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어대책 |
|
유영층,유영방법,입의 구조로 분류해 대처
수심 안가리는 전갱이, 복어가 가장 난적
가을이라 해도 9~10월의 초가을에는 아직 수온이 높다. 갯바위에서 잡어와 끝없는 전쟁이 계속되는 시기다. 망상어, 고등어, 자리돔, 쥐치, 복어, 용치놀래기, 잔챙이 벵에돔 등이 이 시기의 대표적인 잡어들이다. 또 장소에 따라서는 독사시치, 돌돔치어, 학공치 등이 가세해 바다는 온통 잡어들의 천국이 된다. 망상어는 비교적 퇴치하기 쉬운 잡어에 속한다. 그러나 전갱이나 고등어는 낚시꾼을 완전히 속수무책으로 만드는 공포의 미끼도둑들이다. 이런 잡어들은 그날의 낚시를 완전히 망치게 하는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낚시터는 잡어가 없는 것보다는 어느정도 있는 곳이 더 좋다. 잡어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물고기들의 활성이 떨어진 상황을 뜻하기 때문이다. 이런 곳은 대상어인 감성돔마저 주변에 없을 가능성이 높다. 집어효과가 높은 크릴과 대량의 배합미끼를 사용하는 최근의 갯바위낚시에서는 필연적으로 잡어를 만날 수밖에 없다. 너무 많으면 문제지만 약간의 잡어는 오히려 낚시터의 활기를 높여주는 필요악이며 환영해야 할 대상인 것이다. 문제는 미끼도둑의 종류와 숫자다.
잡어도 종류별로 분류할 수 있다
잡어는 각 어종의 습성이나 성질에 따라 다음과 같이 몇가지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이 분류를 알고 있으면 미끼를 훔쳐가는 미끼도둑의 종류를 알 수 있으며 그에 따른 대처법도 세울 수 있다.
1. 유영층에 따른 분류 ①표층형 : 고등어, 학공치, 멸치, 숭어 등 ②중층형 : 쥐치, 망상어, 전갱이, 잔챙이 벵에돔, 복어 등 ③바닥형 : 용치놀래기, 쥐노래미 등
2. 유영방법에 따른 분류 ①고속형 : 빠른 속도로 사방으로 질주하는 고등어, 전갱이 ②저속형 : 느린 속도로 왔다갔다하는 학공치, 숭어. ③헬리콥터형 : 유영 속도는 느리지만 상하좌우 종횡무진으로 누비는 쥐치, 복어, 잔챙이 벵에돔, 망상어 등 ④정지형 : 바닥층 부근에 영역을 구축하고 기회를 노리는 용치놀래기, 쥐노래미, 노래미 등
3. 입의 구조에 따른 분류 ①원샷형 : 입이 커 먹이를 통째로 삼키는 고등어류 ②이빨형 : 이빨이 날카로워 심심찮게 목줄을 절단하는 복어, 쥐치, 돌돔치어 등 ③빨대형 : 입이 작고 빨아들이듯 먹이를 삼키는 망상어, 학공치, 잔챙이 벵에돔
밑밥과 미끼를 시간차로 던지는 게 기본
바다에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종류의 물고기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욱 많은 분류가 가능하다. 하지만 너무 복잡하게 세분화시키면 대처법도 더불어 복잡해지므로 위에 분류해 놓은 정도가 타당한 선이라 본다.
그중에서도 바닥층을 천천히 유영하는 잡어들은 그다지 꾼을 애먹이지 않는 양반축에 속한다. 확실한 자기 영역을 확보하고 그 반경을 벗어나지 않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갯바위 주변에 떼를 지어 유영하는 다른 잡어에 비해 피해가 적은 것이다. 오히려 미끼가 바닥층에 접근해서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정보원 역할을 할 때가 더 많으므로 어떤 의미에서는 유익한 잡어라고 할 수도 있다. 이런 종류의 잡어는 공략하는 포인트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간단히 따돌릴 수 있다.
표층을 유영하는 잡어 역시 채비나 미끼의 종류를 바꿔 그 유영층만 돌파시키면 되기 때문에 비교적 쉬운 상대에 속한다. 간혹 미끼를 따먹힐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다.
고등어나 숭어, 학공치와 같은 표층형 잡어들이 많을 때는 밑밥을 먼곳에 뿌리고 가까운 곳에 채비를 내리는 것이 정석이다. 잡어를 먼곳에 격리시키고 가까운 곳에 있는 감성돔을 노리는 것이다. 반대로 자리돔이나 망상어와 같이 갯바위 주변을 좋아하는 중층형 잡어들은 가까운 곳의 조류 뒤쪽에 밑밥을 뿌려 한곳에 집결시킨 후 조금 먼곳을 노리는 게 효과적이다.
밑밥을 이용한 잡어 대책은 글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감성돔낚시의 경우 밑밥과 미끼를 반드시 동조시킬 필요는 없으므로 한 곳에 집중적으로 밑밥을 뿌려놓고 밑밥과 미끼의 투입 시점에 차이를 두거나 투입점을 바꿔보는 방식이 기본이 된다.
얕은 곳을 노려 끈기있게 기다린다
수많은 잡어 가운데 가장 상대하기 껄끄러운 존재가 표층에서 바닥층까지 자유재로 유영하며 미끼를 단숨에 삼켜버리는 일이 많은 전갱이다. 이빨이 날카로운 쥐치, 돌돔치어, 독가시치, 복어도 골치아픈 놈들이다. 이런 종류의 잡어들에게 대처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첫째. 조개류나 단단한 미끼를 사용해 미끼가 버틸 수 있는 시간을 버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어 더이상 소개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잡어가 접근하기 어려운 곳을 포인트로 삼는 방법이다. 표층에서 바닥층까지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잡어들은 유영 공간이 좁은 곳을 싫어한다. 따라서 수심이 얕은 곳에는 그런 종류의 잡어가 아무래도 적다. 이런 이유로 수심이 얕은 곳에서는 미끼 유지시간을 어느정도 연장시킬수 있다. 크게 알려지지 않은 방법이지만 중층형이나 헬리콥터형 잡어가 많을 때 매우 큰 효과를 발휘하므로 꼭 사용해 보길 권하고싶다.
이 두번째 방법에 대해 약간의 보충설명이 필요하리라고 본다. 이 방법의 핵심은 얕은 지역의 한 포인트만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것이다. 밑밥만 있으면 얕은 곳까지도 얼마든지 감성돔을 유인할 수 있다. 수심이 깊으면 깊을수록 그곳에 모이는 잡어의 숫자는 많다. 얕은 곳일수록 겁이 많은 소형어들이 적게 모이는 것이다. 또 깊은 곳에서는 바닥층에 감성돔이 접근해도 표층의 미끼도둑들이 흩어져 달아나지 않지만 얕은 곳에서는 금방 달아난다.
이 방법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크릴보다 강한 미끼를 다는 게 좋다. 그리고 그 후는 감성돔이 접근하기를 기다리면 된다.
일본의 관동지방에서는 수박이나 번데기를 미끼로 사용하는 감성돔낚시가 인기리에 이루어진다. 이는 고수온시에 감성돔이 수면 가까이 떠오르는 습성을 이용한 낚시방법이다. 해면에 뜨는 밑밥과 미끼를 사용해 찌밑수심 제로(0)에서 감성돔을 낚는 방법인 것이다.
수박이나 번데기는 잡어들에게 강하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포인트를 해면에 한정시킨다는 장점이 더욱 크다. 이런 성질은 미끼도둑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줄이는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에 잡어가 많을 때 특히 위력을 발휘한다. 한편 쥐치, 돌돔새끼, 고등어, 전갱이 등은 민물이 유입되는 곳을 싫어하므로 그런 곳을 노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복어는 모래성분이 적은 암반지역을 싫어하므로 그런 습성상의 허를 찌르는 것도 효과적인 대책이다.
| | |