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어종별·채비★/볼락

볼락낚시 특강

털보아찌 2008. 12. 10. 15:31
볼락낚시는 쉽지만 어려운 낚시라고 한다.

'볼락은 하루에도 천기를 열두 번 본다’, ‘볼락이 토라지면 항우도 울고 간다’ 등등 볼락낚시에 대해 여러 말들이 있는데 이는 볼락낚시를 하다 보면 같은 포인트 같은 물때를 노려 출조해도 벌어지는 상황이 전혀 다르게 나타나며, 어떤 때는 허기진 듯 정신없이 입질을 해대다가도, 어떤 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전혀 입질을 하지 않는 게 볼락의 특성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볼락낚시의 Master Key>

▶볼락낚시는 민장대낚시다
볼락낚시에 필요한 장비는 어떤 것이 좋을까? 볼락낚시는 크게 찌낚시와 맥낚시로 나뉜다. 감성돔낚시에 주로 쓰이는 릴 찌낚시도 사용하긴 하지만 갯바위 연안에서 주로 올라오기 때문에 굳이 릴 찌낚시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볼락=민장대’라는 공식이 통할 정도로 민장대낚시가 가장 보편화되어 있다. 장대의 길이는 여러 가지가 쓰이나 보통 4m 안팎 하나와 6m 안팎 하나 등 2대 정도를 준비하면 충분하다. 이는 공략범위를 넓히기 위해서다. 볼락은 ‘하루에도 천기를 열두 번 본다’고 말할 정도로 입질 수심층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여벌로 길이가 다른 낚싯대를 하나 준비하는 것이 좋다. 특히 수심얕은 수중여밭나 소형 방파제에서는 2m 정도의 수심에서도 볼락이 낚이므로 2.7m 길이의 장대도 준비해 두면 유용하게 쓰인다. 낭창거리는 손맛을 느끼기 위해 민물붕어대를 쓰는 꾼들이 많지만 당황스러울 정도의 강한 입질도 가끔식 들어오는 경우가 있으므로 바다 전용 민장대를 쓰는 것이 좋다.

▶목줄은 가늘게 쓸수록 입질 빠르다
민장대낚시의 경우 원줄은 2∼2.5호를 쓰고 목줄은 1호 안팎을 쓴다. 꾼에 따라서는 0.4호까지 쓰는 경우도 있다. ‘목줄을 가늘게 쓰면 좋은 것은 알지만 그렇게까지 가늘게 써야 할 필요가 있을까?’아마 볼락낚시를 해본 낚시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느끼는 의문일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목줄의 굵기에 따른 차이는 분명히 있다. 목줄이 굵으면 눈에 잘 띄기는 하지만 그만큼 미끼의 움직임이 둔탁해져 볼락이 미끼를 잘 먹으려 하지 않는다. 볼락이 목줄을 타게 되면 미끼를 ‘툭’하고 건들고 마는 까탈스런 입질을 보인다. 특히 살아 있는 민물새우의 경우는 ‘톡톡’ 튀는 새우 특유의 움직임이 있기때문에 목줄을 가늘게 쓰는 것이 좋다. 다른 미끼의 경우도 마찬가지. 볼락의 활성도가 높을 때는 목줄의 굵기가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평균적인 조건 아래서는 목줄의 굵기와 입질 빈도수는 반비례한다고 볼 수 있다.
마릿수 재미를 만끽하기 위해선 가지바늘 채비가 효과적이다. 목줄에 케미라이트를 달아 빛을 좋아하는 볼락을 유인하기도 하는데 이때 케미라이트의 불빛이 너무 밝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따라서 낚시하기 3∼4시간 전에 미리 부러뜨려 놓는 것이 좋다. 준비해 놓은 것이 없다면 검은색 찌고무로 최대한 불빛을 억제시키면 된다.

▶미끼는 청갯지렁이와 민물새우가 으뜸
볼락은 낮보다는 밤에 잘 낚이는 야행성 어종이다. 특히 해질 무렵 활발한 어신을 보인다. 이때는 민물도랑새우와 청갯지렁이가 가장 잘 듣는다. 날이 완전히 어둑해지고 나면 청갯지렁이에 입질이 빠르다. 낮에는 크릴 미끼에도 곧잘 볼락이 낚이곤 하는데 이는 볼락이 크릴을 좋아해서라기보다는 감성돔낚시를 하는 꾼들이 뿌린 밑밥에 반응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낮에는 볼락이 먹이활동을 중지한다고 봐야 하므로 특별히 효과가 좋은 미끼는 없다. 굳이 따지자면 민물도랑새우가 나은 편. 참고로 지역별로 특별히 잘 듣는 미끼가 있는데 동해안에서 볼락을 낚을 때는 현지산 생멸치가 특효미끼로 잘 알려져 있다. 사천이나 남해지방에서는 일명 ‘병아리’로 불리는 사백어에 입질이 빠르다. 청갯지렁이를 쓸 때는 약간의 요령이 필요하다. 핵심은 지렁이를 얼마나 물속에 오래 살려둬서 볼락을 자극하느냐 하는 것. 보통 청갯지렁이의 머리부분을 꿰고 꼬리부분을 잘라내 쓰는 게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지만 물속에서 오랫동안 살지 못해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반감되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것은 볼락은 움직이는 미끼에 더 빨리 반응한다는 것. 먼저 지렁이의 몸통을 잡는다. 그러면 입부분에서 입술이 나오는데 이곳에 바늘을 꿰면 거의 죽지 않고 오래 쓸 수 있다. 볼락은 지렁이를 공격할 때 머리쪽을 맨먼저 공격하므로 굳이 지렁이의 몸통을 끊을 필요는 없다.

▶수중여 있는 조류 언저리 노려야...
볼락 포인트는 감성돔 포인트와는 약간 다르다. 볼락은 센 조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체구가 작아 거센 조류가 있는 곳에는 쉽게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본류에서 뻗어나온 약한 지류대가 있는 곳, 그중 물밑지형이 수중여나 몰로 되어 있는 곳이 포인트다. 또 같은 조건일지라도 일조량이 많아 수온이 상대적으로 높은 곳이 좋다. 이는 낮동안에 데워진 바닷물로 인해 초저녁 볼락의 활성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방파제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길이가 200m에 달하는 대형 방파제보다는 규모가 작은 방파제의 조과가 좋은 경우가 많다. 대형 방파제는 갑작스런 해일이나 폭풍을 막아 주는 역할을 해야 하므로 외항에 테트라포드가 놓여져 있다. 물고기들의 훌륭한 서식처 역할을 하는 테트라포드이지만 볼락에게만은 예외인듯 싶다. 테트라포드 근처에서는 볼락낚시가 잘 되지 않는다. 무슨 소리냐고 반문하는 꾼들도 있을 것이다. 물론 볼락이 잘 낚이는 방파제도 있다. 그러나 방파제 외항에서 낚이는 볼락은 테트라포드를 서식처로 삼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근처의 수중여 주위에 머물다가 물때에 따라서 방파제와 테트라포드를 옮겨다니는 놈들이라고 봐야 한다. 방파제마다 볼락 조과에 차이가 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밑지형이 밋밋한 곳보다는 듬성듬성 수중여가 산재한 방파제(예:거제 느태방파제)의 볼락 조과가 상대적으로 좋다.

▶수심 얕은 곳은 만조 전후가 적기
그럼 볼락이 잘 낚이는 물때는 언제일까?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보통 볼락낚시는 한사리와 한조금을 피한 3∼5물, 11∼13물이 좋은 물때로 알려져 있다. 갯바위에서는 만조 전후에, 배낚시에서는 들물때 조과가 좋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보편적일 뿐 물때 역시 포인트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수심이 얕은 수중여밭의 경우 간조때는 수심이 너무 얕아 물고기의 활동폭이 제한된다. 들물이 시작되면서 수중여가 하나둘씩 잠기면 그제서야 볼락들이 수중여를 타고 활발히 활동한다. 반대로 수심이 깊은 곳은 만조가 되면 일체의 먹이활동을 중지하고 가수면 상태에 접어든다. 때문에 수심 얕은 곳은 만조때, 수심이 깊은 곳은 중날물과 중들물에 볼락이 잘 낚이는 것이다. 방파제의 경우도 중날물과 중들물때 입질이 좋다.

▶정숙하고 예민한 낚시해야..
포인트를 결정했으면 낚시를 해보자. 볼락은 움직이는 미끼를 선호하므로 조금씩 미끼를 움직여 주는 것이 좋다. 초릿대 끝이 조금 움직일 정도로 위아래로 움직이든지, 좌우 지그재그로 끌어 주는 테크닉이 필요하다. 이렇게 하다 보면 어느 순간 ‘투두둑’ 하는 볼락 특유의 앙증맞은 입질을 받을 것이다. 볼락이 물었다고 금방 들어올리게 되면 마릿수 재미는 요원하다. 입질받은 장대를 받침대에 걸쳐놓고 담배 한 대를 피워 무는 여유가 필요하다. 이렇게 해야 쌍바늘 모두에 볼락을 태우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바늘에 걸린 볼락을 보고 호기심 많은 볼락이 나머지 바늘에도 걸려 올라오기 때문이다. 마릿수 재미에 정신없이 낚시를 하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입질이 뚝 끊겨 버렸다. 무엇 때문일까? 이것은 주위의 상황보다는 낚시꾼의 잘못이 크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주위가 소란스럽다든지, 불빛을 바닷가로 비추어졌다든지 하게 되면 볼락 무리들이 순식간에 사라지게 된다. 한 번 흩어진 볼락은 한동안 다시 모여들지 않으므로 다른 곳으로 옮겨서 낚시를 하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한 후 돌아와 낚시를 하는 것이 좋다. 이와는 달리 조금씩 입질이 뜸해지는 경우가 발생할 때도 있다. 이것은 볼락의 경계심이 높아졌기 때문. 따라서 채비를 좀더 예민하게 쓸 필요가 있다. 보통 5푼 정도의 봉돌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입질이 뜸해질 때는 아주 작은 좁쌀봉돌을 달거나 아예 달지 않아서 조금이라도 채비가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입질수심층도 다소 깊어질 확률이 높으므로 길이가 긴 장대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왕볼락은 먼 곳의 수중여 꼭대기를 노려라
소나기 입질을 받고 마릿수 재미를 보고 나니 슬슬 씨알 욕심이 생겨난다. 하지만 낚여 나오는 볼락 씨알은 다 고만고만할 뿐이다. 100원짜리 동전만한 눈알을 가진 왕볼락을 낚을 방법은 없을까? 볼락은 무리를 지어서 생활하는 군집성 어종이다. 작은 씨알과 굵은 씨알이 뒤섞여 생활하기 때문에 젓볼락만 올라온다 하더라도 무리 어딘가에는 분명 왕볼락이 있기 마련이다. 왕볼락은 무리보다 조금 멀리, 조금 더 깊은 곳에 머문다. 따라서 왕볼락을 낚으려면 민장대낚시보다는 릴 찌낚시가 유리하다. 먼저 입질이 집중되는 포인트보다 먼 곳에 있는 수중여를 찾아내는 것이 급선무다. 채비를 흘려 밑걸림이 상대적으로 심한 곳, 수심이 주위보다 얕아 보이는 곳이 수중여일 확률이 크다. 수중여를 찾고 나서는 수중여 꼭대기 부분을 공략해야 한다. 볼락은 머리를 치켜들고 위에서 내려오는 먹이를 취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수중여 바닥을 공략해서는 입질 받기가 힘들다. 수중여라고 판단되는 부근에서 뒷줄을 견제해 수중여벽을 타고 미끼가 넘어가게 해야 왕볼락이 입질하게 된다.

<기타 볼락낚시기법>

▶직벽방파제에서의 맥낚시
테트라포드가 없는 직벽 방파제서 주로 쓴다. 기초공사로 심은 바닥의 석축 틈에 숨은 볼락을 꼬드기는 것이다. 또 대형 테트라포드 사이의 틈을 공략하는 구멍치기에서도 효과를 발휘한다. 2.7m 배낚시 전용 낚싯대에 소형 스피닝 릴을 세팅한 후 채비를 직벽방파제 벽을 따라 내린다. 구멍봉돌이 바닥에 닿는 느낌이 오면 줄을 감아들여 채비를 바닥에서 1m 정도 띄운다. 조류를 따라 방파제를 걸어가며 바닥 전역을 탐색하는 방법이다. 바닥을 훑고 다니다 밑걸림이 생기면 그곳은 기초공사를 할 때 유실된 돌인 경우가 많으므로 이곳을 집중적으로 더듬는 게 핵심이다. 테트라포드 구멍치기를 할 때는 가벼운 봉돌을 써야 하며 가지바늘은 달지 않아야 채비가 테트라포드에 붙은 쩍에 걸리는 번거로움을 없앨 수 있다.

▶털바늘로 여밭 훑기
해질 무렵이나 날이 샐 무렵에 사용하는 채비. 볼락이 피었을 때 짧은 시간 속전속결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미끼를 갈아 끼울 일이 없으므로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한 가지 흠이라면 털바늘을 구입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볼락바늘 8∼10호에 노란색이나 흰 닭털을 대고 고등어 어피로 감싸는데 조금만 손재주가 있으면 누구나 만들 수 있다. 채비운용에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한 번 익혀 두면 유용하게 써 먹을 수 있는 기법이다. 채비를 최대한 멀리 던져 물밑여에 닿기 직전에 끌었다가 정지했다가를 반복한다. 때로는 왼쪽, 오른쪽으로도 끌고 정지하기를 반복해 준다. 끌기와 정지하는 것을 리드미컬하게 해 주어야 하는데 이것이 어색하거나 템포가 고르지 않으면 입질을 받을 수 없다. 부지런히 반복하다가 한 마리가 걸려 들면 그 순간을 기억해 똑같이 반복한다. 그러다 보면 저절로 테크닉이 습득된다.

▶가지바늘로 몰밭 훑기
몰밭은 작은 새우류나 갑각류, 플랑크톤 등이 많이 붙어 살기 때문에 물고기들의 먹이창고이자 은신처가 된다. 볼락은 낮 동안은 이곳에 숨어 있다가 해질녘이면 몰밭 위로 피어 오른다. 이때 날씨나 물때, 수온 등 낚시여건이 잘 맞으면 마릿수 재미를 볼 수 있다. 이 채비로 몰밭 위나 몰밭 주위를 상하좌우 입체적으로 끌어 주기를 반복해 입질을 유도한다. 이때 4∼5분 간격으로 크릴이나 민물새우를 뿌려 준다. 볼락의 활성도를 높여 피어 올리기만 하면 그날 조과는 대풍작이다. 이 채비 역시 끌어 주기가 조과를 결정한다. 볼락은 그 습성상 움직이는 미끼에 빠른 반응을 보인다. 따라서 낚싯대를 움직여 채비를 끌 때 입질이 닿는 경우가 많다. 채비를 끌어 줄 때 찌가 넘어지지 않는 선에서 천천히 끌어 주는 것이 요령이다. 특히 조류가 약할 때는 무조건 채비를 끌어야 입질이 온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맨 처음 낚인 볼락의 체온도 신경써서 점검해봐야 할 부분이다. 볼락이 차게 느껴지거나 채비의 아랫바늘만 물고 올라 온다면 이날 수온이 차거나 볼락의 유영층이 바닥이므로 수심을 탄력있게 조정해 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