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낚시 이야기 ★/낚시 채비도

바늘 선택기준도 이젠 바뀌어야 한다

털보아찌 2008. 10. 16. 07:12

 


성돔바늘은 감성돔낚시에 부적합하다

바늘은 각각의 대상어종을 가장 잘 낚아낼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그래서 모양이나 크기, 특성이 제각기 다르다. 단순히 ‘힘세고 큰 물고기를 낚을 땐 큰 바늘, 입이 작고 힘도 약한 물고기를 낚을 때는 작은 바늘’ 수준이 아니라, 대상어의 습성과 신체구조, 크기, 힘 등을 바탕으로 매우 정밀하고 과학적으로 만들어져 있다. 그래서 각각의 대상어에 맞는 전용바늘을 쓰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다른 어종과는 달리 감성돔용 바늘은 감성돔낚시에 불합리한 점이 많아 전용바늘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 감성돔용 바늘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지나치게 소형만 선호하다보니 강도가 약하다는 것. 대물과의 승부에서 바늘이 부러지거나 펴져 놓치고 마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현재 출시되고 있는 감성돔용 바늘은 0.6호에서 10호까지로 크기가 매우 다양하며, 그 크기를 결정하는 기준은 대상어의 씨알이다. 즉, 1호 이하의 작은 바늘은 살감성돔용, 2∼3호는 40㎝ 미만의 중치급용, 5호 이상은 대물용으로 나누는 게 일반적인 분류법이다.

이런 기준으로 바늘이 만들어지고 호수가 결정되다 보니, 예전의 민장대낚시나 원투처넣기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최근 주류를 이루고 있는 릴 찌낚시에서는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릴 찌낚시는 매우 경량화된 채비를 쓰기 때문에 바늘도 3호 이하의 작은 걸 주로 쓴다. 그래야 채비의 균형이 깨지지 않고, 조류를 따라 채비가 흘러가며 포인트를 탐색하는 릴 찌낚시 고유의 장점을 고스란히 살릴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작은 바늘을 쓰면 강도면에서 결정적인 약점을 만날 수밖에 없다. 단순히 강도만 따지면 5짜 대물은 5호 이상의 큰 바늘을 써야 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와 반대로 1호나 2호를 주로 쓰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여간해선 바닥층에서 벗어나지 않는 대물 감성돔을 낚기 위해선 바닥층을 집중 공략해야 하고, 이런 경우엔 밑걸림을 줄이기 위해 작은 바늘을 쓰는 게 필수적이라 꾼들을 진퇴양난의 어려움에 처하게 만든다.

따라서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크기는 작으면서도 강한 바늘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아직은 이를 만족시켜줄만한 감성돔 전용바늘이 없는 실정이다.

그래서 최근 전문꾼들 사이에서는 작으면서도 튼튼한 벵에돔용 바늘을 쓰는 바람이 불고 있다. 크기는 작지만, 매우 강한 벵에돔용 바늘은 강도에 대한 걱정없이 얼마든지 작은 바늘을 쓸 수 있어 대물 승부에 대단히 효과적이다.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많은 꾼들은 약한 강도를 걱정하면서 감성돔용 바늘을 고집하고 있다. 감성돔낚시에서는 감성돔전용 바늘만 써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감성돔용 1호 바늘로도 5짜 대물을 낚을 수 있다. 그러나 바늘 때문에 놓칠 가능성도 많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릴 찌낚시 시대에 맞는 감성돔용 바늘의 개발이 절실히 요구된다. 벵에돔바늘처럼 작지만 튼튼한 바늘, 예민한 채비를 쓰는데 무리가 없으면서, 걱정없이 대물 감성돔과 승부를 펼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감성돔바늘이 이젠 등장해야 한다.


바늘 쓰는 걸 주저하지 말자

강도에 대한 이야기는 이쯤에서 접어두고 크기에 대해서만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큰 씨알을 노릴 땐 큰 바늘, 작은 씨알을 노릴 땐 작은 바늘을 쓴다. 또한 입질이 약할 땐 작은 바늘, 활성도가 높을 땐 큰 바늘을 쓴다.

가장 기본적이고 원칙적인 이런 틀에서도 벗어날 필요가 있다. 입질이 약은 것이 단순하게 미끼를 건드리기만 할 뿐일 때는 가급적 작은 바늘을 써 바늘에 대한 부담을 적게 하는 게 좋다. 하지만, 활성도와 경계심 둘다 높을 때는 공격적으로 미끼를 삼켰다가도 곧 내뱉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오히려 큰 바늘을 쓰는 게 효과적이다. 작은 바늘은 자연스럽게 바늘이 입안에 박히는 경우가 적지만, 큰 바늘은 내뱉는 도중에 제물걸림이 될 가능성이 많다.

어떤 미끼를 쓰느냐에 따른 바늘선택도 중요하다. 언제나 작은 바늘을 고집해서는 안된다. 깐새우와 같이 부피가 큰 미끼를 쓸 때는 3호 이상의 큰 바늘을 써야 잘 떨어지지 않고 입질을 받았을 때도 챔질이 쉽다. 잡어가 많을 때 위력을 발휘하는 게를 쓸때도 마찬가지로 큰 바늘이 효과적이다.

그럼에도 많은 꾼들은 작은 바늘을 써야 낚시를 잘하는 걸로 착각하는 듯한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 마치 큰 바늘을 쓰면 초보라는 듯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게 두려워서 큰 바늘을 쓰지 못할 정도. 그러나 이런 풍토는 바뀌어야 한다. 큰 바늘이 필요한 상황도 얼마든지 있고, 이런 상황에선 반드시 큰 바늘을 써야 한다.


시가 안될 때는 바늘부터 바꿔라

많은 꾼들이 입질을 받지 못했을 때는 대부분 찌를 바꾸거나 목줄을 좀더 가는 걸로 바꾼다. 그러나 그런 대대적인 채비 변화에 앞서 바늘부터 바꿔보면 의외로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가 많다. 바늘로 인해 입질을 받지 못하거나 입질을 파악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쉽게 믿기 어렵겠지만, 실전에서 바늘을 바꿔보면 자신도 놀랄 정도로 많은 차이점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아무리 생각해도 채비가 잘못되지 않았는데도 입질이 없을 때, 바늘을 바꾸면 기다렸다는 듯이 입질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같은 포인트에서 똑같은 찌와 목줄을 쓰고 같은 포인트를 공략했는데도 자신의 찌만 꼼짝도 않을 때는 십중팔구 바늘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때 무조건 작은 바늘로 바꾸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큰 바늘이 더 위력을 발휘할 때도 많다.


양한 기능을 갖춘 바늘 속속 등장, 그러나…

최근엔 감성돔용 바늘도 매우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크릴색으로 코팅을 한 바늘, 바늘끝이 특별히 날카로운 바늘, 크릴이 잘 떨어지지 않도록 허리에 몇겹의 미늘이 달린 바늘 등 색다른 아이디어로 무장한 바늘이 꾼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이런 제품들은 기본적인 형태나 크기엔 별다른 변화가 없지만, 미세한 기능들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제품은 조과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매우 단순한 변화를 준 것 뿐임에도 의외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제대로 된 바늘의 선택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부 메이커에 대한 맹목적인 선호가 특정 제품에 대한 지나친 편애를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제품들이 감성돔을 낚아주지는 않는다. 특별한 메리트가 없는 건 말할 것도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런 바늘이 아니다. 작으면서도 강한 바늘이다. 릴 찌낚시에 맞는 새로운 바늘이 다른 어떤 것보다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