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낚시 이야기 ★/낚시 채비도

여러가지 상황에 따른 챔질법

털보아찌 2008. 10. 16. 07:10

꾼들에 따라 챔질하는 모습은 천차만별이다.

 

어떤 이는 챔질을 하는 것 같이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슬쩍 낚싯대를 드는 정도에 그치지만, 어떤 꾼은 마치 전장의 무사가 대검을 휘두르는 것 처럼 연신 바람소리를 일으키며 힘차게 챈다. 이런 개개인의 특유한 챔질방법을 자세히 살펴보면 대부분 변함이 없다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챔질하는 방법도 상황에 따라 달라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스타일로 굳어져 버려 언제나 천편일률적이면 이로 인해 좋지 못한 결과를 초래한다.

 

 챔질에도 몇가지 원칙이 있다. 강하다고 마냥 좋은 건 아니며, 가볍게 한다고 바람직한 것도 아니다. 여러가지 상황에 따라 챔질방법은 달라져야 한다.

 

 

원줄 관리는 정확한 챔질을 위한 선행과제

 

 



 

채비를 흘려 보낼 때 수면 위에 원줄이 지나치게 늘어져 있는 것은 채비가 원활하게 흘러가지 못하게 할 뿐 아니라, 뒷줄 견제를 불가능하게 해 여러모로 좋지 못하다. 게다가 챔질을 할 때도 상당한 마이너스다. 힘차게 챔질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불필요하게 늘어진 원줄만 당겨올 뿐, 정작 중요한 밑채비는 까딱도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선 가급적이면 원줄이 수면 위에 늘어져 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낚싯대와 원줄, 찌는 일직선상에 놓여 있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낚싯대를 약간만 끌어 당겨도 찌와 밑채비 역시 끌려 올수 있을 정도로 원줄을 잘 추스려야 입질이 왔을 때 정확한 챔질을 쉽게 할 수 있다.


강한 챔질은 장비와 채비를 약하게 만든다

채비가 약할 때는 챔질도 약하게 해야 한다. 강한 챔질은 약한 채비를 더욱 약하게 만든다. 물색이 지나치게 맑거나, 대상어의 씨알이 잘아 가는 목줄을 쓰는 경우엔 절대 강하게 챔질을 해선 안된다. 가는 목줄은 지긋이 힘이 주어지는 경우엔 얼마든지 견뎌내지만, 갑작스런 충격에는 생각 이상으로 약하다. 따라서 강한 챔질엔 매우 허무하게 끊어져 버리고 만다. 가는 목줄에 강한 챔질은 절대 금물이다.

또한 강한 챔질은 낚싯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낚싯대도 낚싯줄과 마찬가지로 순간적인 충격에는 매우 약하다. 그래서 강한 챔질로 인한 충격에는 의외로 쉽게 부러지는 경우가 많다. 낚싯대는 전체적으로 힘을 받으면 놀라운 탄성으로 힘을 골고루 분산해 무척 강하지만 순간적으로 일부 부위에 충격이 전해지면 한없이 약하다. 이런 낚싯대의 특성을 무시하고 강한 챔질을 반복하면 어떤 낚싯대라도 ‘불량품’으로 전락하고 만다.


큰 바늘을 쓰면 챔질도 강하게

바늘 크기와 챔질강도와도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 결론부터 말해 바늘크기와 챔질강도는 비례한다. 바늘이 작은 경우에도 강한 챔질은 금물이다. 얼핏 생각하면 작은 바늘이 제대로 꽂히게 하기 위해선 챔질을 강하게 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챔질을 강하게 한다고 해서 작은 바늘이 정확히 꽂히는 건 아니다.

작은 바늘은 비록 강도가 약하지만, 가늘고 날카로와 입언저리에는 오히려 더 잘 꽂히므로 특별히 강하게 챔질을 할 필요가 없다. 또한 작은 바늘은 이물감이 적어 대부분 완전히 삼키는 경우가 많아 챔질을 강하게 하지 않아도 된다.

정작 강한 챔질을 해야 하는 건 크고 두꺼운 바늘을 쓸 때다. 큰 바늘은 이물감을 쉽게 느끼므로 왠만해선 감성돔이 목구멍 깊숙히 삼키지 않아 대부분 입 언저리에 걸린다. 그러나 감성돔 입언저리는 의외로 딱딱해 바늘 끝만 걸쳐지기 쉽다. 그러므로 큰 바늘을 쓸 때는 다소 강한 챔질로 바늘이 정확히 꽂힐 수 있도록 하는 게 유리하다.

입질이 약아 제대로 챔질이 되지 않을 때는 작은 바늘보다 큰 바늘을 쓰는 게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어, 챔질도 작은 바늘을 쓸 때는 강하게, 큰 바늘은 약하게 해야 되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바늘이 작아서 정확한 챔질이 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작은 바늘은 쉽게 내뱉을 수 있고 큰 바늘은 내 뱉는 도중 입 언저리에 걸릴 확률이 높기 때문일 뿐, 챔질 강도와는 무관하다. 작은 바늘은 약하게, 큰 바늘은 챔질도 강하게 하는 게 원칙이다.


미끼에 따라 챔질 타이밍도 다양하게


 


미끼는 챔질 타이밍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미끼인 크릴을 쓸때의 챔질 타이밍만 고집하면 다른 미끼를 쓸때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크릴은 감성돔용 미끼 중 가장 부드러운 편이다. 그래서 입질을 받은 뒤 챔질도 빨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크릴보다 질기고 딱딱한 미끼를 쓸 때는 챔질을 늦게 하는 게 좋다. 빠른 챔질은 백해 무익하다. 게를 미끼로 쓸때는 찌가 빨려 들어가고 나서 한참을 기다렸다 챔질해도 빈바늘만 올라오거나, 깐새우를 쓰는 경우에도 힘겨루기 도중 바늘이 빠져버리는 일이 잦은 건 챔질을 너무 빨리 했기 때문이다.


낚싯대를 끌고 가는 입질땐 한 템포 늦게

입질이 찌가 아닌 낚싯대를 통해 직접 전달되는 경우, 놀란 마음에 급하게 챔질을 하면 의외로 제대로 챔질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얼핏 생각하면 낚싯대를 끌고 갈 정도라 챔질 타이밍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이런 경우에도 챔질 타이밍을 정확히 맞추지 못하면 쉽게 바늘이 빠져 버리고 만다. 또한 너무 놀라 미처 베일을 닫지 않고 성급하게 챔질하는 경우가 많고 이런 경우 원줄이 엉켜 엉망이 되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따라서 이처럼 입질이 낚싯대에 직접 전달되는 경우엔 결코 당황하지 말고 우선 베일을 닫은 다음, 초릿대가 계속 끌려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후, 짧고 강하게 챔질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한 이런 경우엔 힘겨루기를 하는 도중 바늘이 빠져버리는 일도 많으므로 첫 챔질때는 반드시 강하게 할 필요가 있다.


멀리서 입질오면 여러번 챔질해라

채비를 흘려 보내 입질을 받은 경우엔 챔질을 강하게 해야 한다. 갯바위 근처에서 입질을 받았을 때처럼 슬쩍 낚싯대를 끌어주는 정도로는 찌도 까딱하지 않는다. 바람소리가 날 정도로 크고 강하게 챔질을 해야 비로소 바늘까지 힘이 전달돼 제대로 챔질이 된다.

하지만 너무 멀리서 입질이 오는 경우엔 아무리 강한 챔질이라고 하더라도 한번으로는 정확하게 바늘이 꽂히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럴 때는 처음 챔질 후 릴을 몇번 감고나서 다시 챔질하는 동작을 반복해 확실하게 바늘이 꽂히도록 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 멀리까지 채비가 흘러간 경우엔 원줄이 많이 풀려진 상태이므로, 강한 챔질도 원줄이 완충작용을 해 실제로는 큰 힘이 바늘까지 전달되지 못한다. 따라서 강하게 한번 챔질하는 것 보다는 여러번 챔질을 반복해야 정확히 바늘이 꽂히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강한 챔질은 물고기를 놀라게 한다

강한 챔질이 좋지 못한 또 하나의 이유는 강한 챔질때 동반되는 소음 때문이다. 감성돔은 소음에 매우 민감하다. ‘뻥치기’라고 부르는 불법어로행위가 유독 감성돔을 대상으로 기승을 부리는 것도, 극단적으로 소음을 싫어하는 감성돔의 습성을 이용한 것임을 생각하면, 얼마나 감성돔이 소리에 민감한가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러므로 낚시터에선 최대한 정숙해야 하며 작은 소음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하며 대부분의 꾼들도 소리없이 감성돔을 노린다. 하지만 강한 챔질 때의 바람 가르는 큰 소리에는 의외로 무신경한 꾼들이 많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 때문이겠지만, 실제로는 다른 어떤 소음보다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 낚싯줄을 통해 소음이 물속까지 직접 전달되기 때문이다.

물속에서는 공기중에서보다 소리의 전달속도가 훨씬 빠르다. 그래서 작은 소리도 무척 크게 들리고, 멀리서 나는 소리도 빠르게 전달된다. 그러므로 강한 챔질로 인한 큰 소리는 감성돔의 경계심을 극도로 높게 만드는 악영향을 미치며, 애써 모아놓은 감성돔을 내쫓는 결과를 초래하고 만다.

멀리서 입질을 받은 경우엔 어쩔 수 없지만, 갯바위 근처에서 입질을 받았을 때는 절대 강하게 챔질을 해서는 안된다. 단 한마리의 감성돔을 낚기 위해서라면 상관없다. 하지만 연속적으로 입질을 받아 마릿수 조과를 얻고 싶으면, 강한 챔질을 절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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