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어종별·채비★/감성돔

맥낚시로 짚어내는 가을 감성돔 (인낚-펌)

털보아찌 2009. 6. 28. 22:44

맥낚시로 짚어내는 가을 감성돔

 꾼들에게는 가을이 ‘천고어비天高魚肥의 계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감성돔이 뜨고 있기 때문이다.

감성돔은 여름에서 가을까지만 성장하고 겨울이 되면 성장을 멈춘다고들 한다. 9월 초부터 감성돔은 왕성한 먹이활동을 하기 때문에 ‘빵’이 굵고 비늘엔 윤기가 흐른다. 본격적인 몸 불리기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힘이 무소와 같고 날렵하기란 제비와 같다. 손맛이나 입맛이나 시쳇말로 ‘끝내 주는’게 가을 감성돔이다. 꾼들이 가만 있지 못하는 것 당연하다.

한여름철의 돌돔, 참돔낚시가 꾼들을 유혹하기도 했지만 바다꾼의 최대관심은 역시 감성돔의 행보다. 어디에서 잘 낚이는지, 어떤 기법으로 잘 낚을 수 있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낚시관련 매체를 보는 이유가 감성돔을 쫓아가기 위해서라 한다면 억지일까?

가을 시즌은 오매불망 감성돔을 기다려 온 감성돔 마니아들에겐 청량제와 같은 시기다. 그 어떤 선선한 바람이 이보다 시원할 수 있을까?



가을 감성돔을 위한 사계 四戒



삼천포에도 시원스레 채비를 낚아채는 가을감성돔 바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삼천포는 좁은 지역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고유한 특색을 바탕으로 나름대로의 낚시를 발전시켜온 몇 안되는 지역 중의 하나다. 대문에 여느 지역과 똑같은 채비로 공략했다간 낭패보기 십상이다. 독특한 개성을 가진 포인트일수록 그만의 공략법이 있기 바련. 실전에 들어가기 전에 확실한 사전정보를 바탕으로 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삼천포 가을감성돔낚시의 특색은 여러 가지가 있다. 이들을 집약하면 현지꾼들이 흔히 말하는 이른바 ‘삼천포 가을 감성돔낚시의 사계四戒’가 있다. 그 사계는 이렇다.

첫째, 밤과 낮의 구분없이 낚시를 할 수 있다. 낮에는 조류가 웬만큼 흐르는 곳에서 흘림낚시를 하고, 흘림낚시가 힘든 먼 곳의 포인트를 노린다면 원투낚시를 해야 한다. 삼천포의 전매특허인 삼천포식 맥낚시는 물살이 센 갯바위 근처를 공략하는 데 효과가 있다.

밤이 되면 갯바위 쪽이나 바닷가 안쪽으로 고기가 바짝 붙으므로 민장대 맥낚시나 찌낚시를 병행해 감성돔의 입질을 받아야 한다. 이같은 특성은 일단 갯바위에 모여든 감성돔을 상대하는 것이므로 특별한 기교가 바탕되지 않아도 마릿수 조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천포의 갯바위는 경사가 완만하고 대부분 도보로 이동이 가능한 평탄한 곳이라 민장대낚시를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둘째, 물 흐름을 잘 읽어야 낚시를 할 수 있다. 감성돔은 물이 흐르지 않는 곳에서는 입질을 하지 않는다. 삼천포 앞 바다는 유속이 빠르기로 정평이 나 있지만 물이 센 곳 주위에는 반드시 약한 곳도 있기 마련이다. 포인트는 바로 그 곳. 채비를 흘려 조류의 흐름을 파악한 뒤 적절한 곳에 안착시켜야 한다.

보다 정확한 포인트를 찾기 위해선 폭넓은 탐색을 통해 주변의 물 흐름을 완전히 익혀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같은 장소라 할지라도 물때와 들날물에 따라 물이 도는 지점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물이 빠르게 흐르는 곳에서는 대물을 낚을 수 있는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낚시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삼천포는 전체적으로 유속이 빨라 자칫 베테랑꾼들만이 이 지역의 낚시를 할 수 있을 것이란 선입견을 가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현지꾼들은 굳이 대물을 노리려는 억지 대신에 오히려 물이 죽는 포인트를 노려 맥낚시 채비 만으로 간단하게 마릿수를 채우는 실리를 택하고 있다.

           

 ▲삼천포의 고전 명소였던 늑도 일대는 삼천포 대교의 건설로 예전보다는 그 힘이 쇠했다. 현재는 교각아래에서 선상낚시가 이뤄지고 있다.

그렇다고 잔씨알의 마릿수만을 노린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 이같은 포인트에서도 얼마든지 대물급의 입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같은 씨알이라도 삼천포의 감성돔은 근본이 다르다. 예를 들자면 삼천포의 빠른 조류에서 서식하는 감성돔은 맛에서도 다른 지역의 그것을 압도한다. 세찬 물살을 헤치고 유영하는 탓에 육질이 단단해 회맛이 쫄깃하다. 때문에 미식가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이는 다 어종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이곳 횟집즐은 삼천포 근해에서 잡힌 고기들은 따로 값을 받고 있다. 시내 횟집 중 유난히 삼천포횟집이라는 이름이 많은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같은 씨알이라도 삼천포의 감성돔은 근본이 다르다. 예를 들자면 삼천포의 빠른 조류에서 서식하는 감성돔은 맛에서도 다른 지역의 그것을 압도한다. 세찬 물살을 헤치고 유영하는 탓에 육질이 단단해 회맛이 쫄깃하다. 때문에 미식가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이는 타 어종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이곳 횟집들은 삼천포 근해에서 잡힌 고기들은 따로 값을 받고 있다.

셋째, 수심은 아예 잊어버리는 것이 좋다. 갯바위의 생김새에 따라 수심이 깊은 곳도, 그렇지 못한 곳도 있다. 감성돔은 잡식성이라 아무거나 잘 먹는다. 특히 가을이 돼 절정의 성장기를 거치는 감성돔은 없어 못 먹을 정도의 무지막지한 탐식성을 지닌다. 만약 주위환경이 먹잇감이 풍부하고 취식활동에 장애를 받지 않는 조용한 곳이라면 허릿물이 아닌 무릎물이라도 얼마든지 입질을 받을 수 있다.

낚시를 마친 후 물이 빠져 나간 바닥층을 살펴보면 고개를 갸우뚱할 때도 있다. 이렇게 얕은 곳에서도 고기를 낚을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사가 완만한 간출여나 작은 바위들이 흩어져 있는 곳은 찌밑수심을 50cm 이내로 줄 때가 많다.

           

 ▲갯바위에서 맥낚시를 즐기고 있는 삼천포 현지 낚시꾼. 지금도 나이 지긋한 삼천포꾼들은 맥낚시만 고집하는 이들이 많다.

물론 적당한 수심에 고기가 없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삼천포에서는 굳이 깊은 수심을 노리지 않아도 워낙 조류가 원활하게 소통되기 때문에 어렵잖게 입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그 포인트에 얼마나 알맞은 낚시를 할 수 잇느냐가 관건이다. 얕은 수심대에서는 릴 찌낚시보다는 맥낚시를 이용, 섬세한 테크닉을 구사하는 것이 유리하다.

삼천포에서 맥낚시가 발달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고유의 지형적 특징이 고려된 때문이다. 결국 삼천포낚시의 키워드는 물살이다. 낚시의 성패는 이를 얼마나 적절하게 이용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넷째, 낚시관련 정보의 신속한 입수가 중요하다. 꾼이라면 귀(장소)와 눈(채비)이 밝아야 한다는 말이다. 삼천포 주변에는 섬도 많고 섬들마다 제각기 다른 형태를 지니고 있어 물 흐름도 제각각이다.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포인트들이 산재한다. 제법 이름난 곳에는 꾼들이 떠날 날이 없고 제대로 자리잡고 낚시하기란 하늘에 별따기와도 같다.

            

 ▲조류가 센 삼천포 일대는 조류가 죽는 곳을 찾아 포인트를 만들어 낸다. 교각 뒤의 협소한 포인트에서 많은 마릿수가 나오는 삼천포 일대의 선상낚시.

이 때문에 삼천포에서 낚시깨나 한 사람들은 자기만의 새로운 포인트를 개발하는 데 여념이 없다. 혹자들은 그다지 넓지도 않은 삼천포권에서 더 이상 개발의 여지가 있겠냐고 반문하기도 하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비록 장소는 한정돼 있다 할지라도 삼천포의 조류가 만들어내는 포인트는 무궁무진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이 바로 삼천포의 숨겨진 저력이다.

또 한 가지. 상식을 뒤엎는 현지꾼들의 채비와 미끼, 들물과 날물에 따라서 차이가 나는 조과도 그냥 흘려 들어서는 안 된다. 월동준비를 마친 고기들은 깊은 곳으로 모여서 움직이지만 그전까지의 고기들은 중간 중간의 틈새에 흩어져 있다. 그런 숨겨진 포인트들을 치고 빠질 수 있는 기동성을 배우기 위해서는 현지꾼들의 조과를 추적하면 쉽게 얻어낼 수 있다.

포인트를 만들어 낼 수 없다면 남의 것을 내 것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임기응변도 필요하다. 어느 곳이든 비슷하지만 특히 삼천포의 낚시에는 현지꾼들의 공략법을 익히는 것이 첫째 조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강의 낚시, 삼천포식 맥낚시



앞에서 언급했듯이 삼천포에서는 섬세하면서도 강한 낚시를 해야 조과를 보장받는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삼천포에서는 삼천포에서만 통하는 채비가 있다. 강한 조류, 얕은 수심을 공략해야만 해법을 찾아낼 수 있는 삼천포낚시의 기법이 있는 것이다.

낚시깨나 한다는 꾼들은 낮낚시를 하면서 흘림찌낚시를 선호하는 추세지만 삼천포 골수꾼들은 아직까지도 민장대 맥낚시를 정석으로 여기고 있다. 감성돔낚시는 릴찌낚시라는 견해가 일반화 되어버린 지금에도 여전히 민장대 맥낚시를 고수하는 꾼들이 많은 것이 삼천포만이 가지는 독특한 매력이다.

삼천포식 맥낚시를 거제권과 같이 9m 이상의 긴 낚싯대를 사용하지 않고 7.2m 이하의 보편적인 길이만을 쓴다는 게 특징. 또 무거운 봉돌을 이용, 채비가 조류를 잘 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색다르다.

민장대 맥낚시는 일반적으로 한 자리를 고정해 낚시가 이뤄진다. 하지만 삼천포에서는 조류를 타고 움직이는 채비를 따라 이동하면서 낚시를 한다. 그러므로 밑채비는 바닥을 샅샅이 훑을 수 있고 넓은 지역의 탐색도 가능하다. 릴찌낚시의 장점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삼천포식 맥낚시의 장점은 바닥층을 훑으면서 짚어나가므로 낚싯대가 미칠 수 있는 범위내의 바닥속을 완전히 파악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로 인해 일단 포인트를 확보하고 집중적으로 공략하면 조과를 보장받을 확률이 높다. 쉽게 말해서 민장대낚시의 장점과 릴찌낚시의 장점을 혼합한 형태가 바로 삼천포식 맥낚시의 특징이 되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낚싯대를 들고서도 유연하게 이동할 수 있는 삼천포의 낚시공간이 유리하게 작용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조류가 약할 때의 맥낚시 채비는 7.2m 이상의 민장대에 원줄 2~3호, 목줄 1.5~2호를 60~70cm 정도로 늘어뜨린다. 목줄에 0.5호 이하의 조개봉돌을 바늘에서 20cm 전후해 달고 바늘은 감성돔 3~4호를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조류가 센 곳에서는 역시 7.2m 이상의 민장대에 원줄 2~3호, 목줄 1.5~2호에 3~4호 감성돔 바늘을 단다. 목줄의 길이는 60~70cm가 알맞다. 여기까지는 조류가 약할 때의 채비와 거의 같다. 하지만 목줄에 다는 봉돌의 침력에서 차이가 난다. 조류가 센 곳에서는 0.5~1호의 봉돌을 쓰되 세찬 조류를 이길 수 있도록 바늘에서 10cm 내외에 달아야 한다. 낚싯줄 전체의 길이는 낚싯대 보다 30~40cm 길게 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조류가 센 곳에서는 1m 이상 길게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맥낚시의 즐거움이란 감성돔과 일 대 일로 맞닥뜨려 손 끝에 전해오는 어신을 느낄 때의 두근거림이다. 이것이야말로 맥낚시만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희열인 것이다.

릴찌낚시는 물이 아주 은근히 흐르는 곳에서 이용되는 공략법. 입질이 약고 손을 많이 탄 곳이라면 3B 이하에서부터 제로찌까지도 사용하나 그 외의 지역에서는 3B 이상의 찌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수심이 얕고 여가 발달된 곳이면 찌밑수심을 1m 이하로 줄 때도 있지만 그 외는 다른 지역과 비슷한 채비를 하면 된다.



가을 감성돔낚시의 고전 삼천포



삼천포 일대는 10월이 되면 절정의 조황을 구가하는 남해동부권의 명소로 채워져 있다. 특히 사량도와 그 부속섬은 씨알과 마릿수 면에서 삼천포를 대표하는 곳이다.

일단 내림이 시작되면서 입질이 집중되는 곳은 늑도와 신도, 마도, 저도 부근. 그러나 삼천포 대교가 건설되면서 이 일대는 갯바위 낚시보다는 선상낚시가 보편화 되었고 예전에 못 미치는 조황을 기록 중이다.

삼천포 내만의 감성돔 무리들은 자란만과 고성만, 진주만 등지에서 산란을 마치고 내림을 시작하는 것들로 삼천포의 사량도 인근에서 몸 불리기를 시작한다. 그러다가 수온이 다소 내려가는 10월 중순부터는 수우도와 창선도 등지로 포인트가 이동되고, 11월부터는 두미도, 거칠리도, 욕지도 쪽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