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에 대한 진지한 연구와 고민은 조과를 올리기 위한 노력이지만 그 자체가 또 큰 즐거움이 되는것이다. 오늘은 찌낚시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수치와 연관되어 있어 자못 골치 아프게 느껴지는 봉돌의 무게단위에 대하여 알아보자. 구멍찌 낚시에 난생 처음 접하는 'B' 라는 무게단위가 침범함으로서 빚어진 혼란은 오랫동안 입문자를 비롯한 다수의 낚시인들을 헷갈리게 하는 부분이다.
1호는 10푼, 1돈과 같은 무게
조금 안다하는 사람들 조차도 B의 무게는 0.55g이며, 1호+1호=2호가 되지만, "B+B=2B 가 아니다" 하는 정도일뿐 그 이상에 대하여는 오리무중이니, 다시 이 이야기를 끄집어낸다한 들 뻔한 스토리로 시작한다고 비난받을 일은 아닐 듯 싶다. 부력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려면 우선 우리나라 전통의 무게단위인 냥,근,관 부터 따져봐야 한다. 이와 같은 기존의 무게는 중국의 척관법(尺貫法)에 의한 무게의 계량단위인데, 1905년 조선 고종 때 대한제국 법률 제1호로 도량형 규칙을 제정 공포하여 척관법을 미터법과 서양에서 사용하는 야드-파운드 법 과 혼용하도록 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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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비로소 척관법의 기본단위가 되는 길이의 단위인 척은 0.303 m로,
무게의 단위인 관은 3.75 kg으로 정의하였다. 1961년 5월 10일 구(舊)도량형 관계법이
폐지되고 새로운 형태의 계량법이 제정되었으며, 또한 미터법 통일사업이 추진됨에 따라
잊혀져 가고는 있지만 아직도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무게단위는 '근' 이다.
1근은 16냥인 600g으로 계산하는 경우와 10냥인 375g으로 계산하는 경우가 있다.
근의 유래는 고대 중국에서 생긴 것으로, 한대(漢代)에는 약 223g, 당(唐)나라에서는
이것의 약 3배였으며, 송(宋)나라 이후 16냥이 600g으로 정립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현재는 소고기와 돼지고기등 육류에만 600g을 한근으로 적용하며, 버섯이나 인삼 약재 외 모든것을 다룰때는 10냥인 375g을 한근으로 적용한다는 것을 기억하고 우리의 무게단위를 정리해보자 (척관법 : 고대 중국에서 시작되어 전해져 내려온 도량형(度量衡) 단위계) 먼저 호의 개념이다. 금의 무게환산에 가장 많이 쓰이는 한돈이 3.75g인데 이것을 낚시에서는 호의 개념으로 적용된다. 즉 1호는 한 돈 을 말하는데 다른말로 몸메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일본식 표현으로 옳은말은 아니며 그보다 작은 무게단위인 1푼은 10/1돈 0.375g을 말하는데, 열배를 더한 10푼은 1호(한돈)이 된다. 그러나 낚시에서 말하는 호 의 개념이 돈의 개념과 다소 차이가 나는것은, 귀금속이나 한약재의 경우 10돈이 모이면 1냥(37.5g)이 되지만 낚시에 쓰이는 봉돌은 10호로 기록된다는 것이다. 10호가 10개 모이면 100호가 되며 이같은 봉돌의 무게는 흘림낚시뿐 아니라 원투 처넣기용 구멍봉돌은 물론 외줄낚시나 우럭 배낚시용 으로 사용하는 대형봉돌인, 키달이 봉돌에도 같이 적용된다. 50호 봉돌이라면 1호가 3.75g 이니까 3.75 x 50 =187.5g이 되며 100호는, 375g 곧 한근이 되는 것이다. | '호' 와 'B' 의 무게단위 호(3.75g) | 무게(g) | B(0.55g) | 무게(g) | 1.2호 | 4.50g | | | 1호 | 3.75g | | | 0.9호(9푼) | 3.37g | | | 0.8호(8푼) | 3.00 | | | 0.7호(7푼) | 2.62g | | | 0.6호(6푼) | 2.25 | | | 0.5호(5푼) | 1.87g | 5B | 1.85g | 0.4호(4푼) | 1.50g | 4B | 1.20g | 0.3호(3푼) | 1.12g | 3B | 0.95 | 0.2호(2푼) | 0.75g | 2B | 0.75g | 0.1호(1푼) | 0.37g | B | 0.55g | 0.9푼 | 0.33g | J1 or G1 | 0.40g | 0.8푼 | 0.30g | J1 or G1 | 0.31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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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산탄 엽총 탄환 크기가 'B' 봉돌의 크기
<B>라는 표기는 구멍찌의 도입과 함께 우리에게 들어왔다. 외국에서 숫사슴(Buck)을 사냥하기 위한 엽총의 산탄
총알(납)에 사용되던 B, 2B, 3B 등의 무게 기준에서 나왔다는 것이 정설이다.
릴 찌낚시에서 많이 쓰이는 이 단위는 원래 산탄총의 탄환인 벅샷(Buck shot) 또는
볼벅(Ball buck)의 머릿글자에서 따온 말인데 B봉돌을 일본말로 간다마 라고 하는것도
총알 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구멍찌가 일본에서 도입되었기 때문에 이 기준은 한국에서도
그대로 굳어져 사용되고 있는 실정인데, 영어권에서는 이형태의 봉돌을 스플릿 샷 이라고 한다.
총알을 뜻하는 gun shot 중에서 한쪽면 가운데가 쪼개진(split)봉돌이라는 뜻인데,
배스 낚시에서 쓰이는 스플릿 샷 봉돌이 바로 이것이다. B의 무게는 0.55g이며
2B는 0.75g, 3B는 0.95g 인데 이것으로 알수 있듯이 B의 개념은 홋수와는 다르게 B+B는 2B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 최근 바다낚시는 여성 조사들의 활동이 두드러지는 추세다 | B의 수치는 점점 올라가면서 5B에 이르면 무게가 0.5호와 비슷해 지는데, 5B는 1.85g 가 되며 0.5호는 1호의 2/1이니까 3.75 2=1.87g 이 되므로 그 차이는 불과 0.02g의 미세한 차이만 남게 되므로 5B는 0.5호와 같은 무게로 생각해도 무난하다. 5B이상의 무게는 0.6호 0.8호 1호 순으로 커지게 되며, 이에따라 낚시에 있어서 B의 개념은 5B에서 멈추게 된다. 참고로 하나더 계산해 보자면 0.8호의 경우 8푼이므로, 1푼(0.375) 8 = 3g 즉 3g의 무게를 말하는것임을 기억해두자. 또 한 B 이하의 단위로서 'J' 'G' 라는 표기를 쓰기도 하는데 이것은 특정 제조사에서 세밀한 분류를 위해 만들어낸 자의적인 표기가, 하나의 계량 단위로 굳어진 경우라 하겠다. 우리나라 업체가 먼저 나서서 'K' 정도쯤 단위를 하나쯤 만들어 붙였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경우다. 국민적인 감정은 좋지않다 하여도 하여튼, 이자들의 발빠름은 정말 알아줘야 한다. |
부피와 모양에 따른 침력차이
무게와 침력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무게는 대기중에서 갖게되는 중력을 말하는 것이며
침력은 물 속으로 가라앉으려는 힘 즉 비중을 말한다.
| 다른말로 하자면 뭉쳐진 납 3.75g 이 1호, 이것이 물에 가라앉으려는 힘이 곧 침력이 된다는 것인데. 납과 질량이 다른 유리 구슬의 경우 대기에서는 3.75g이라 하여도 수중에서는 1호 침력을 채 가지지 못하며, 나무나 코르크 처럼 물보다 밀도가 낮은 물질의 경우 대기중에서 3.75g의 무게를 가진다 하여도 침력은 커녕 반대개념인 부력이 더해지게 된다. 납으로 만든 봉돌의 "B" 나 "호"의 무게가 통일되어 있는 반면, 수중찌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 무게에 따라 크기가 일정한 납봉돌에 비해 재질의 밀도에 따라 크기가 다양한 수중찌는 같은 침력이라도 부피가 다르게 되며, 봉돌에 비해 체적이 큰 수중찌의 경우는 침력외에 조류 흐름의 저항을 받게된다. 또 한 원형 일색인 납봉돌에 비하여 다양한 형태로 멋을 부린 수중찌는 생긴 모양에 따라 조류에 대한 저항값이 다르게 전달되는데 이것이 침력을 증감하는 형태로 발전된다. 우선 각 조구사에서 나온 봉돌을 살펴보면 무게가 정확하게 일치함을 볼수있다. 그러나 수중찌를 살펴보면 침력이 모양에 따라 각양 각색으로 일정치 않으며 전체적으로 볼때 납봉돌보다 침력이 낮게 조절되어 있음을 알수있는데, 1호 수중찌의 경우 납봉돌은 3.75g의 침력을 갖고 있으나 도토리형 수중찌의 경우 약 3.30~3.65g. 으로 약간 낮게 만들어 졌으며 역삼각 수중찌의 경우는 3.00~3.40g 정도로 심하게 편차가 있음을 알수있다. 또 이러한 편차 폭은 제조사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
1호 수중찌는 1호 봉돌보다 비중이 작다
건장한 남성이 걸어갈때 손에 들린 1kg 정도의 쇳덩어리 무게는 정상적인 도보 동작을
방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같은 1kg이라 하여도 부피가 큰 빈 상자는 정상적인 동작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약간의 바람이라도 불어 올 시에 확실한 부담으로 전달되며
강풍 일 때는 엄청난 저항감으로 사람이 밀려날 정도가 된다. 수중찌는 이보다 훨씬
부피가 작다고는 하나 밀도가 높은 수중에서 부딪히는 조류의 저항감은, 대기에서의
그것과 비할수 없을 정도로 강하기 때문에 조그만 조류에서도 전달되는 영향은 커지게
된다. 조류가 약할때는 제 부력대로 정확하게 떠서 흘러가던 찌가, 물의 흐름이 강해지면서
입질도 없는 상태로 어신찌가 조금씩 가라앉는것을 느꼈던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현상은 수중찌를 사용했을때 더 강하게 나타나는데 이것은 침력외에 조류의 흐름에 의한 체적 저항이 작용되기 때문이며, 도토리형 수중찌보다 역삼각형 수중찌를 사용했을때 더욱 강하게 나타나는데 이것은 도토리형 수중찌의 경우 유선형의 구조가 조류의 저항을 적당히 흘려보내는 반면 역삼각현 수중지는 조류를 받는 면적이 평평하여 조류의 저항을 이겨내지 못하고 정면으로 받아치게 되므로 나타나는 밀림현상 때문이다. 이런점을 감안하여 각 제조사들은 수중찌를 생산할때 어느정도의 저항값을 계산하여 원래의 침력보다 다소 약한 침력을 넣게 되는데 그 밀림의 정도가 개개인의 생각에 따라 각각 다르기 때문에 제조사에 따라서 심한 편차를 일으키게 된다. 구멍찌의 경우 다소의 잔존부력을 주어서 제작하게 되는데 요즘은 아예 찌의 부력외에, 남아있는 잔존부력까지 표시를 해서 나오는 경우가 많으며, 수중찌 또한 이런점을 감안하여 제작한다 하여도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 ▲ 대형급 쥐치의 일종인 월남 객주리 |
변화무쌍한 바다의 흐름에 맞추어 나가려면 무엇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낚시인의 자세가 필요한데, 어신이 아닌 조류의 흐름에 찌가 빨려들어 입질파악에 곤란을 겪을때, 무작정 고부력의 찌로 교체 할 것이 아니라, 체적이 작은 수중찌나 납봉돌로 채비를 바꾼다거나, 목줄에 좁쌀 봉돌을 분할하여 침력을 맞추는 것도 체적 저항을 분산시키는 요령이 될 수 있다. 장황하게 나열해놓고 보니 다소 복잡해진 듯한 느낌에, 어지럽기도 하고, 어려운 숙제하나 더 가져온 기분이 들기도 한다. 허나 아무려면 어떤가. 세상살이가 곧이 곧대로 흘러가는 것도 아니고 이런 골치아픈 이론을 달달 외워뒀다 한들 안잡힐 고기가 당장 한바구니 낚이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모르고 잡는 고기와 알면서 잡는 고기는 성취감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 낚시가 생업으로 하는 반복 작업이 아닌 다음에야 즐기는 멋을 알기 위해서라도, 무엇이든 알아두자. 옛말에도 있다. '알아서 남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