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느끼는 일이겠지만 동작이 빠른 잡어는 정말 귀찮은 존재다. 특히 전갱이 새끼와 고등어 새끼는 꾼을 골탕먹이는 공포의 대상이다. 이 놈들을 피할수는 없을까?
밑밥 크릴 원형 보존 작전
동작이 잽싼 종류의 잡어가 많이 설칠 때는 절대 밑밥용 크릴을 잘게 부숴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실제로 물밑에 들어가서 확인한 결과에 의하면, 전갱이 새끼들은 밑밥을 뿌림과 동시에 번개같이 모여들어 밑밥띠 속으로 돌진해간다. 그리고 밑밥이 물속으로 채 1m도 가라앉기 전에 모두 먹어치워 버린다. 밑밥 양이 아무리 많아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태에서는 밑밥이 수심 1m 이하로 가라앉는 것을 기대할 수 없다. 벵에돔의 유영층까지 가라앉는 일은 더욱 기대할 수 없다. 이래서는 밑밥효과가 나타날리 없다.
밑밥이 벵에돔의 유영층에 도달할 수 있는 확률은 잡어의 숫자가 많을수록 '0'에 가까워진다. 그러나 크릴을 잘게 부수지 않고 원형 그대로 사용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크릴이 크면 한마리 먹는데 시간이 걸리며, 먹다 남은 찌꺼기가 밑으로 가라앉게 된다. 이런 찌꺼기나마 벵에돔의 유영층까지 가게되면 벵에돔의 식욕을 자극하게 돼 밑밥효과가 서서히 나타난다. 잡어의 숫자가 많을 때 크릴을 부수지 말고 원형 그대로 사용해야 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무거운 봉돌을 달아 미끼를 빠른 속도로 가라앉히면 잡어층을 돌파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정도 속도 가지고는 고등어나 전갱이를 피할 수 없다. 꼭 해보고 싶다면 매우 무거운 봉돌(최저 2호 이상의 구멍봉돌)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채비로 벵에돔 입질을 간파하기 위해서는 매우 많은 노력이있어야만 할 것이다.
'뺑뺑이' 작전
◎ 먼저 그림을 보도록 하자.
자신이 내린 포인트에 몇 군데의 낚시자리가 있을 때 이작전은 매우 효과적이다. 먼저 A지점에서 낚시를 한다. 잠시 후 부근의 잡어가 A주변으로 몰려오면 B지점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최초의 일투(一投) 이투(二投)는 밑밥을 뿌림과 동시에 채비를넣어 낚시한다. 이때 낚시를 먼저 시작하는 A지점은 조류가 상류여야 한다. 그래야지만 하류인 B지점으로 이동해서 밑밥을 뿌렸을 때 A지점에 몰려 있던 잡어들이 되돌아오는 시간을 연장시킬 수 있다. 또한 A지점에 뿌렸던 밑밥이 이곳까지 흘러왔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미끼에 벵에돔이 먼저 덤벼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잠시후면 B지점 역시 곧 잡어 천지가 되고 만다. 그래도 상관없다. 승부는 지금부터다.
B지점의 발밑에 잔뜩 밑밥을 뿌려 잡어를 집결시킨 후 다시 A지점으로 되돌아 간다. A지점에는 아직 아까 뿌린 밑밥의 효능이 조금은 살아있다. 잡어는 B지점에 모여있기 때문에 잠시라도 제대로 된 낚시를 할 수 있다. 최초의 1투, 2투, 3투가 승부라 생각하고 채비와 밑밥을 동시에 던지면 다시 벵에돔을 낚을 수 있다. 잡어들이 밑밥을 따라 A지점으로 몰려오는 사이를 노리는 것이다. 이 방법은 잡어떼가 이곳저곳을 돌아가며 오가게 만든다는 점에서 군대 얼차려 가운데 하나인 '뺑뺑이'와 흡사하다. 동작이 빠른 잡어떼는 벵에돔에 비해 밑밥에 빨리 반응한다는 점을 이용한 작전인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도 몇번 반복하다 보면 어느 지점에도 잡어가 모여들게 된다. 이럴 때는 잠시 낚시를 멈추고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지만 아예 갯바위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을 노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까운 곳에 뿌린 밑밥으로 인해 그곳에는 잡어때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먼 곳의 포인트를 노릴 때도 '뺑뺑이' 작전을 이용하면 된다. 낚시자리는 옮기지 않더라도 채비의 투입점을 계속해서 바꾸는 것이다. 처음에는 조휴의 하류를 노렸다가, 그 다음에는 조류의 상류를 노리고, 또 그 다음은 더욱 먼 곳에 채비를 던지는 식의 방법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채비의 투입점이 가까우면 효과가 줄어든다. 잡어떼가 금방 달려들기 때문이다. 앞에서 노렸던 A나 B지점에서 멀리 떨어진 곳일수록 유리하다. 먼곳을 노릴 때는 채비 투입점에 소량의 밑밥을 함께 던진다. 물론 발밑에는 잡어를 묶어놓기 위한 대량의 밑밥이 필요하다. 이 방법을 쓰면 씨알이 한단계 굵게 낚이는 경우가 많다는 장점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