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ring, Summer, Fall, Winter... and Spring, OST 2003 | |
영문제목 : Spring, Summer, Fall, Winter... and Spring 감 독 : 김기덕 주 연 : 오영수, 김종호 제 작 사 : 엘제이 필름(LJ Film), 판도라 필름 배 급 사 : 코리아 픽쳐스(주) 제작국가 : 한국 등 급 : 15세 상영시간 : 106분 장 르 : 드라마 개 봉 일 : 2003.09.19 |
시놉시스
숲 속 연못 위 그림처럼 떠 있는 암자를 배경으로 사계절을 따라 흐르는 인생 파노라마
노승과 아이, 단 둘이 사는 숲속 연못 위의 작은 암자. 개구리 등에 돌멩이를 매달며 노는 봄날의 동자승… 소년으로 자란 어느 여름, 암자에 요양 온 소녀와 사랑에 빠져 산사를 등지고… 십여년 후 살인을 저지르고 가을 산사로 도피해온 남자는 고통에 절규하고… 겨울 산사로 되돌아온 중년의 남자는 이제 내면의 평화를 구한다. 이름 모를 여인이 버리고 간 아이와 함께 맞는 새봄, 또 다른 인생의 사계가 시작된다.
봄, 장난에 빠진 아이, 살생을 저지르다. 만물이 생성하는 봄. 숲에서 잡은 개구리와 뱀의 허리에 돌을 묶는 장난에 빠져 천진한 웃음을 터트리는 아이. 그 모습을 지켜보던 노승은 잠든 아이의 등에 돌을 묶어둔다. 잠에서 깬 아이가 울먹이며 힘들다고 하소연하자, 노승은 잘못을 되돌려놓지 못하면 평생의 업이 될 것이라 이른다.
여름, 사랑에 눈뜬 소년, 집착을 알게 되다. 아이가 자라 17세 소년이 되었을 때, 산사에 동갑내기 소녀가 요양을 하러 들어온다. 소년의 마음에는 소녀를 향한 뜨거운 사랑이 차오르고, 노승도 그들의 사랑을 감지한다. 소녀가 떠난 후에 더욱 깊어가는 사랑의 집착을 떨치지 못한 소년은 산사를 떠나고…
가을, 살의를 품은 남자, 고통에 빠지다. 절을 떠난 후 십여년 만에 배신한 아내를 죽인 살인범이 되어 산사로 도피해 들어온 남자. 단풍만큼이나 붉게 타오르는 분노와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불상 앞에서 자살을 시도하자 그를 모질게 매질하는 노승. 남자는 노승이 나무바닥에 써준 반야심경을 새기며 마음을 다스리고… 남자를 떠나보낸 고요한 산사에서 노승은 다비식을 치른다.
겨울, 무의미를 느끼는 중년, 내면의 평화를 구하다. 중년의 나이로 폐허가 된 산사로 돌아온 남자. 노승의 사리를 수습해 얼음불상을 만들고, 겨울 산사에서 심신을 수련하며 내면의 평화를 구하며 나날을 보낸다. 절을 찾아온 이름 모를 여인이 어린 아이만을 남겨둔 채 사라지고…
그리고 봄, 또 다른 인생의 새로운 사계가 시작되다. 노인이 된 남자는 어느새 자라난 동자승과 함께 산사의 평화로운 봄날을 보내고 있다. 동자승은 그 봄의 아이처럼 개구리와 뱀의 입속에 돌맹이를 집어넣는 장난을 치며 해맑은 웃음을 터트리고 있다. |
제작노트
<섬>과 <수취인불명>을 계기로 세계적 감독으로 부상한 김기덕 감독의 신작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은 프로덕션 준비단계부터 독일의 아트하우스 판도라필름이 공동제작사로, 유럽영화시장의 허브 바바리아필름이 배급사로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국내 최초로 이루어진 이와 같은 사전 제휴는 해외영화계에 형성된 감독과 작품에 대한 신뢰 덕에 가능했던 것. 또한 역량있는 감독을 하나의 세계적 문화적 브랜드화하는 가능성 모색이라는 점도 의미가 있다. 이러한 해외제휴는 최근 홍상수 감독의 신작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에 프랑스 MK2가 참여한 또 하나의 사례로 이어지면서 완성도 높은 작가영화의 제작-배급 방식에 하나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은 순제작비 10억의 저예산 영화이지만, 사계절이 모두 담겨야 하는 작품. 이러한 작품의 특성을 고려해 김기덕 감독과 LJ필름은 전작 <해안선>과 이 작품을 동시에 기획하고 제작에 돌입했다. <해안선>을 촬영하기 전인 2002년 5월부터 봄 장면을 찍기 시작해서 <해안선> 촬영 종료 직후인 2002년 8월에 여름 장면을, 2002년 11월에 가을장면을 촬영하고, 2003년 1월에 눈이 오고 얼음이 꽁꽁 언 겨울 장면을 화면에 담은 뒤, 3월 말에 마지막 봄 장면을 촬영함으로써 1년에 걸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
자아성찰의 시도,<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글 : 정한석 | 2003.09.12
■ Story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호수의 한가운데에 떠 있듯 자리잡은 조그마한 암자. 그곳에 노승과 동자승이 살고 있다. 여기서 인생은 계절의 흐름으로 압축된다. 봄, 미물을 장난감 삼아 놀이한 동자승에게 노승은 호통을 친다. 여름, 청년이 된 동자승은 병을 고치기 위해 암자를 찾은 여고생과 사랑에 빠져 암자를 떠나 속세로 빠져든다. 가을, 살인을 저지르고 다시 암자를 찾은 청년은 노승의 가르침으로 번뇌를 씻고 감옥으로 향한다. 겨울, 죗값을 치르고 중년이 되어 다시 찾은 절, 산을 오르는 고행으로 깨달음을 갈구한다. 그리고 다시 봄.
■ Review
김기덕의 아홉 번째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은 전에 없는 방식으로 풍경의 심도를 구축한다. 물 위에 떠 있는 암자는 고립된 세상을 주공간으로 삼던 김기덕식 로케이션의 결과이지만, 언제나 ‘자연의 반대명제’로 이미지를 주조하던 방식은 이제 자연 풍경의 아름다움을 담고자 하는 ‘먼’ 시선을 포함한다. 그러나, 그 조그마한 암자 안으로 들어가면 벽이 없는 문과 오직 그 문을 통해서만 들고 나는 인물들, 또는 벗어나는 인물들이 있다. 즉 김기덕만의 조형적인 설치와 캐릭터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영화 속 노승의 말에 따르면 이들의 행위는 “저절로 되는 것”이고, 그 결과는 죄에서 구도로의 길을 열어놓는다. 이 길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며, 어느 때나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이 영화의 메시지이다. 여기에 덧붙여, 김기덕은 ’겨울’ 에피소드에 직접 출연함으로써 명백한 자기 참조적인 의사표시까지도 시도한다.
이 영화가 갑자기 착한 영화의 궤도로 선회하였다고 변화의 지점을 지적하는 것은 무용한 윤리적 강도를 끌어들이는 일이 될 것이다. 그동안 김기덕은 중심적인 이미지를 위해서라면 나머지를 버려왔다. 대부분 ‘덧붙이는 것’보다는 ‘버리는 것’에 방점을 찍어왔다. 그러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에는 계절에 따라 다섯번의 고정점이 생겨나고 서로 맞물린다. 미물을 보살펴야 한다는 가르침을 배우는 봄, 속세에 때묻어 암자를 떠나는 여름, 살인을 저지르고 돌아와 반야심경을 새기며 뉘우치는 가을, 산정상으로 불상을 옮기는 고행의 겨울, 그리고 노승이 되어 또 다른 동자승에게 가르침을 이어주는 봄. 때문에 영화는 오히려 분명해졌다. 설명되지 않고, 어긋남으로써 에너지를 분출해왔던 김기덕의 방식(예를 들어 공간의 불균질한 절합, 판타지와 실제의 경합)이 여기서는 앞뒤를 꽉 맞추고 있다. 그런 점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은 불교문화를 소재로 한 자아성찰의 시도이면서도, 한편으로는 해묵은 ’신비화’의 문제와 맞서야 할 수도 있다.
글 출처 : 씨네 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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