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파제 볼락낚시
아지랑이와 함께 찾아온 봄바다의 진객 볼락을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낚시터는, 누구나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방파제다. 겉보기엔 허름하기 그지없는 작은 포구의 방파제라도 봄이면 일급 볼락 포인트로 변모한다. 적은 비용으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방파제 볼락낚시, 올 봄엔 볼락을 만나러 방파제로 떠나보자. 낚시의 새로운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다. 최근 몇년 새 자원이 눈에 띄게 줄어 예전처럼 마릿수 조과를 얻기는 힘들어졌지만, 그래도 봄이면 볼락은 어김없이 꾼들에게 다가온다. 힘들게 거친 갯바위에 오르지 않아도, 많은 경비를 써가며 원도권 낚시터로 나가지 않아도 얼마든지 볼락을 만날 수 있다. 봄볼락낚시 포인트는 매우 가까운 곳에 있어 누구나 부담없이 찾을 수 있다. 지천에 널려있는 크고 작은 방파제는 봄이면 모두가 볼락낚시터로 변모한다. 하지만 방파제 볼락낚시는 쉬우면서도 까다로운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낚시하기 직전까지는 너무 쉽지만, 막상 낚싯대를 펴면 의외로 어려운 게 볼락낚시다. 심지어는 감성돔을 낚는 것보다 더 어려울 때도 있다. 그래서 비록 손맛은 시시하지만 볼락과의 머리싸움은 어떤 대물 승부보다도 짜릿해 볼락낚시만을 고집하는 꾼들도 있을 정도다. 그러나 몇가지만 알고 시작하면 결코 어렵지 않다. 누구나 볼락의 습성과 방파제낚시의 특성만 알면 앙탈진 볼락의 손맛과 함께 새벽을 맞이할 수 있다. |
깨끗하고 조용한 방파제를 찾아라 볼락낚시가 매력있는 건 누구나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가까운 곳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힘들여 배를 타고 멀리 나가지 않아도, 거친 갯바위에서 고생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낚을 수 있다. 특히 봄볼락낚시는 방파제에서 주로 이뤄지므로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다. 방파제 볼락낚시가 갖는 장점은 교통이 편하고, 진입과 철수가 쉬울 뿐 아니라, 발판이 좋고 마을과 가까워 여러가지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러나 아무 방파제나 찾아선 안된다. 볼락은 오염된 환경을 싫어하므로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곳을 찾아야만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거친 환경을 유난히 싫어하므로 매우 안정적인 여건을 갖춘 곳, 북적이지 않는 곳을 찾아야 볼락낚시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유명낚시터로 이름난 방파제에서는 의외로 볼락이 많이 낚이지 않는다. 이는 많은 꾼들이 북적이는 것과 주변 환경이 많이 오염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볼락을 노리기 위해선 이름은 없더라도 깨끗하고 조용한 작은 포구의 방파제를 찾는 게 훨씬 좋다. 통영 산양면과 도산면, 고성 동해면, 삼산면, 거제시 장목면, 사천, 남해도, 돌산도 등에는 이런 방파제들이 무수히 널려 있다. 해지기 전 미리 도착하자 볼락은 커다란 눈을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는 것 처럼 매우 겁이 많고 경계심이 강한 물고기다. 그래서 대부분 밤에 활발히 활동을 하고 낮에는 여간해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아무리 볼락이 많은 포인트에서 낚시를 해도 낮에는 바닥층에서 간간히 한두마리 낚이는 정도에 그칠 뿐, 좋은 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주변이 어두워지고 난 뒤에는 무리지어 몰려들어 겁없이 미끼를 물고 늘어진다. 방파제에서도 마찬가지다. 낮에는 단 한번의 입질도 없는 허름하기 그지없는 작은 규모의 방파제라고 하더라도, 밤에는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르게 볼락들이 모여들어 일급 포인트로 변한다. 따라서 볼락은 철저하게 밤낚시 위주로 노려야 한다. 볼락 밤낚시를 즐기기 위해서는 해가 지기 전 미리 포인트에 도착하는 게 바람직하다. 적어도 해가 서산 너머로 사라지기 1시간 전에는 현장에 도착해 주변을 충분히 살펴본 다음, 장비와 소품들을 잘 정리하고 채비를 준비해야 한다. 주변이 완전히 어두워진 후에 현장에 도착하면 포인트를 선정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채비를 펴기도 불편해 여러 모로 좋지 못하다. 해질녘부터 입질 시작, 초저녁과 새벽이 피크 볼락은 앞서 말한 것 처럼 주변이 어두워지고 난 다음부터 입질이 시작된다. 처음엔 한두 마리씩 드문드문 올라오는 수준이지만, 완전히 해가 넘어가고 주변이 캄캄해지면 본격적인 입질이 시작된다. 물론 물때에 따라 시간대가 차이 나기는 해도, 일반적인 경우는 해질 때부터 2시간 정도가 가장 입질이 활발하다. 그러다 2∼3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입질이 뜸해져 한밤중에는 어쩌다 한두 마리가 낚이는 정도로 소강상태를 맞는다. 또한 먼동이 트기 전 2시간도 볼락의 활성도가 높은 피크타임이다. 한편 볼락낚시는 물때와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꾼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볼락도 물때와 매우 관련이 많다. 볼락낚시가 이뤄지는 방파제는 대부분 수심이 얕다. 간조땐 수심이 불과 1m가 되지 않는 곳도 있으며, 심지어는 바닥을 드러내기까지 한다. 따라서 날물 조황은 대부분 시원찮다. 들물, 특히 만조를 전후한 물때가 볼락낚시에선 가장 입질이 활발하다. 그리고 내만 깊숙히 자리한 방파제들이 대부분이라 조금때보다는 사리때 조류의 움직임이 좋아 입질이 활발하다. 조류가 전혀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는 볼락의 움직임도 둔화돼 입질이 매우 약하다. 따라서 출조지의 저녁과 밤 시간대의 물때를 파악한 다음 낚시를 떠나는 게 중요하다. 참고로 남해동부권의 경우 밤 9시 이후에 만조가 되는 7물 부터 자정이 만조인 13물까지가 적정 물때다. 최고 중요한 테크닉은 부지런함 볼락낚시는 쉽다고 생각하는 꾼들이 많다. 그러나 실제 낚시를 해 보면 결코 쉽지 않다는 걸 금방 알게 된다. 실력에 따른 조과차가 가장 많이 나는 낚시가 볼락낚시다. 그렇다고 특별한 테크닉이나 채비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볼락낚시를 잘한다고 소문난 도사들을 만나봐도 특별한 건 없다. 다만 그들이 낚시하는 걸 보면 놀라울 정도로 부지런하다는 걸 금방 발견할 수 있다. 항상 싱싱한 미끼로 갈아꿰고, 채비를 살살 끌었다 놓아주는 고패질을 쉬지 않는다. 또한 입질이 없으면 다른 포인트를 찾아 밤새도록 발품을 파는 등 잠시도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다. 볼락낚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부지런함이다. 볼락은 경계심이 강해 입질이 시원한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 또한 활발하게 입질을 하다가도 약간만 이상한 낌새를 채면 입을 다물어 버린다. 그래서 입질이 없으면 미련없이 포인트를 옮기는 게 현명하다. 다시 말해 얼마나 많은 포인트를 공략하느냐가 조과를 결정짓는 중요한 열쇠가 되는 것이다. 미끼도 마찬가지다. 어떤 미끼를 쓰더라도 싱싱한 것과 그렇지 못한 것과의 차이는 무척 크다. 입질이 없다고 축 늘어진 청갯지렁이나 꼼짝도 않는 새우를 마냥 드리우고 있으면 볼락은 눈앞의 미끼조차도 쳐다보지 않는다. 바늘에 꿴 미끼가 자연상태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는 없다. 그래서 고패질이란 인위적인 조작을 통해 미끼를 살아있는 것 처럼 보이게 해 볼락의 호기심을 유발해야 한다. 투박한 낚시대는 금물, 예민한 낚싯대로 승부 방파제 볼락낚시는 민장대 위주로 이뤄진다. 찌는 써도 되고, 안써도 무방하지만 일반적으론 찌를 쓰지 않고 낚싯대에 전해지는 감각만으로 입질을 파악하는 맥낚시가 애용된다. 맥낚시는 고패질과 입질 파악이 쉬워 볼락낚시에선 특히 위력을 발휘한다. 볼락낚시를 위한 낚싯대는 가볍고 초릿대가 가늘고 예민한 제품이 좋다. 입질이 매우 약을 때가 많으므로 초릿대가 두껍고 둔하면 밤새도록 입질은 받지만 막상 낚아내지는 못해 스트레스만 받게 되기 쉽다. 갯바위에서 감성돔낚시 도중 낚이는 볼락은 입질이 시원할 때가 많고, 전문적으로 볼락을 노리는 경우에도 대부분 입질이 시원하다. 하지만 방파제에서 낚이는 볼락은 갯바위에서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입질이 약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이런 예민한 입질을 극복하기 위해 전문꾼들 중에선 민장대를 개조해 초릿대를 특히 예민하게 만들어 쓰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쉽지 않은 일이고, 일반적으로 민물 붕어낚시용 민장대를 사용하는 게 가장 무난하다. 방파제에서 봄에 낚이는 볼락은 씨알이 그리 굵지 않아, 허리 힘이 약한 민물낚시용 민장대로도 충분히 낚아낼 수 있다. 한편 예민성 못지 않게 가벼움도 중요하다. 볼락낚시를 할 때는 받침대에 낚싯대를 걸쳐 두고 입질이 오기를 기다려선 안된다. 볼락을 낚기 위해선 밑밥으로 물고기를 불러 모으는 수동적인 낚시가 아니라, 직접 볼락을 찾아다니는 적극적인 낚시를 구사하는 게 기본이다. 입질이 없으면 수시로 포인트를 옮기며 방파제 전역을 더듬어 봐야 하고, 그래도 입질이 없으면 과감하게 주변의 다른 방파제를 찾아야 한다. 따라서 당연히 낚싯대는 손에 들고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선 가벼운 낚싯대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래야만 피로를 적게 느껴 부지런히 낚시를 할 수 있고, 만족할 조과도 얻을 수 있다. |
예민한 채비로 승부, 목줄은 가늘수록 유리 가볍고 초릿대가 예민한 낚싯대까지 준비를 하고, 좋은 포인트에서 낚시를 해도 남들이 볼락 낚는 걸 구경만 하는 꾼들도 있다. 아무리 열심히 고패질을 하고, 수시로 싱싱한 미끼를 상납해도 볼락이 자신의 채비만 외면하는 건 채비가 너무 투박하기 때문이다. 볼락은 바다낚시 대상어 중 가장 까탈스럽고 예민하다. 그래서 채비를 매우 가늘고, 가볍고, 예민하게 써야 한다. 특히 목줄은 가늘수록 좋으므로 아무리 굵어도 1.2호를 넘겨선 안된다. 1호를 기본으로 하고, 입질이 조금만 이상하다 느껴지면 과감하게 0.8호로 한단계 더 낮춰 써야 한다. 바늘도 가벼운 볼락전용바늘을 쓰는 게 좋다. 무거운 바늘은 볼락이 입질을 할 때 이물감을 많이 느껴, 미끼를 삼키지 않고 건드리다 놓 | ||
아버리는 원인이 된다. 만약 찌낚시를 할 때는 잔존부력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구멍찌의 경우엔 수면 아래 잠길 정도로 잔존부력을 줄이는 게 좋으며, 막대찌나 고추찌를 쓸 때에도 되도록 잔존부력이 적은 제품을 쓰거나 봉돌로 잔존부력을 최대한 억제하는 게 바람직하다. 다양한 미끼를 준비하자 방파제볼락낚시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미끼는 청갯지렁이다. 값싸고 양이 많을 뿐 아니라 효과도 좋아 가장 무난한 미끼로 통한다. 그러나 단순히 청갯지렁이만 챙기는 것 보다는 다른 미끼도 한두 가지 정도는 더 준비하는 게 좋다. 청갯지렁이만으로 볼락을 낚을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지만, 실제로는 소나기 입질을 퍼붓다가도 갑자기 미끼를 외면하는 경우도 많다. 이때 미리 준비한 다른 미끼를 써보면 상당한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청갯지렁이와 함께 가장 많이 쓰이는 미끼는 민물새우다. 밤에는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보안등이 켜져 주변이 훤한 방파제에선 밤에도 상당한 위력을 발휘한다. 남해안 일부 지역에서 봄철에만 나오는 사백어도 민물새우 못지 않은 일급 미끼다. 흔히 ‘병아리’라 부르는 사백어는 머리부분을 바늘끝에 살짝 꿰 쓰면 볼락이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맛있게 먹으면 기쁨 2배 볼락 인기가 높은 건 무엇보다 다른 어종들과 비교할 수 없는 월등한 ‘맛’에 있다. 회는 물론이고, 구이, 찌게, 조림 등 어떻게 조리해 먹어도 볼락은 그맛이 일품이다. 특히 구이는 볼락의 진미를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맛을 선사한다. 이런 볼락의 진미(珍味)를 경험하기에도 방파제가 가장 좋다. 한곳에서 여러명이 함께 낚시할 수 있으므로, 한자리에 모여 볼락 맛을 즐기기에도 더할 나위없는 곳이다. 볼락을 요리하는 법은 다른 물고기에 비해 매우 쉽다. 비늘을 긁어내고 내장만 제거한 뒤 원하는 요리를 만들면 된다. 볼락 자체가 맛있으므로 특별한 실력을 동원하지 않아도, 별난 양념을 넣지 않아도 상관없다. 만약 현장에서 직접 먹으려면 회나 구이가 가장 무난하다. 회는 칼보다 가위로 손질하는 게 쉽고 편하다. 구이는 숯불을 피우고 석쇠에 구워 먹는 게 제일이다. 굵은 소금을 준비해 솔솔 뿌려가며 먹으면 그맛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좋다. 다만 숯불을 피우면 먹을 땐 좋지만 주변이 지저분해지므로 반드시 깨끗하게 청소하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돌아오는 길엔 다른 즐거움도 찾자 방파제 볼락낚시가 안겨주는 또다른 즐거움은 낚시 외에서도 찾을 수 있다. 대부분의 꾼들은 매번 출조때마다 낚시에만 너무 관심을 쏟고, 낚시터 주변이나 오고 가는 길에 경험할 수 있는 많은 유적지나 명승지, 또는 지역 명소·특산물 등은 외면하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방파제 볼락낚시는 얼마든지 이런 다양한 경험을 가능하게 해 준다. 아침 일찍 철수를 하므로 시간적인 여유가 많아 낚시를 끝내고 나서는 느긋하게 주변의 볼거리를 구경하고, 먹거리를 즐기는 여행객으로 변신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만약 가족과 함께라면 그동안 낚시때문에 깎였던 점수를 단번에 만회할 수도 있다. 게다가 방파제 볼락낚시가 시작되는 시기는 봄꽃들이 화사함을 뽐내는 시기와 일치하므로, 낚시와 봄나들이를 겸할 수 있어 가족 동반으로 즐기기에 더 없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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