고? 영남에서 초가을의 정취를 묻기로는 계곡이 단연 으뜸이다. 계곡의 서늘한 기운 덕에 나무와 수풀에서 가을 분위기가 물씬 나고 또한 호젓하다. 그 산행지로 밀양 얼음골~능동산 코스를 내놓는다.

밀양 얼음골 주변 전경. 형형색색의 단풍들이 제 빛깔을 찾아 거대한 암벽들과 조화를 이루면 마침내 가을산의 진면목이 드러날 것이다.

 

 

얼음골 등산로는 얼음골 너덜지대 코스와 아이스밸리호텔에 못미쳐서 능선으로 오르는 코스 등 2가지가 일반적이다. 여기에서 소개하는 코스는 그 사이의 암릉지대로 오르는 코스다. 편의상 가마불능선이라 이름붙인다. 가마불능선은 거대한 바위의 연속이어서 척 봐도 아찔하다. 그래서 발걸음이 많지 않지만 막상 들어서면 길이 뚜렷하고 상태도 좋은 편이다.

다만 두어 지점이 다소 어렵고 가파르기 때문에 산행 경험이 많은 이들과 동행하기를 권한다. 비가 오거나 얼었을 때는 피하는 게 좋다. 하산로로는 부적합하다.

하산로인 능동산 서북능선 길 역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흔히 능동산을 지나 가지산 방향으로 이은 뒤 석남터널로 내려서서 쇠점골로 연결한다. 그래서 산행시간이 적절하고 쇠점골의 핵심을 빼놓지 않고 둘러볼 수 있다는 게 이 코스의 장점. 능선에 올라서면 억새가 한창이어서 가을의 정취도 만끽할 수 있다.

전체 산행은 얼음골에서 산행을 시작해 주능선에 오른 뒤 능선을 따라 능동산으로 이어간다. 그리고 정상에서 다시 오던 길을 되돌아 나와 쇠점골로 내려온다. 구체적인 경로는 밀양시 산내면 남명리 얼음골 입구 119 휴게소~결빙지~가마불폭포~가마불능선~주능선~968봉~능동산~서북능선~터널 환기탑~쇠점골~호박소~구연마을~버스정류소 순이다. 휴식시간을 포함해 5시간 30분 안팎이 소요된다.

산행 기점에서 올려다보는 산세는 묘한 감정에 빠져들게 한다. 거대한 암벽을 곳곳에 품은 산줄기들이 치마자락처럼 물결치는 장관에 경탄을 터뜨리다가도 어느 순간 위협을 느끼기도 한다. 119 휴게소 뒤 구름다리를 건너면서부터 산행을 시작한다. 구름다리 아래로 흰 암반에 맑은 물이 담긴 계곡이 이채롭다.

포장길을 따라 10분쯤 오르면 천황사에 닿는다. 천황사 석불좌상(보물 1213호)의 우아한 자태는 산꾼의 마음을 섬세하게 어루만지는 듯하다. 결빙지 방향으로 이어간다. 절 앞 다리를 건너 계곡을 따르면 된다. 결빙지까지는 4분이면 닿는데, 요사이 얼음은 없어졌어도 바위 틈에서 찬 바람이 올라온다.

결빙지에서 직진하면 너덜지대를 거쳐 천황산에 오르는 길. 왼쪽 가마불폭포(협곡) 방향으로 연결한다. 수십미터의 직벽에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지는 가마불폭포. 7분이면 닿는다.

본격적인 들머리는 결빙지와 가마불폭포(협곡) 중간 쯤 능선에서 열린다. 철제 계단이 직각으로 굽어진 곳에 산행 띠가 서너개 붙어 있다. 가마불 폭포에서 3분정도 걸린다. 초입부터 제법 가파른 편이다.

조망이 시원하게 터지는 전망바위까지는 초입에서 18분이 걸린다. 흰 암릉지대가 독특한 백운산이 눈에 들어오고 그 너머로 가지산 운문산 구만산 억산이 보인다. 두번째 전망바위는 5분 후에 만난다. 이후로 산길과 바위길이 수시로 엇갈린다. 등로의 왼쪽에는 그나마 산사면이 있지만 오른쪽에는 깎아지른 듯한 직벽이 수십 길 뻗어 있다. 아찔하다. 한두 곳 정도 어려운 지점이 있지만 큰 바위를 둘러가기도 하고 가풀막을 내처 오르기도 한다.

35분여를 오르다 보면 로프 지점이 나온다. 높이가 5m 정도로 다소 부담스럽지만 정작 오르면 그다지 어렵지 않다. 여의치 않다면 왼쪽을 잘 살핀 다음 약간 내려서서 우회하는 길을 택해도 된다.

점점 가팔라진다 싶을 즈음에 주능선길에 올라선다. 로프에서 주능선까지 15분. 남서쪽으로 펼쳐진 억새밭이 장관을 이룬다. 샘물상회에 들러 억새 군락과 코스모스 정원을 보며 차 한잔을 마셔도 좋으나 시간이 지체될 것을 감안해야 한다.

능선에 올라선 뒤 동쪽 능동산 방향으로 이어간다. 삼각점이 있는 1049봉까지는 7분이 걸린다. 여기서부터 억새가 산행 벗이 되어준다. 천황산 재약산 등 주변 산자락도 시원하게 조망된다.

능선길을 이어 6분쯤 가다보면 갈림길을 만난다. 왼쪽 하산로는 얼음골 입구로 이어진다. 얼음골 4.7km푯말이 있다. 진행 방향의 오른쪽 길로 들어선다.

억새와 수풀을 헤쳐서 진행하다 보면 임도에 닿는다. 7분. 코스에서 임도구간은 모두 30분 가량인데, 임도를 잠시 따라가다 오른쪽 주암마을로 가는 갈림길에서 주의만 하면 쉽게 이어갈 수 있다. 갈림길에는 산행 띠가 많이 달려 있어서 자칫 잘못 들 수 있는데, 왼쪽 길로 연결한다.

968봉 오름길 초입에서부터 임도가 끝나고 산길이 시작된다. 억새밭을 가로질러 12분쯤 가다보면 968봉에 오른다. 정상에 별다른 표식은 없다.

산길을 따르다 7분쯤에 임도를 잠시 만났다가 다시 왼쪽 능선으로 오른다. 샘터를 거쳐 갈려면 임도를 조금 더 따르다 왼쪽 산길로 접어들면 된다.

샘터에서 오르는 갈림길을 지나면 능동산 정상에 오른다. 샘터갈림길까지 7분, 정상까지 다시 5분. 정상은 정상석과 돌무더기가 있는 평평한 터인데, 조망이 동남쪽으로 시원하게 열려 있다.

하산길은 온 길을 되돌아 1분쯤 내려가다 북쪽으로 나 있다. 진행 방향의 오른쪽에 길이 나 있다. 나뭇잎이 깔려 있는 탓에 다소 흐려서 주의를 기울여야 찾을 수 있다.

곧 가파른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20분쯤 내려서면 공사용 삭도 설치지점을 만난다. 나무 밑동에 철제 케이블을 연결해 놓은 곳으로 '쉬익쉬익'하는 작동 소리에다 위험 팻말, 로프가 설치돼 있어 불안한 마음도 들지만 조심해서 지나면 별 무리는 없다.

환기탑 공사는 올 6월에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늦어지면서 마무리공사가 진행 중이다. 삭도 설치지점에서 7분 더 내려가서 만나는데, 이 구간에서는 길 찾기가 다소 까다롭다. 공사 현장 아랫부분까지 간 다음 왼쪽으로 계곡을 끼고 내려서면 된다.

다시 산길로 이어진다. 12분 정도 가면 계곡으로 내려선다. 쇠점골이다. 물길을 건너서 따라 내려가면 쇠점골 핵심 볼거리를 잇따라 만난다. 계곡을 건너 4분 후에 만나는 오천평 반석이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다. 오랜 세월에 걸쳐 계곡은 천상의 석공 솜씨를 뽐낸다. 거대한 바위를 최고급 대리석 이상 가는 멋들어진 암반으로 창조해낸 것이다. 미끄러지듯 이어지는 암반 위로 맑은 계곡물이 흐른다. 경탄이 터진다.

암반 위를 미끄러지다 바위를 넘어 수직 낙하하는, 계곡의 곡예를 벗삼아 내려선다. 백연사 앞까지 내려와 호박소에 들른다. 호박소는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독특한 빛깔로 객을 맞는다. 오천평 반석에서 호박소까지 18분. 다시 백연사앞으로 내려온 뒤 구연마을을 지나 버스 정류장에 닿으면서 산행을 마무리한다. 구연마을까지 17분,버스정류소까지 다시 3분. 문의 위크앤조이팀 051-461-4164 박낙병 산행대장 011-862-6838.        글·사진=김영한기자 kim01@busanilbo.com

 

밀양 얼음골 ~ 능동산 산행수첩

 

주능선의 억새군락지.

원점회귀가 가능하고 연결 교통편도 그리 나쁘지 않아서 자가승용차나 대중교통 모두 이용에 큰 불편은 없다.

자가승용차는 경부고속도로와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모두 무방하다. 1시간 정도면 산행기점에 닿는다. 경부고속도로는 서울산(삼남) 나들목에서 내린 뒤 언양 방면 35번 국도에 올랐다가 밀양 창녕 석남사 방면 24번 국도로 갈아탄다. 석남사를 지나 석남터널~호박소휴게소~얼음골 순이다.

신대구부산고속도로의 경우 밀양 나들목에서 내려 울산 언양 방면 24번 국도에 오른 뒤 산내면~얼음골 순으로 진행하면 된다.

대중교통도 편리하다. 언양을 거쳐 갈수도 있고 밀양을 경유해도 된다. 부산노포동터미널에서 언양행 버스는 20분 간격으로 다닌다. 언양시외버스터미널(052-262-1007)에서는 석남사정류장행 버스를 타고 간뒤 다시 얼음골행 버스로 갈아탄다. 석남사행 버스는 오전 6시에 첫 차가 출발한다. 석남사까지 소요시간 30분, 요금 1천200원. 석남사~얼음골간 밀성여객(055-354-2320)버스는 오전 8시 20분 첫 차를 시작으로 오전 9시 10분, 11시 10분에 각각 있다. 소요시간은 20분, 요금 1천900원.

밀양을 거쳐 갈 경우 밀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얼음골행 혹은 석남사행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첫 차가 오전 6시 10분에 출발하며 오전 7시,8시,8시 30분,9시 5분,10시 10분,10시 40분으로 이어진다. 요금 3천600원이고 소요시간은 50분.

얼음골에서 밀양으로 나올 때 얼음골~밀양 버스는 오후 3시 30분에 출발하고, 석남사~얼음골~밀양 버스는 오후 4시 10분,오후 5시 10분,오후 6시 10분에 각각 출발한다. 얼음골에는 20분쯤 후에 정차한다. 김영한기자

 

밀양 얼음골 ~ 능동산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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