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서, 그대여
동구 밖 12월 소식에 바람의 문을 열어두고 그대를 기다립니다
일기예보의 하얀 눈 소식에 백설로 길 잃을까 눈 쓸고 표시해두었습니다
코끝 시린 겨울 안부에 당신 머무를 사랑방에 화롯불 피워 놓았습니다
찬 바람을 몰고 온다기에 털실로 짠 커튼으로 문 틈새를 가렸습니다
철 지난 가을옷을 입었다기에 겨울옷 한 벌 마련해두었습니다
시린 손 비비며 총총걸음 재촉한다기에 그대 빈자리 입김으로 데워 놓았습니다
그대와 마주할 원탁 위에 커피 향 그윽하게 방안 가득 채웠습니다
12월에 오신다 하여 훈훈함의 겨울맞이 정성껏 마쳤습니다
-호미숙의 시집 속의 향기-
첫눈 내린 거리/이미자
꽃피는 시절엔 둘이서 가던 길을 눈 내리는 계절에 나 홀로 걸어가네
사랑한다고 변치말자고 맹세하던 그님은 어디로 가고 첫눈 내린 이 거리엔 슬픔만 가득찼네
새 울던 언덕을 둘이서 걸어가며 변함없이 살자고 기약한 그 사람아
언제까지나 함께 살자고 믿고 믿은 그 마음 어디로 가고 첫눈 내린 이 거리를 나 홀로 걷게하나
영화 <흑화>는 1968년 <임원직>감독이 만든 통속 멜로드라마다.
당시 인기스타였던 <문정숙>과 <김지미>가 연기대결을 벌였고,
<남궁원>이 두 여자를 두고 고민하는 남자주인공으로 등장하였다.
”아이가 없는 부부와 대리모의 갈등”을 다룬 “현대판 씨받이” 이야기면서,
60년대 한국영화답게 여성관객들을 울리는 최루성 눈물영화이기도 하다.
1968년 7월 5일 동아극장에서 개봉하였지만,
같은 시기에 개봉된 <미워도 다시한번>의 기세에 눌려 흥행에는 참패하였고,
<이미자>가 불렀던 영화의 주제가 <첫 눈 내린 거리>는
지금도 기억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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