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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우산속에 (주제가 / 최헌)

털보아찌 2009. 2. 14. 15:17



 

 

가을비 우산속에 


1979년 석래명 감독이 발표한 정통 멜로드라마

<가을비 우산속에>는 그해 8월말에 개봉(서울/단성사, 부산/제일극장)하여

 흥행에 크게 성공한 영화다.

 

그 시절에는 입장표가 동나면 <全回賣盡謝禮>라는 표시판을 극장앞에 붙였는데,

 부산 제일극장에서는 며칠간 <전회매진사례>가 붙어있었다.

석래명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기 전에는

 <이승현>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른바 <고교 얄개 시리즈>로 흥행감독 대열에 올랐고,

 70년대 후반에는 멜로드라마를 몇편 발표하였는데

 이 영화는 그 중에 한편이자, 그가 발표한 멜로드라마 중 최고의 흥행작이다.



첫사랑(정윤희)의 여인과 현재의 아내(김자옥)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남자주인공인 화가(신성일)

그리고 그 시대 멜로물에서 빠지지 않았던

“아이를 앞세운 슬픈 모성애”를 그린 그야말로

<미워도 다시한번>에서 보여준 멜로 공식에서

한치도 탈피하지 못한 쌍둥이 영화다.



 

이처럼 1968년에 만들어진 <미워도 다시한번>은

 이후 몇십년간 아류작을 만들어내었고,

그 작품들 중에서는 <가을비 우산속에>처럼 흥행에 성공한 작품도 상당수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작품들이 “미혼모의 눈물”을 보여주는 댓가로

 관객들의 호주머니를 노린 얄팍한 상업영화였다는 기억이다.


이 영화 역시 그러한 영화와 다를 바 없었고

 영화를 보고 난 후, 인상에 남는 건

최헌의 “가을비 우산속에” 뿐이었다는 기억이 난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가면서, 흘러간 영화를 볼 때면

내용이나 완성도에 상관없이 그 시절 향수에 빠져 들게 된다.

 

 한창시절 <정윤희>의 현기증이 날 정도로 아름다웠던 모습,

 <최헌>의 애절한 목소리, 대단한 연기파였던 <문정숙>,

70년대의 서울 거리와 설악산 풍경 등 이 영화는 참으로 볼꺼리가 많다.



이 영화의 흥행 성공과 함께 최헌이 불렀던 주제가는 크게 히트하여,

 그의 대표곡 중 하나가 되었으며,

그즈음 최헌은 방송사에서 연말에 제정하는 가수상에서

가수왕이 되는 등 최고의 전성기를 보냈다.

 

<가을비 우산속에>라는 노래나 제목만큼 영화는 멋지지 못했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 70년대를 생각할 때면 생각나는 영화 중 하나다.

 

 
 
 
 가을비 우산속에 / 최 헌
 
 
그리움이 눈처럼 쌓인거리를
나혼자서 걸었네 미련때문에
흐르는 세월따라 잊혀질 그얼굴이
왜이다지 속눈썹에 또다시 떠오르나

 정다웠던 그눈길 목소리 어딜갔나
아픈가슴 달래며 찾아헤메이는
가을비 우산속에 이슬 맺힌다

잊어야지 언젠가는 세월흐름속에
나혼자서 잊어야지 잊어봐야지
슬픔도 괴로움도 나혼자서 잊어야지
그러다가 언젠가는 잊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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