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할머니가 생각나서 한참을 울었어요... 도와드릴 방법이 없을까요?”
2일 방송된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게시판엔 “‘코 없는 할머니’를 도와달라”는 시청자들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코와 윗입술이 없어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선죽(77) 할머니의 안타까운 사연이 소개된 직후였다.
할머니는 강원도 화천의 한 마을에서 홀로 소를 키우며 살고 있었다. 코가 없다보니 입으로만 호흡을 하는 상황. 음식을 넘기는 것도 힘에 부치는지 밥을 죽으로 만들어 먹었다. 이마저도 소화가 안 돼, 할머니는 식사 후엔 직접 제조한 소화제 ‘쑥엿’까지 먹어야 했다.
방송에 따르면 할머니는 6.25전쟁 당시, 부엌일을 하던중 날아 들어온 포탄을 맞고 코와 입천장이 날아갔다. 전쟁통이어서 마땅한 치료조차 받지 못해, 미군이 운영하던 병원에서 팔의 살점을 떼어내 코에 붙이는 간단한 이식수술만 받았다.
“안 산대... 다쳤으니까, 다쳐서 무섭지... 그 사람도 청춘인데, 깜짝 놀라는게 당연하지~”
보통사람과 다른 얼굴로 남편에게서조차 버림까지 받았다. 22살 여성의 젊음을 전쟁이 한순간에 앗아간 것이다. 몇 년 후, 이웃마을 남자와 재혼했지만 남편은 몸이 너무 약해 평생을 누워서만 생활했다. 때문에 할머니가 남편을 대신해 5남매의 실질적 가장이 되어 성치 않은 몸으로 50여년을 살아왔다.
제작진은 이런 할머니를 위해 코를 만들 수 있는지 병원을 찾았다. 결과는 수술 후면 정상인처럼은 못되더라도 형태를 갖춘 코와 윗입술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적인 진단이 내려졌다. 하지만 할머니는 수술로 인해 생길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수술을 망설여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방송직후, 할머니의 사연을 접한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대단하다, 어찌 저런 몸으로 힘든 세월을 버티셨는지 생각만 해도 눈물이 다 난다”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밝게 웃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보였다”고 털어놓았다.
이같은 감동소감은 ‘할머니를 돕자’는 구제의 목소리로 이어졌다. 한 시청자는 “할머니가 힘들게 평생을 버티신 것 같아 울었다”며 “한으로 남은 코를 만들어 드려 이제라도 마음 편히 거울을 볼 수 있게 해드리자”는 의견을 남겼다. 이외에도 "계좌를 만들어 우리가 나서서 성금을 모으자" "방송사에선 보도에만 그치지 말고 후속조치로 수술 받을 수 있게 기회를 마련해라" 등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선풍기 아줌마’와 ‘발에 혹달린 할머니’ 사연 때와 마찬가지로 후속방송을 내보내 경과를 소개해줬음 한다”는 바람을 아울러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