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질 듯 걸친 모습에 '오싹'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온천장역에서 명륜동역으로 가다 오른쪽의 금정산을 보면 예기치 않은 호기심에 직면하게 된다. 금강케이블카 철탑에서 오른쪽으로 서너 번째에 있는 한 지능선의 예사롭지 않음이다. 그리고 그 느낌은 능선이 하늘금으로 더욱 뚜렷하게 보이는 명륜동역으로 갈수록 더욱 강하게 다가온다. 바로 기둥바위,너럭바위 등으로 치솟은 일련의 바위 군상이다.
멀리서 봐도 그 아름다움이 짐작되고도 남는 이 군상은 가까이서 보면 더욱 매력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출근길 바로 옆에서 다소곳한 미소로 유혹하고 있는 점도 당장이라도 따라 올라가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이번 주 산&산은 바로 이 능선을 찾았다. 예상대로 아름다운 능선길은 탄성으로 이어졌다. 특히 바위 군상의 매력은 눈을 의심할 정도였다. 일부 산꾼들 사이에서 통하는 속칭 '아기자기능선'은 이 능선을 너무 박하게 부른 것 같았다.
나선 김에 상계봉(640m)도 다녀왔다. 고당봉은 주봉이지만 아름다움에서 상계봉을 따라오지 못한다는 것이 많은 산꾼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1천300리 유장한 흐름을 마감하는 낙동강을 굽어보며 주변의 산야를 호령하는 헌걸찬 모습도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다.
산행경로는 다음과 같이 꾸며졌다. 부산 금정구 장전2동 규림병원~아기자기능선~제2망루~남문~망미봉~상계봉~제1망루~수박샘~남문~휴정암~약수정사~민속예술관~(동래구 온천1동) 공영주차장 앞 금강공원 출입구 순이다. 이 코스를 걷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3시간이면 충분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는 시간과 휴식을 포함하면 4시간~4시간30분쯤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날머리를 원점회귀에 가까운 금강공원 출입구로 낸 것은 이 지역이 전통의 온천지역인 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다. 무더운 여름날 산행으로 지친 몸을 풀기에는 뜨근뜨근한 온천물만한 것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기자기능선과 상계봉만 둘러보고자 한다면 구태여 이 코스의 하산 경로를 따를 필요가 없다. 사통팔달로 뚫려있는 등산로 중 형편에 맞는 등로를 택하면 된다.
산행 들머리는 규림병원이다. 금강공원 식물원 입구 삼거리에서 산성 가는 길(위쪽)을 따라 6~7분쯤 거슬러 올라가면 도로 왼쪽의 하얀색 건물로 만난다. 산행은 그 건물과 바로 아래의 광명사유치원 사이 계단길을 오르면서 시작된다. 맞은편에 세명병원이 있어 참조한다. 양 건물 담벼락으로 만들어진 그 길은 이내 솔밭으로 연결된다.
솔밭에 들어서면 길은 약간 희미해지거나 복잡해진다. 솔밭이 구릉으로 펼쳐져 있는데다 여러 갈래의 길이 미로처럼 얽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황할 이유는 없다. 아기자기능선 초입으로 연결되는 등로는 지나온 골목길을 연장한 가상의 길을 12시 방향으로 봤을 때 11시쯤 방향에 나와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차소리가 나는 오른쪽의 산성 오름길과 왼쪽의 건물 사이 중간 지점에서 약간 왼쪽으로 치우친 방향과 비슷하게 간다고 생각하면 큰 무리가 없다. 그 길을 쫓아 1~2분쯤 가면 장마가 져서 물이 흐르고 있는 조그마한 지류(평소에는 물이 흐르지 않을 확률이 높음)를 만나고 그 지류를 건너 오름길의 등로를 따라가면 능선 초입에 쉽게 연결된다. 나침반을 사용한다면 260도(서쪽)방향이다. 계단길 입구에서 3~4분 소요. 이후 길은 오름길(능선)로 줄곧 올라가면 된다. 중간중간에 만나는 갈랫길은 무시한다. 능선 초입에서 바위지대가 시작되는 지점까지 14~15분 소요.
암릉이 시작되면 여러 군데서 조망이 터진다. 일부는 너럭바위로 일부는 둥근바위로 나타난다. 바로 오르는 방법과 우회하는 길이 있어 각자의 형편에 맞게 취사선택한다. 암릉 시작점에서 전망대인 너럭바위까지 7분,다시 기둥바위까지 7분.또다른 너럭바위까지 3분쯤 걸린다. 지하철에서 볼 때 예사롭지 않은 느낌을 줬던 기둥바위(선바위)는 현장에서 보면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크기도 보통이 아니지만 칼로 자른 듯한 사각형의 모양이 대단히 인상적이다. 암릉은 두번째 너럭바위에서 10분간 더 이어간다.
암릉이 끝나고 곧이어 나타나는 3기의 무덤을 차례대로 지나고 나면 길은 다시 경사도가 거의 없는 구릉 속으로 들어간다. 이 역시 오름길과 서쪽으로의 방향을 잡아 나가면 별다른 문제점이 없다. 유별나게 계곡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케이블카 승강장과 남문으로 연결되는 비포장도로와 만나게 된다. 암릉이 끝난 지점에서 15분쯤 걸려 비포장도로를 만나지 못한다면 원래의 등로로 되돌아오길 바란다.
비포장도로에서 낙동정맥 주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도로를 가로질러 오른쪽의 자락으로 열려있다. 하지만 이 길을 찾기 어렵다면 비포장길(방향은 오른쪽·남문쪽)을 따라 올라가도 무방하다. 두 길은 제2망루 못미친 지점인 비포장길 삼거리에서 만나기 때문이다. 등로를 따른다면 비포장길 삼거리까지 7분쯤 걸린다.
제2망루는 진행방향 정면('마음의 찌꺼기만 버리고 가십시오' 광고판 오른쪽)에 보이는 비포장길(일부 포장)로 올라야 만날 수 있다. 등로를 따르지 못하고 비포장길로 올랐다면 진행방향의 오른쪽이다. 그 길을 따라 올라가면 1분이 채 걸리지 않아 산성을 만나게 된다. 남문으로 향하는 등로는 둔덕에 올라서서 비포장길을 버리고 이정표(남문 0.3㎞)가 서 있는 쪽(진행방향 왼쪽)의 산성을 타고 내려간다. 다만 제2망루가 등로의 반대편에 가까이 있어 잠시 다녀온다. 남문으로 내려서는 초입에 금정산 역사탐방로 안내판이 있어 참고한다. 남문까지 4분.
남문에 닿으면 상계봉으로 가는 길은 망미봉으로 이어진 성벽을 따라가는 방법과 제법 널찍한 길인 수박샘을 거쳐 가는 방법이 있다. 둘 중 어느 쪽을 택해도 무방하지만 산&산 팀은 망미봉으로 오른 뒤 수박샘으로 해서 돌아오는 코스를 택했다. 성벽과 나란한 능선의 오름길은 진행방향 정면으로 나 있다. 망미봉까지 9분,헬기장까지 7분,안부사거리까지 4분이 걸린다.
안부사거리를 직진으로 통과하면 몇 발짝 가지 않아 길은 다시 갈래로 나뉜다. 이 역시 선택의 문제다. 성벽으로 바짝 붙어 상계봉에 오른 뒤 제1망루로 내려온다. 오른쪽의 다소 거친 길은 그 반대다. 상계봉 가는 도중 만나는 갈림길에선 왼쪽을 따른다. 상계봉까지 13분,상계봉에서 되돌아나와 만나는 갈림길까지 5분,제1망루까지 3분이 소요된다. 제1망루에서 안부로 내려서는 길은 진행방향 오른쪽에 뚜렷한 내림길로 나 있다. 직진(평이한 능선길)하면 파류봉으로 가게 된다. 안부사거리까지 4분.
물맛이 좋은 수박샘은 안부사거리에서 왼쪽의 널찍한 임도로 연결된다. 6분 소요. 다시 남문까지 5분 소요.
남문에서 휴정암으로 가는 길은 하얀집과 '휴정암 150m' 입간판이 서 있는 비포장도로의 또다른 삼거리로 연결된다. 하얀집은 남문의 성문을 통과,왼쪽의 찻길을 따라 1분쯤 가면 하얀집 안내 간판으로 이어진다. 비포장 삼거리는 하얀집 왼쪽에 열려 있는 오솔길을 따라 5분쯤 가면 포장마차 지대로 만난다. 휴정암은 여기서 입간판이 가리키는 쪽(진행 방향 왼쪽 내리막길)을 향해 3분쯤 걸어 내려가면 주황색 페인트의 지붕으로 다가온다. 진행방향 정면(금강공원 안내 간판)으로 오르면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간다.
약수정사는 휴정암에서 케이블카 승강장쪽으로 4분쯤 걸어 나와 케이블카 궤도와 나란히 내려가는 능선(계단)길을 따라 5분쯤 가면 철제 이정표 왼쪽의 계곡으로 연결된다. 계곡으로 내려서기 전에 이정표를 지나 진행방향 정면으로 조금만 더 내려가면 약수정사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 찾아볼 만 하다.
계곡으로 내려서면 약수정사는 5분쯤 걸려 수국의 향긋한 냄새로 반겨준다. 이어 길은 계곡을 따라가면 큰 어려움 없이 이어갈 수 있다. 약수정사에서 청룡사까지 10분,칠성암 갈림길까지 6분,소림사까지 2분.민속예술공연장까지 2분,공원출구까지 다시 2분이 더 걸린다. 산행안내 위크앤조이 레저팀 051-461-4161,박낙병 산행대장 011-862-6838.
글·사진=진용성기자 ysjinbusanilbo.com
***산행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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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칭 아기자기능선의 들머리인 규림병원은 지하철 1호선이나 동래,금정을 오가는 노선버스를 이용해 접근할 수 있다.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온천장역에 내리면 된다. 이후 규림병원까지는 산성마을 버스를 타고 오르거나 걸어서 가야 한다. 산성버스 정류소는 온천장역에서 부산대쪽 방향의 육교를 건너면 바로 아래에 있다. 버스를 타고가다 규림병원이나 광명사유치원 앞에 내려달라 하면 정차시켜 준다. 걸어서 간다면 들머리까지 20분쯤 걸린다.
노선버스는 금정초등학교나 식물원입구 정류소에 내리면 된다. 어느 정류소에 하차하든 병원까지는 5~6분이 걸린다.
이 구간을 오가는 노선버스는 현재 80번,80-1번,77번,100번,100-1번 등이 있다. 80,80-1번은 남산동과 진시장을 오가며 100,100-1번은 송정과 구서동을 운행한다. 77번 버스는 북구 감전동에서 장전동 부산대를 잇는다.
온천수로 영업하고 있는 온천장 일대 목욕탕은 모두 11곳이다. 요금은 4천원으로 거의 균일하며 오래된 목욕탕으로는 금천탕 녹천탕 천일탕 현대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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